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유럽 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29일(현지시간) 하락 마감했다. 중앙은행의 긴축 조짐에 유로화와 파운드화가 일제히 강세를 보이며 주식시장에 부담이 됐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사진=AP/뉴시스> |
영국 런던 증시에서 FTSE100지수는 전날보다 37.48포인트(0.51%) 내린 7350.32를 나타냈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지수는 231.08포인트(1.83%) 낮아진 1만2416.19를 기록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지수는 98.55포인트(1.88%) 하락한 5154.35에 마쳤고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지수는 5.16포인트(1.34%) 내린 380.66으로 집계됐다.
이날도 투자자들은 중앙은행의 정책 변화 조짐에 주목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지난 27일 통화정책 완화 제거의 전제 요건을 언급하고 이것이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투자자들은 ECB가 조만간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마크 카니 영란은행(BOE) 총재도 통화완화를 줄여갈 필요성이 생기고 있다고 발언해 영국의 통화정책도 정상화 수순을 밟을 것을 예고했다. 최근 물가가 오르며 통화정책회의(MPC)에서 3명의 위원이 기준금리 인상 의견을 제시한 점은 긴축 가능성에 무게를 준다. 다만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협상이 진전되고 있고 임금 상승세가 뚜렷하지 않은 점은 아직 영란은행의 발목을 잡고 있다.
파운드와 유로화는 강세를 이어갔다. 유로/달러 환율은 1.14달러를 돌파하며 14개월간 최고치로 올라섰다. 파운드/달러 환율도 5주 만에 1.30달러를 넘어섰다. ECB의 테이퍼링 가능성에 대해 투자자들은 긴가민가하면서도 유로화를 매수하고 있다. 미 달러화의 약세 역시 유로화 가치를 높이는 배경이다.
런던 캐피털 그룹의 이펙 오즈카데스카야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일부 ECB 위원들은 시장이 드라기 총재의 연설을 잘못 해석했다고 밝혔다"면서 "정말로 드라기 총재는 ECB의 유로화 매수를 부추긴 부양책의 철회를 언급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오즈카데스카야 애널리스트는 "드라기 총재의 논평 거부가 유로 강세 전망을 지속하게 했다"면서 "유로의 상승 모멘텀은 또한 미 달러화 약세 때문이기도 하며 현재로서는 완만한 연방준비제도(Fed)가 달러화 대비 유로화를 강하게 하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포렉스닷컴의 파와드 라자크자다 시장 애널리스트는 전날 보고서에서 "카니 총재는 고용시장이 양호하고 실업률이 낮다면 목표치를 넘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통화정책위원회(MPC) 인내심이 떨어질 것"이라면서 "이것은 영란은행이 자신들의 인플레이션 전망치가 오랫동안 틀렸다는 것이 입증될 경우 긴축을 하겠다는 이야기"라고 해석했다.
섹터별로는 광산주가 강세를 보였다. 안토파가스타와 글렌코어 등은 일제히 랠리를 펼치며 런던 증시를 지지했다. 대형은행들이 연준의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과했다는 소식에 도이체방크와 바클레이스, 소시에테제네랄, HSBC홀딩스는 모두 상승했다.
경제 지표는 양호했다. 독일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예비치는 한 달 전보다 0.2%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대비 보합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 금융시장 전문가 기대를 웃도는 기록이다.
유로/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38% 상승한 1.1422달러, 10년 만기 독일 국채금리는 8.2bp(1bp=0.01%포인트) 오른 0.453%를 각각 기록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