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세론 굳히기'에 홍준표 '골든 크로스' 자신
안철수 '정책·인물 부각 전략'·심상정 '진보 선명성 강조'
유승민, 지지율 부진에 당 내홍까지 '설상가상'
[뉴스핌=정경환 기자] 2일,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이제 딱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어느덧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는 지지율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를 앞지르기 시작했고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여전히 안정적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토론에서의 인기를 발판삼아 두 자릿수 득표율을 노리고 있고,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는 낮은 지지율과 당 내분 속에서 대선 완주 의지가 위협받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날을 끝으로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고, TV토론도 막을 내린다.각 당 대선 후보들이 남은 기간 어둠(?) 속에서 전력을 다한 진검 승부에 돌입, 나름의 소득을 거둘지 주목된다.
먼저, 비교적 여유있게 선두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후보는 대세론 굳히기에 전념을 다할 계획이다.나아가 최초로 전국 모든 지역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한 이른바 '국민통합 대통령' 타이틀도 노린다.
이날 발표된 데일리안-알앤써치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는 95%의 신뢰수준에 ±2.2%p)를 보면,문재인 후보는 서울(45.0%), 인천·경기(44.2%), 대전·충청·세종(35.3%), 강원(37.6%), 부산·울산·경남(38.7%), 광주·전남·전북(54.2%)에서 지지율 1위다. 대구·경북에서만 29.3%로, 홍준표 후보의 30.0%에 소폭 뒤지는 수준이다.
1987년 제13대 이후 2012년 제18대까지 총 6번의 대선 결과, 영·호남 등에서 표가 갈린 가운데서도 최종 승자 6명 모두 인천·경기·강원·충북·제주 다섯 곳에서는 지지율 1위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문재인 후보로선 낙관적 상황일 수 있다.
한때 양자 대결에선 패배할 수도 있다는 여론조사까지 나왔던 안철수 후보와의 격차도 충분히 벌려놓았다.
다만, 가파른 상승세의 홍준표 후보가 심상정 후보가 마음에 걸린다. 홍준표 후보는 보수층 지지 속에 어느새 2위까지 치고 올라왔고, 심상정 후보는 토론에서의 인기를 발판삼아 진보층 지지자들을 하나둘 뺏어가고 있다.
이에 문재인 후보는 촛불 민심·적폐 세력 구호를 더 크게 외치며, 홍준표 후보를 견제하는 동시에 정권 교체를 대의로 진보층 지지자들의 이탈도 막겠다는 전략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왼쪽부터)가 지난 28일 서울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생방송 토론을 앞두고 투표 참여 독려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안철수 후보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같은 조사에서 4월 2주 37%까지 치솟았던 지지율은 3주 연속 하락하며, 이번 주 19.4%까지 내려왔다. 20%대도 지키지 못하며 홍준표 후보에게 2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네거티브에 치우친 토론 모습과 안보 이슈에서 진보층과 보수층 모두로부터 신뢰를 잃은 것이 컸다.
이에 안철수 후보는 네거티브 공방을 지양하고, 정책과 인물 위주의 선거 전략으로 지지율 만회에 나선다. 안철수 후보 본인도 지난달 25일 JTBC 주관 TV토론에서 "(그간의 토론에서) 과거 얘기만 한것에 국민들의 실망이 크다"며 "나부터 큰 책임감을 느끼고, 오늘 토론부터는 미래 얘기를 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홍준표 후보는 보수층 결집에 승부를 건다. 앞서 말했듯, 홍준표 후보는 이번 주 지지율 21.2%를 기록하며, 결국 안철수 후보를 3위로 밀어냈다.
2위로 올라선 지금, 홍준표 후보는 이제 타겟을 바꿔 1위 문재인 후보에 대한 적극 공략에 나선다. 종북, 귀족노조, 전교조를 3대 적폐세력으로 규정, 보수의 선명성을 강조하는 전략이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이에 적과 아군을 분명히 하는 프레임 설정을 더욱 강화함으로써 보수 대단결을 통해 승기를 잡겠다는 복안이다.
홍준표 후보는 지난 1일 페이스북을 통해 "오는 5일을 기점으로 문재인 후보와 골든 크로스(지지율 역전)를 이루고 6일부터 역전해보이겠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TV토론에서 논리적 언변과 확고한 소신을 보여주면서 상대후보들 압도했다는 평가를 받는 심상정 후보는 최종 두 자릿수 득표율을 노린다.
이번 데일리안-알앤써치 조사에서 심상정 후보 지지율은 전주 대비 4.4%p 상승한 8.7%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심상정 후보는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네거티브보다는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한 정책 대결에 힘을 쏟으며 진보 진영의, 여성 후보로서의 가치를 더욱 키워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지부진한 지지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승민 후보는 당 내홍까지 겹치며 설상가상인 상황이다. 이번 주 지지율이 3.9%로 여전히 바닥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날 바른정당 의원 13명이 탈당했다.
어려움 속에서도 유승민 후보는 "(홍준표 후보와) 단일화할 생각이 없다"며 대선 완주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지만, 고민은 점점 깊어갈 가능성이 크다.
한편, 마지막 TV토론을 앞두고 대선 후보들은 유세 일정을 최소화한 채 토론 준비에 들어갔다.
이날 오후 8시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초청대상 후보자토론회 3차 토론이 열린다. 사회분야를 주제로 교육, 복지 등에 대한 중점 토론을 예고하고 있지만,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나 후보 단일화를 비롯해 각종 의혹 등 주제와는 벗어난 후보 간 설전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