공공부문 81만개 창출, 성과연퐁제 폐지 등 친노동 정책 다수
검찰, 국정원 근본적 구조개편 나서
사드 배치 '전략적 모호성', 대북 대화 나설 것
[뉴스핌=조세훈 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일찌감치 '준비된 대통령'이란 이미지를 선점하며 일자리, 권력기관 개편, 재벌 개혁 등 각종 분야에서 공약을 쏟아냈다.
무엇보다 '적폐청산 집도의'를 자처하며 검찰과 재벌을 비롯 박근혜 정부의 노동, 외교, 안보 정책 등에서 전방위적인 대수술에 나서겠다고 천명했다. 도드라진 개혁성과 준비된 대통령 이미지를 핵심전략으로 삼고 있다.
◆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창출
문 후보는 '고용 없는 성장'의 처방전으로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을 제시했다. '뱀의 입'처럼 생산성은 높아져도 고용률은 제자리걸음을 걷는 현상을 국가의 개입으로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공무원 일자리 17만개, 정부 예산이 투입되지만 민간이 위탁 관리하는 사회서비스 일자리 34만개, 공공기관이 민간에 용역을 준 일자리 30만개 등 총 81만개 일자리를 국가가 만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 공무원 노조 가입범위 확대, 성과연봉제 즉각 폐기 등 노동계의 오랜 숙원도 문 후보의 공약집에 담겼다. 박근혜 정부의 색채를 지우고 문재인식 일자리 창출, 친노동정책을 이뤄가겠다는 포부로 풀이된다.
◆ 검찰권력 쪼개기, 국정원을 해외안보정보원으로
문 후보는 '적폐 청산'을 시대정신으로 내세웠다. 지난 3월 5일 '촛불이 묻는다 대한민국이 묻는다-문재인의 북콘서트 IN 부산'에서 "많은 적폐원인들을 제거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그중에 하나가 권력기관과 재벌 개혁인데, 법을 통해서 해야 하겠지만 법이 통과되지 않는다면 모든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해 첫해부터 강력하게 해나갈 것"이라면서 권력기관 개혁에 대해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우선 검찰 권력을 겨냥 권력 쪼개기를 실시할 계획이다. 문 후보는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해 검찰 수사권을 분리해 경찰에 넘기겠다는 입장이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이하 공수처) 신설도 약속했다. '밀실 행정'이란 비판을 받은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을 정부서울청사로 옮겨 '열린 행정'을 실시하겠다고 했다.
'국정원 댓글' 사건 등 부정한 정치개입으로 도마에 오른 국정원도 수술대에 오른다. 국가정보원을 ‘해외안보정보원’으로 개편해 국내 정보수집 업무를 전면 폐지할 방침이다. 대신 대북한 및 해외, 안보 및 테러, 국제범죄를 전담하는 정보기관으로 재편하겠다고 했다.
◆ 원칙적으로 증세, 자본소득에 대한 과세 강화가 우선
문 후보는 "복지사업, 일자리 창출을 하는데 재원이 든다"면서도 "증세에 대해서는 국민의 공감을 얻어야 한다"고 기준선을 제시했다. 증세의 필요성은 동의하지만 대상과 방법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 후보는 증세 자체에는 긍정적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조세부담률은 19.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조세부담률 평균인 25.1%(2014년)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를 고려하면 복지재원 마련은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증세는 하면서도 대상은 우선순위를 고려해 분류했다. 문 후보는 고소득자들에 대한 소득세 인상과 상속세 등 자본소득에 대한 과세 강화를 우선이라고 못 박았다. 그래도 재원이 부족하다면 대기업의 법인세 실효세율을 높이고 명목세율도 인상하다는 계획이다.
◆ 4대 재벌 개혁론, 금산분리 강화, 노동자 추천 사외이사제
문 후보는 지주회사 요건 및 규제, 금산분리를 강화하는 재벌개혁 공약을 내놨다. 집중 개혁 대상은 30대 재벌 자산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4대 재벌(삼성·현대차·LG·SK)이다. 이를 위해 금융과 재벌의 분리를 골자로 한 금산분리 제도를 강화하고, 출자총액제도를 부활시킬 방침이다.
또한, 대기업의 중대한 경제 범죄에 대해서는 대통령 사면권을 제한하는 반면 노동자대표 추천 사외이사제 도입해 노동자 경영 참여의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문 전 대표는 공공부문에 먼저 도입한 뒤 4대 재벌과 10대 재벌 순으로 확대한다는 복안을 내놔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같은 재벌 기업에 노동자가 추천한 사외이사가 등장할 가능성이 생겼다
◆ 사드 관련 전략적 모호성, 대북정책은 대화에 방점
문 후보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에 대해선 “차기 정부로 넘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는 한편 사드 부지로 선정된 성주 롯데골프장에 대해선 "반드시 국회 비준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조기 사드 배치에 대해선 분명한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국방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3% 수준으로 점진적으로 올리고, 군 복무기간은 18개월로 단축하겠다는 공약도 내놓았다.
대북정책은 봉쇄보다는 대화에 방점이 찍혀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은 재개 협상을 조기에 시작하겠다는 입장이다. 문 후보는 지난 3월 22일 민주당 6차 토론회에서 "북핵문제 해결이 필요하다면 북한과 저는 협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남북정상회담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조세훈 기자 (ask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