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글 이현경 기자·사진 이형석 기자] 주말드라마를 제패한 주인공이 SBS ‘우리 갑순이’에서도 시청률 20% 돌파 기록을 세웠다. KBS 2TV ‘왕가네 식구들’ MBC ‘왔다 장보리’ MBC ‘내 딸, 금사월’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낸 배우 최대철이다.
특히나 이번 ‘우리 갑순이’에서는 최고 시청률을 경신한 일등 공신. 중년의 로맨티시스트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준 최대철은 또 한 번 ‘주말 안방 극장’의 히어로임을 인증했다. ‘우리 갑순이’는 11회 연장을 해 총 61부작으로 마무리됐다. 약 8개월 동안 드라마 촬영을 쉬지 않고 한 경우인데, 최대철은 오히려 “2년은 했으면 좋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촬영할 때 전혀 힘든 걸 느끼지 못했어요. 오히려 촬영이 없을 때가 더 힘들죠. 그러니까, 일이 없을 때 여러 가지로 고생스러워요. 이를 테면 경제적인 문제도 당연히 따라오죠. 그 무엇보다 가장 힘든 건 제가 하고 싶은 일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나는 배우인데, 지금 무얼 하고 있는가’를 생각하면 답답할 뿐이죠. 아마 배우들에게 언제가 가장 힘드냐고 물으면 백이면 백, 집에서 가만히 있는 거라고 답할 거예요.”
최대철은 그간 주말드라마를 비롯해 일일드라마, 특집극 등 자신을 불러주는 곳이 어디라면 작품에 참여했다. 그 기간이 있었기에 배우로서 이름을 알릴 수가 있었다. 그의 무명시절을 묵묵히 견뎌준 고마운 존재는 바로 아내다. 최대철은 아내에 대해 ‘자신의 최고의 팬’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팬 관리를 잘 해야 하는데”라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아내 생각이 날 때마다 선물 하나씩은 꼭 사서 집으로 가는 로맨틱한 남편이다.
“작품이 끝나면 늘 '수고했다'고, 항상 그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죠. 그야말로 저의 최고의 팬이에요. 제가 로맨티시스트냐고요? 글쎄요. 그래도 아내가 생각이 날 때 작은 선물이라도 하나 사는 편이긴 해요. 예쁜 걸 보면 아내에게 주고 싶더라고요. 이 정도면 ‘로맨틱 가이’ 아닌가요(웃음). 무엇보다 마음의 선물이 중요한 것 같아요.”
이어 ‘좋은 아빠’냐는 물음에 최대철은 “날라리 아빠다. 시간이 날 때마다 놀아줘야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며 미안해했다. 그는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아이들을 보며 좀 더 시간을 잘 보내야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도 전했다.
“큰 애가 열한 살, 작은 아이가 아홉 살이에요. 애들이 눈 깜짝할 사이에 크더라고요. 시간이 날 때마다 잘 놀아줘야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어요. 이제 더욱 잘 챙겨줘야죠. 아이들에게 아빠로서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요. 제가 살아오면서 배운 것들이죠. ‘거짓말하지 마라. 약속을 잘 지켜라, 그리고 나누면서 살라’고요. 이것만 잘 해나간다면, 우리 아이들이 보다 행복하게 살 수 있을거라 확신해요.”
사실 최대철은 무용을 전공한 연기자다. 데뷔는 2002년부터였고 연극과 뮤지컬로 무대 위에서 대중과 만났다. 무용을 그만둔 건 부상 때문이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부상만이 이유가 아니었다고 했다. 그는 그 순간 꿈과 마주했다. 자신이 무용보다 연기에 대한 갈증이 더 높았다는 것을.
“제대 후에 무용수를 계속 할 수 있을까하는 고민도 있었어요. 또 경제적인 부분도 고려를 안 할 순 없었죠. 부상 때문에 무용을 접긴 했지만, 돌이켜보니 제 꿈은 배우였어요. 부상이 연기의 시작이 되긴 했어도, 무용보다 연기에 대한 열정이 더 컸던 거죠. 지금도 그 결정에 후회가 없고 연기하는 순간이 가장 행복합니다.”
무용과 연극과 뮤지컬을 거쳐 브라운관으로 데뷔했기 때문에 최대철은 그 누구보다 무대의 매력을 잘 안다. 대중매체와 달리 무대 위에서 생생하게 전달되는 배우들과 호흡,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관객과의 소통에 즐거움이 따라온다. 뮤지컬에 대한 열정도 가득하기에 언제든 무대에 다시 서게 될 날을 기다리고 있다. 아쉽게도 아직 뮤지컬 캐스팅은 적은 편이라고. 그는 “안 들어오면 제가 찾으러 가면 된다”며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4, 5년 간 뮤지컬을 했어요. 안 한지가 꽤 됐죠. 무대 위의 즐거움은 이로 말로 표현할 수가 없어요. 그 희열감은 무대에 서 본 사람만이 알 수가 있죠. 짬이 날 때마다 꼭 뮤지컬을 보러 가요. 가서 선후배들도 만나고, 즐거운 무대로 기쁨을 만끽하고 오죠. 저도 다시 뮤지컬 무대에 서게 될 날이 오지 않을까요.”
최대철은 영화 ‘엄복동’ 촬영에 돌입한다. 그는 “이미 나는 꿈을 이뤘다”며 영화 촬영을 앞둔 남다른 소감을 전했다. 그는 앞으로도 지금처럼 자신의 일을 이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더불어 자신에게 쏟아진 관심에 보답하며 열심히 연기하겠다고 각오도 밝혔다.
“많은 분들이 주말드라마나 흔히들 ‘막장’이라고 불리는 드라마에서 유독 존재감이 컸다고들 하더라고요. 어쨌든 눈에 띄었잖아요. 평생을 연기해도 대중의 관심을 받기 힘든데, 저는 복을 받은 거죠. 영화 작업이 꿈이었는데, '엄복동'으로 영화에 출연하게 됐어요. 저는 이미 꿈을 이룬 거예요. 이제 그 꿈을 연장해 가야죠. 대한민국의 수많은 배우들 중에서 제가 연기하고 사랑받을 수 있다는 것 자체로 감사합니다. 덕분에 더욱 에너지가 넘칩니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쭉 지켜봐 주세요.”
[뉴스핌 Newspim] 글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사진 이형석 기자(leeh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