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기술주가 완만하게 오른 반면 블루칩과 대형주가 전날에 이어 약세를 지속했다.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서 에너지 섹터에 하락 압박을 가했고, 전날 골드만 삭스에 이어 IBM이 어닝 충격으로 투자자들의 매도 심리를 부추겼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세금 인하 공약이 불발될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주가에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19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118.79포인트(0.58%) 하락한 2만404.49에 마감했고, S&P500 지수도 전날보다 4.02포인트(0.17%) 완만하게 떨어지며 2338.17에 거래됐다. 반면 나스닥 지수는 13.56포인트(0.23%) 상승한 5863.03을 나타냈다.
장 초반부터 IBM의 실적 실망이 주가에 부담을 가했다. 월가 대표 투자은행(IB)인 골드만 삭스에 이어 IT 대표 종목인 IBM이 1분기 시장 전문가들의 기대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놓자 증시 전반의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번졌다.
무엇보다 IBM은 이익 미달이 장기간 이어진 만큼 장기 전망 마저 흐리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날 IBM 주가는 5% 가까이 급락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피닉스 파이낸셜 서비스의 웨인 코프만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어닝 시즌의 출발이 상당히 실망스럽다”며 “시장 주변 자금이 증시에 유입되기 위해서는 어닝 ‘서프라이즈’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제 유가 하락도 무가 하락에 무게를 실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4% 가까이 떨어지며 배럴당 50.44달러까지 밀렸다.
미국의 휘발유 재고가 늘어났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 유가는 다시 배럴당 50달러 선이 위태로운 모습을 연출했다.
이 때문에 에너지 셀렉트 섹터 SPDR 상장지수펀드(ETF)가 1.5% 떨어졌고, 마라톤 오일과 뉴필드 익스플로레이션이 각각 3% 이상 내리는 등 관련 종목이 일제히 하락했다.
금융주의 향방은 엇갈렸다. 골드만 삭스는 실적 충격에 따른 파장이 이어지면서 0.7% 가량 하락했고, 모간 스탠리는 1분기 실적 호조에 기대 2% 가량 올랐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0.1% 완만하게 상승했고 씨티그룹은 1% 이상 떨어졌다.
이날 주가 흐름과 관련, BofA의 시암 라잔 전략가는 투자 보고서를 통해 국채시장을 필두로 투자자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 개혁안의 좌절을 본격적으로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실제로 트럼프 팀은 연이어 세제 개혁안의 지연 가능성을 언급한 상황이다. 투자자들 사이에 이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될 경우 주가 충격이 작지 않을 전망이다.
이와 함께 투자자들은 프랑스 대통령 선거 1차 투표에 시선을 모으고 있다. 극좌와 극우의 대결 양상이 전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럽을 중심으로 위험자산의 매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밖에 보스톤 연방준비은행의 에릭 로젠그렌 총재는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가 점진적인 속도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