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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A 칼럼] 문재인 정부에 금융 성장전략이 안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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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해결·금융소비자 보호 초점...'금융 강국' 없어

[뉴스핌=문형민 금융부장] 금융업에 대한 대중의 이미지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부정적이다. 대표적인 게 셰익스피어의 희곡 '베니스의 상인'에 나오는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이다. 그는 안토니오에게 기한까지 갚지 않으면 살 1파운드를 베어내겠다는 조건으로 돈을 빌려줬다. 이로 인해 '돈만 아는 악마'의 대명사가 됐다.

하지만 샤일록을 위한 변명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 당시 유럽은 기독교도에 의한 반유대주의가 팽배한 시대였다. 유대인이란 이유로 부동산 소유는 물론이고 특정 장소 출입도 제한됐다. 인간 대접을 기대할 수도 없었다. "유대인은 눈이 없소? 유대인은 손과 오장육부도, 사지와 감각도, 욕구와 감정도 없단 말이오? (중략) 유대인은 당신들이 찔러도 피가 나지 않는 것으로 아시오?" 샤일록은 안토니오를 향해 이렇게 항변했다. '살 1파운드' 역시 이같은 항변의 연장선상에서 이해돼야한다. 

유대인이 생업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고리대금업 밖에 없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지고 보면 돈을 빌려간 안토니오가 영위한 무역업도 윤리적으로 떳떳하지 않다. 경쟁국의 상선을 약탈하거나 해적질로 막대한 차익을 남겼기 때문이다.

대금업이 비난받는 이유 중 하나는 '땀 흘려 일하지 않고' 돈을 번다는 거다. 여기에 '고리'까지 더해지면 샤일록이 되는 셈이다. 그렇지만 자본을 빌려주고 이자를 취하는 구조가 그렇게 비도덕적이고, 자본주의에 반하는가? 경제학자 케이즈는 "이자란 당장 쓸 수 있는 돈(유동성)을 포기한 대가이기에 정당하다"고 말했다. 오스트리아의 경제학자 뵘 바베르크도 "이자는 기다린 시간에 대한 대가"라고 정의했다.

현대의 금융업은 대금업에서 좀 더 진화했다. 비유동 자산을 유동화해 경제의 활력을 높이고, 고객의 정보를 수집하고 축적, 가공해 부가가치를 높이게 한다. 고령화사회가 진전될수록 금융의 역할은 더 커진다. 금융이 없는 자본주의 경제체제는 상상할 수도 없다. 과도한 부채로 인해 금융위기가 발생하더라도 정부는 우선적으로 은행이 제대로 돌아가게 살려야했다.

문재인 정부에 금융 성장전략이 보이지 않는다. 공약집엔 ▲가계부채 해결 - 소비자보호를 우선하는 금융정책(금융민주화), 최고금리 인하, 소액장기연체 채권 소각 ▲금융소비자 강화 - 금융사의 약탈적 대출금지, 금융수수료의 및 적정성 심사제도 도임, 금융소비자 전담기구 설치 ▲영세업자 중소기업 지원 - 카드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벤처 등 사업 및 연대보증채무 감면 등만이 담겨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발목을 잡는 은산분리 원칙을 고수하는 이들도 여당 민주당이다. 

노무현 정부는 동북아 금융허브 전략을 추진했고, 박근혜 정부는 금융산업의 부가가치를 국내총생산(GDP)의 1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금융 강국의 꿈을 꿨다. 문재인 정부가 금융업을 샤일록처럼 여기는 건 아니리라 믿는다. 

[뉴스핌 Newspim] 문형민 기자 (hyung13@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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