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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증샷 명소 ‘이화벽화마을’ 1년째 회색으로 뒤덮인 사연

기사입력 : 2017년04월23일 19:00

최종수정 : 2017년04월24일 06:48

예쁜벽화로 입소문…서울명소 ‘자리매김’
‘소음·쓰레기’ 호소 일부 주민, 벽화 ‘훼손’
훼손 사건 1년 後 갈등 해결책 없이 방치
“겉모습 바뀌었다고 도시행정 성공 아냐”

[뉴스핌=이보람 기자] 서울 종로구 '이화벽화마을'에도 어김없이 봄이 왔다. 지난해 벽화훼손 사건이 있은 지 1년여 만이다.

이화마을 한 담벼락에 벽화가 지워지고 '조용히 해달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사진=이보람 기자>

21일 오전 기자는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인근 벽화마을의 '원조'격인 이화마을을 찾았다. 아기자기하고 알록달록한 벽화에 미소를 지은 것도 잠시, 붉은색 래커(lacquer)로 쓰여진 글귀가 기자의 시선을 빼앗았다.

'조용, 조용. 제발 조용히.'

이날 친구들과 함께 이화마을을 찾은 관광객 임성경(여·48)씨는 의외에 풍경에 깜짝 놀랐다. "어머나, 이게 뭐야."

임 씨는 "예쁜 벽화를 기대하고 올라왔는데 이런 게 있어서 놀랐다. 관광객들이 보기에 좋지 않은 것 같다"면서도 "동네 사람들이 얼마나 소음에 괴로워 했으면 이랬을까 한편으론 이해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이화벽화마을로 올라가는 계단 벽면에 그림이 그려져 있다. <사진=이보람 기자>

이화마을은 지난 2006년 당시 문화관광부가 도시재생프로젝트 중 하나인 '낙산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벽화마을이 됐다. 공공미술을 통해 소외지역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취지였다.

방송 연예프로그램에 예쁜 벽화들이 등장하면서 마을은 입소문을 탔다. 관광객들도 몰려 들었다. 커다란 날개가 그려진 벽화는 '인증샷'을 위한 단골 장소였다. 주말엔 한참 줄서야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이화마을의 인기는 전국 각지에 벽화마을을 탄생시키는 기폭제가 됐다.

경남 통영 동피랑 벽화마을이나 부산 감천문화마을 등 작은 집들이 골목골목 들어선 동네에는 너나 할 것 없이 물감 옷이 칠해졌다. 이 동네들은 이화마을과 비슷하게 높은 언덕에 자리잡았다. 

처음에는 마을 주민들이 반겼다. '달동네'로만 여겨졌던 마을 이미지가 개선되고 땅값도 오르는 듯 했다. 그러나 오래가지 못했다. 사람들이 좁은 공간에, 그것도 '휴식'을 위한 곳에 많이 몰리면 문제가 생기기 마련. '무질서'다.

서울 종로구 이화벽화마을 주민 일부가 지난해 3월 계단 등에 그려진 그림을 지웠다. <사진=이보람 기자>

"주말마다 사람들이 몰려와. 쓰레기가 말도 못해. 아이스크림 같은 거 화분에 쏟아 버리고 갔을 땐 진짜 화나더라니까. 밤늦게까지 시끄럽게 떠들고 사진 찍는다고 아무데나 불쑥불쑥 문열고 들어오질 않나. 사람들이 오는 건 자유지만 예의 좀 지켜줬으면 좋겠어."

동네주민 A씨에게 마을이 유명해지니까 불편한 점이 있냐고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그는 연신 손사레를 쳤다.

A씨와 같은 생각을 하는 마을 주민들은 한둘이 아니다. 자신들이 '주거권'을 침해당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마을 130 가구 중 약 30개 가구는 마을을 예전처럼 되돌리고 싶어한다.

그리고 이들 중 누군가 불만을 행동으로 표출했다. 봄을 코앞에 둔 지난해 3월 어느날 밤, 주민 몇몇이 타일 조각으로 꽃핀 계단과 커다란 물고기가 노니는 계단을 페인트로 칠하고 콘트리트로 덧씌운 것이다. 주변 담벼락에는 '제발 조용히 해달라'는 분노에 찬 문구가 새롭게 새겨졌다.

이런 일들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기 때문일까. 마을 상인들이 체감하는 관광객 수는 예전보다 줄었다.

이화마을 한 골목. 벽화가 지워진 벽 앞에 빨래가 널려 있다. <사진=이보람 기자>

이화마을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B씨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안좋은 모습을 보여서 그런지 오는 사람들이 줄어든 것 같다"며 "날씨가 풀리면 여기저기서 버스를 대절해가지고 관광객이 많이 와야 하는데 올해는 그런 게 별로 없다"고 전했다.

이같은 이유에서인지 정오가 넘도록 문을 열지 않은 가게들이 눈에 띄었다.

한 도시공학 전문가는 "'도시재생'이라는 게 주거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시행되는 건데, 오히려 그들에게 불편을 안겨줬다면 그건 실패한 행정 사례 아니겠냐"며 "겉모습만 아름답게 바뀌고 관광객들이 많이 온다는 것만으로 도시 행정이 성공했다고 여기는 것은 지나친 오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마을 주민들과 관광객들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훼손 사건 1년이 지난 지금까지 마을의 갈등을 해결할만한 뾰족한 해결책은 제시되지 않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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