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기 전략 부재·브랜드 이미지 하락 등 우려 겹겹
[뉴스핌=김겨레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징역 12년을 구형받자 삼성 임직원들은 침울한 분위기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사진=김학선 기자> |
삼성전자 관계자는 8일 "회사 차원에서 입장은 없다"며 "법원의 선고를 기다려달라"고 말을 아꼈다. 지난 2월 이 부회장이 구속됐을 때 "재판에서 진실이 밝혀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힌 것과는 상반된 분위기다.
휴대폰사업을 담당하는 과장급 직원(여·36세)은 "당장 다음주 갤럭시노트8 공개 등 각자 맡은 일이 있으니 일손을 놓을 순 없다"면서도 "잘 해보자며 '으쌰으쌰'하던 분위기가 사라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부장급 직원(남·50대)도 "최근 실적도 잘 나오고 어느때보다 분주한 시기인데 마음 한켠이 답답하다"며 "'한가지(이 부회장)만 잘 되면 되는데'라는 마음을 올해 들어 계속 안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삼성전자에 입사했다는 한 신입사원(남·29세)은 "외부에 특별한 언급을 하기가 어렵다"면서도 "막막하다. 어렵게 들어온 회사인데 앞으로가 걱정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 부회장이 6개월 넘게 자리를 비우면서 인사와 조직개편, 미래를 위한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이 미뤄졌다. 직원들은 이같은 공백이 장기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삼성전자 기업설명(IR)팀은 올 초부터 외국인 투자자들로부터 국정농단 사태와 이 부회장의 거취 관련 문의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잘 될 것이라 믿는다'며 대응하고 있지만 직원들이 곤란해하는 경우가 잦다고 전해졌다.
오는 25일 1심 선고에서 형량이 깎이거나 이 부회장 측이 항소하더라도 12년이라는 중형 구형에 삼성의 브랜드 이미지 실추는 피하기 어렵다.
전날(7일) 미국 CNN과 블룸버그통신, 영국 BBC, 로이터 등 주요 외신들은 이 부회장에 대한 구형을 실시간으로 보도했다. 지난해 인터브랜드 발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브랜드가치는 글로벌 100대 기업 가운데 열손가락 안에 든다.
전자 계열사도 최대 고객사인 삼성전자의 향방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과장급 직원 이모씨는 "이 부회장에게 중형을 구형할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막상 소식을 들으니 충격"이라며 "혹시 실형을 받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김겨레 기자 (re97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