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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처럼 오르는 구리값...전선업계 '방긋'

기사입력 : 2017년08월01일 12:03

최종수정 : 2017년08월01일 12:03

수급 불균형 우려 높아지며 지속 상승 전망
기존 수주물량 가격조정·신규수주 확대 기대

[편집자] 이 기사는 8월 1일 오전 09시58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 뉴스핌=황세준 기자 ] 국제 구리(전기동) 가격이  상승중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반도체 가격처럼 수급 불균형 심화로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진다는 전망이다. LS전선, 대한전선 등 전선업계 실적에는 청신호가 켜졌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기동 시세 표준인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된 최근 가격은 톤(t)당 6282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7월 평균시세인 4629.89달러보다 35.7% 오른 것이다. 한달 전 시세인 5821달러 대비로는 7.9% 상승했다.

최근 전기동 가격 동향 <자료=LME>

전기동 가격 강세는 수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배경이다. 지난 2월 세계 최대 구리광산인 칠레 에스콘디나 광산이 파업에 들어갔다. 최근엔 미국 최대 구리생산업체 프리포트맥모란의 인도네시아 그라스버그 광산이 파업 상태다.

두 광산 모두 아직 협상타결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가 2019년 전에 동스크랩 수입을 금지한다는 루머가 '위챗'을 통해 유포되면서 수급불안 전망에 기름을 끼얹었다.

동스크랩은 전기동 원광과 함께 정련동의 원료다. 동스크랩 수입이 감소하면 전기동 원광 수입이 늘어나는 구조다.

업계는 당분간 전기동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임금협상을 끝내지 않은 전기동 광산들이 많아 추가 파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진단이다. 글로벌 인프라 투자 확대로 전기동 수요는 지속 증가하지만 공급은 부족한 상황이 이어지는 것. 

현재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의 노후화된 전력망 교체 수요와 더불어 동남아시아 및 인도 등 개발도상국가에서도 전력 인프라 투자확대가 지속되는 추세다. 시장조사기관 CRU는 구리 전력선 시장규모가 중량 기준 지난해 1300만2000t에서 2021년 1535만1000t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기동 가격 상승 속에 LS전선, 대한전선 등 전선업계는 매출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전기동은 전선 제품 원가의 60% 정도를 차지하는데 국제시세가 그대로 반영되는 구조다. 

기존 수주물량의 경우 원재료값 상승분 반영으로 이익률은 줄어들지만 매출과 이익규모는 증가한다. 신규 수주의 경우는 전기동 시세를 반영해 계약한다. 

<사진=블룸버그통신>ㄷ

대한전선은 지난해 구리 가격 약세로 매출액이 전년 대비 18.6% 줄었다. 그러나 올해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4.7% 늘었다. 2분기 실적은 이달 14일경 발표 예정이다.

LS그룹 비상장기업인 LS전선도 지난해 매출액 3조756억원으로 전년대비 12.4% 감소했으나 올해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한 8290억9200만원을 달성했다. 

이 회사의 베트남 법인인 상장사 LS전선아시아에 대한 실적 기대감도 높다. LS전선아시아는 올해부터  실적을 공시하고 있다. 1분기엔 823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2분기 시장 예상치는 이보다  15.5% 증가한 951억원이다.

김윤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동 정광 공급 차질 여파로 현재 정련동 실물 수급이 매우 빠듯하다"며 "4분기에 가격 조정이 예상되나 조정 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언급했다.

전선업계 관계자는 "구리 가격은 런던 LME 공시 가격을 모든 전선회사들이 동일하게 적용받는다. 특정 시점의 가격을 정해서 발주가 나오기 때문에 가격이 오른다고 해서 수주 경쟁력이 저하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기동 가격이 들쑥날쑥 하는 상황에서는 신규 발주를 미루는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으나 당분간 가격이 계속 오른다는 전망이 우세하므로 오히려 더 오르기 전에 신규 발주가 쏟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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