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개월 사이 주도주 변화 뚜렷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뉴욕증시에 선수 교체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방어주 섹터가 최근 1개월 사이 두각을 나타내며 지수를 이끈 반면 소위 트럼프 트레이드 관련 종목이 약세 흐름을 보인 것.
정치권 리스크가 크게 부각되면서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 증시 전반의 조정을 경고하는 의견이 꼬리를 무는 가운데 시장 내부의 에너지 변화가 뚜렷하다는 평가다.
월가 트레이더들 <출처=블룸버그> |
23일(현지시각) 로이터 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1개월 사이 통신과 유틸리티, 필수 소비재 등 방어주 섹터가 수익률 상위권에 포진했다.
통신 섹터가 5.2% 상승했고, 유틸리티가 2.4% 뛰었다. 필수 소비재 섹터도 같은 기간 0.4% 완만하게 올랐다.
이는 S&P500 지수가 1개월 사이 2% 가까이 떨어진 것과 상반되는 모습이다. 소형주로 구성된 러셀2000 지수 역시 한풀 꺾였다. 연초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경기 부양 기대에 대형주로 구성된 S&P500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지난 1개월 사이 반전이 나타난 것.
주요 섹터와 비교하더라도 방어주의 상대적인 강세가 뚜렷하게 확인된다. 이른바 FANG(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을 필두로 뉴욕증시의 사상 최고치 랠리를 주도했던 IT 섹터는 지난 한 달 사이 1% 이상 떨어졌다.
에너지 섹터가 5% 이상 가파르게 떨어졌고, 금융과 소재, 산업재, 재량 소비재 등 주요 섹터가 일제히 2~4%의 내림세를 나타냈다.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와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기대에 상승 탄력을 받았던 금융주 섹터도 1% 이상 밀렸다.
노던 트러스트 애셋 매니지먼트의 크리스 시플리 리서치 헤드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뉴욕증시가 완만하게 떨어진 가운데 방어주나 채권의 성격을 지닌 배당주가 상대적인 강세를 보인 것은 투자자들 사이에 경계감이 높다는 의미”라며 “매물이 과격하게 쏟아진 것은 아니지만 포트폴리오를 적극 변경하고 있다”고 전했다.
캐피탈 이노베이션스의 마이클 언더힐 최고투자책임자는 “운송 섹터와 소형주의 흐름이 불안해 보인다”며 “여기에 계절적인 조정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트레이더들이 리스크 헤지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JP모간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증시 전반의 조정 여부를 가늠하는 데 나스닥100 지수가 바로미터라고 전했다.
대형 기술주가 밀집한 나스닥100 지수가 강한 하락 압박을 받는 한편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경우 뉴욕증시의 대대적인 조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