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지원 기자] 대한민국 패션의 메카 동대문시장. 가장 빠르고 가장 트렌디한 그곳에서 ‘동대문표’ 아동복 시장의 혁신을 몰고 온 사람이 있다. 바로 ‘쏨(ssom)’의 오정란 대표이다.
30일 방송되는 KBS 1TV ‘장사의 신’ 제6회 ‘메이드 인 동대문, 혁신을 디자인하다’ 편에서는 엄마랑 아이가 커플룩 입는다는 발상과 새로운 컬러, 새로운 디자인으로 독자적인 브랜드를 만들어낸 ‘쏨’ 오정란 대표의 성공비결을 알아본다.
그는 도매시장의 작은 점포로 시작해 ‘쏨’이라는 자체 아동복 브랜드로 현재 동대문에 도매 매장, 일산과 판교에 두 개의 소매 매장, 온라인 판매, 중국 상하이에 프리미엄 매장을 운영 중이다.
디자인부터 사진촬영까지 24시간을 쪼개가며 남들과 다른 혁신을 만들어가고 있는 그는 “시장 옷이라고 무시하면 안 된다. 정말 자부심을 가지고 디자인부터 생산까지 발로 뛰며 직접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명동의 작은 옷가게에서 시작해 3번이나 바닥까지 떨어지는 실패를 맛본 오정란 대표는 남들과 다른 혁신이 없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마음으로 동대문의 도매시장으로 진출했다.
아동복을 시작하며 알록달록 공주풍의 아동복이 자신의 딸을 비롯한 평범한 아이들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는 걸 깨닫고 무채색의 시크한 디자인에 엄마와 아이가 같은 옷을 입는다는 발상으로 소위 대박을 쳤다.
사드 사태로 주춤했지만 중국에서도 인기가 많다는 오정란 표 아동복들. 그런데 중국에서 모처럼 샘플의뢰가 들어왔다. 그런데 바이어가 제시한 기한은 불과 열흘 뒤다. 그는 “정말 시간 싸움이다. 그렇게 시간이 걸리면 다 망해야 한다”며 20여 개 샘플의 디자인과 제작을 기한 내에 해냈다.
중국 관광객과 상인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최악의 불경기를 겪고 있다는 동대문시장 상인들. 그런데 오정란 대표는 이런 상황에서도 매주 신제품들을 쏟아내며 강행군을 하고 있다. 새로운 상품이 나오는 것은 소매상인 입장에서 매출과 직결되는 좋은 일.
하지만 그러다보면 재고도 같이 쌓이기 마련이다. 반품 역시 새로운 상품과 교환을 해주다 보니 오정란 대표의 창고는 늘 재고로 가득 차 있다. 재고를 정리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고아원에 기부하기도 하고, 블로그에서 주말마다 일반인들 대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한다.
60여 장의 옷을 담아 단돈 5만원에 소매상인에게 넘기는 럭키백 행사는 소매상인과 상생하려는 마음에서 시작한 일이다.
모델 사진을 직접 찍어 제공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 시작한 일. 장사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는 모두가 상생하는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오정란 대표는 “제가 아무리 예쁜 옷을 만들어 혼자 감탄을 해도 소매상인이 없으면 저의 옷을 입을 사람이 없는 거니까 저도 잘될 수 없지 않냐”면서 “그래서 그 분들이 더 소중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박지원 기자 (pjw@newspim.com)·사진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