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나란히 '깜짝 실적'..자사주 매입으로 책임경영 의지
[뉴스핌=최유리 기자] 올해 1분기 '깜짝 실적'을 달성한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경영진들이 릴레이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실적 자신감을 기반으로 자사주를 사들여 시장에 신뢰를 주는 책임 경영의 일환이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좌)·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우) |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전자 주요 경영진은 올해 들어 최근까지 자사주 1만240주를 매입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가장 많은 자사주를 매입한 경영진은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다. 지난 3월 3억5000만원 가량의 자사주 5000주를 사들였다. 조 부회장이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이후 첫 주식 매수였다.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장(사장)과 최상규 LG전자 한국영업본부장(사장)도 각각 2000주와 1126주를 장내 매수하며 임원진 자사주 매입 행렬에 합류했다.
이어 한주우 LG전자 글로벌생산부문장(부사장), 조주완 LG전자 북미지역대표 겸 미국법인장(전무), 황정환 LG전자 HE 연구소장(전무), 이상규 LG전자 한국모바일그룹장(전무)가 총 2064주의 자사주를 사들였다.
LG디스플레이 임원들도 잇단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지난 7일 5000주에 이어 10일에 3341주를 장내 매수했다. 총 2억5000만원 규모다. 한 부회장은 2009년 LG디스플레이 주식 930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규 보고한 후 꾸준히 자사주를 매입해왔다.
한 부회장과 함께 신상문 LG디스플레이 생산기술센터장(부사장), 최형석 LG디스플레이 모바일사업부장(부사장), 이상훈 LG디스플레이 TV영업·마케팅그룹장(전무), 김상돈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전무) 등이 총 5086주를 매수했다.
주요 경영진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은 실적 호조를 이어가겠다는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모두 지난 1분기 시장의 기대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바 있다.
LG전자는 올 1분기 역대 두 번째 규모인 921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분기 기준 영업이익이 9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2009년 2분기 이후 8년 만이다.
생활가전 부문이 전체 실적을 견인한 가운데 스마트폰 사업이 적자 폭을 줄여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전략 스마트폰 'G6' 출시 효과가 본격 반영되는 2분기 이후에는 흑자 전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 조 부회장이 스마트폰 사업까지 직접 챙기면서 전사적으로 자신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전언이다.
윤부현 LG전자 MC사업본부 전무는 지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유통점 등으로부터 G6의 제품 완성도가 탄탄해 안정적으로 팔릴 것이라는 피드백을 받고 있다"면서 "오랜기간 꾸준히 팔릴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LG디스플레이도 사상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며 호실적을 달성했다.
대형 패널의 가격 상승세가 이어진 가운데 초고화질(UHD) TV, 고해상도 IT 제품 등 수익성이 높은 제품 판매 비중이 늘었다. 액정표시장치(LCD) 가격 상승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요 증가로 1분기뿐 아니라 올해 연간 최대 실적을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모두 1분기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내면서 향후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 같은 상황에서 주요 경영진들이 자사주를 매입하면 주주들에게 긍정적인 시그널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