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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7530원] 취준생 편돌씨 “반갑지만 일자리 줄까 걱정”

기사입력 : 2017년07월17일 17:27

최종수정 : 2017년07월18일 10:37

“월급 20만원 늘지만…여전히 부족,
아르바이트 일자리 줄어들까 우려”

[뉴스핌=이보람 김규희 기자] 지난 16일 최저임금위원회가 오는 2018년 최저임금을 올해 6470원보다 16.4% 오른 7530원으로 결정했습니다. 최저임금을 받는 시민들의 삶, 어떻게 달라질까요?

지난 15일 밤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확정된 가운데 어수봉 위원장이 최저임금 표결 결과 앞을 지나고 있다. [뉴시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을 꾸려나가는 한 청년의 사례를 익명으로 재구성해봤습니다.  

저 김편돌(26세)은 대학 졸업을 앞둔 '대학 5학년생'입니다. 졸업에 필요한 학점은 모두 이수했지만, 아직 취업이 안돼 영어 인증 점수를 제출하지 않고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영어수업 들으며 한학기 졸업을 유예한 겁니다.

매일 하루를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시작하는 취준생에게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큰 폭으로 오른다는 사실은 언제 취업될지 모를 저에게 반가운 소식이었습니다.

현재 제가 아침 7시부터 오후 3시까지 하루 8시간 근무하고 받는 돈은 5만1760원. 한 달이면 손에 쥐는 돈은 주휴 수당 포함 124만원 정도입니다. 올해 최저임금인 시간급 6470원 기준이죠.

대학가 자취방의 비싼 월세와 공과금으로 3분의 1이 넘는 50만원을 지출하고 나면 제게 남는 돈은 75만원. 여기서 휴대전화 요금과 교통비로 10만원 안팎을 또 씁니다.

남는 돈은 한 달 식비 20만~30만원, 취업스터디 공간 대여 비용 5만원, 취업대비 교재 구매 등에 들어가죠.

여기서 학자금 대출 이자를 갚고나면 남는 돈은 거의 없습니다. 그렇다보니 활기찬 캠퍼스를 배경으로 한 여자친구와 핑크빛 로맨스는 잊은지 오랩니다. 물론 친구들과 맥주 한잔도 쉽지 않습니다.

내년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오르면 제 삶은 지금보다 조금 윤택해 질 수 있을까요?

먼저 한 시간 일한 돈으로 지겨운 편의점 도시락 대신 조금 비싼 햄버거를 한 번 먹어볼 계획입니다.

그동안은 패스트푸드점 맥도날드를 가면 5500원 짜리 '빅맥 세트'가 단골 메뉴였습니다. 이제 시급이 올라가면 6700원이어서 부담스럽던 '1955버거'나 '쉬림프비프버거' 세트 등을 시켜 호사(?)를 누려보겠다는 거죠.

또 시급이 오르면 일급은 6만240원, 주휴수당 포함 월급은 144만원 가량이 됩니다. 전보다 한 달에 20만원 가량 여유가 생기는 겁니다.

알바연대알바노조 회원들이 '시급만원' 인상을 주장하는 모습. [알바연대알바노조]

하지만 저축할 여유는 여전히 생기지 않을 것 같네요. 늘어난 월급으로 학자금 대출 상환 금액을 늘려야 하니까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제가 받는 월급이 정말 늘어날 지는 모르겠습니다. 편의점을 운영하시는 사장님께서 어제부터 한숨을 푹푹 내쉬고 계시거든요.

사장님은 20년 넘게 다니던 회사에서 은퇴한 뒤 1년 전 편의점을 차린 한 가정의 가장입니다. 아르바이트생인 제가 없는 나머지 시간엔 사장님 부부가 번갈아가며 편의점을 살피고 있습니다.

사장님은 "정부에서 소규모 사업장의 인건비를 보태준다고 하지만 부담이 된다"시며 "내년엔 아르바이트 시간을 줄여야 할 지도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사장님 말씀대로면, 제 아르바이트 자리도 위태로워질지 모르겠습니다. 하루 빨리 제대로 된 직장에 취업이 되길 바라며 오늘도 아르바이트를 나갑니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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