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계열사 의결권 정족수 근접
[뉴스핌=전지현 기자] 국민연금기금이 롯데그룹의 주요 4개 계열사의 분할합병에 찬성하기로 했다. 이로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추진하는 지주사 전환이 무리없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사진=롯데그룹> |
25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민연금재정과는 이날 금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산하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를 열고 롯데 4사(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분할합병에 대해 찬성하기로 결정했다.
국민연금기금은 롯데쇼핑 6.07%, 롯데제과 4.03%, 롯데칠성음료 10.54%, 롯데푸드 12.3%의 지분을 갖고 있다.
황인태 중앙대 교수를 전문위원장으로 한 위원회는 "(롯데 4개사)경영진제안과 주주제안 모두 분할합병을 통해 지배구조 개선 및 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분할합병에 반대하는 롯데소액주주연대모임(대표 이성호)의 제안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앞서 모임은 그룹의 분할합병에 대해 롯데쇼핑을 제외한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푸드 3개사만 추진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하지만, 위원회는 롯데쇼핑을 제외한 분할·합병 시, 롯데그룹 순환출자 해소가 반감될 것으로 판단했다. 롯데그룹이 주요 4개사를 합병할 경우, 67개 계열사가 18개로 줄지만, 롯데쇼핑을 제외한 합병시에는 67개에서 계열사가 43개로 축소되기 때문이다.
이번 국민연금의 지주사전환 찬성으로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지주사 설립 저지의 뜻도 어렵게 됐다. 신 전 부회장은 국민연금을 포함한 주요 주주들을 설득할 경우 신동빈 회장의 지주사 전환에 제동을 걸 수 있단 희망이 남아 있었다.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진다면 다른 주주들에게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이 일환으로 롯데소액주주연대모임의 지주사 반대 움직임도 신 전 부회장에게 긍정적 신호로 풀이되곤 했었다.
국민연금과 4개 합병 대상 회사의 자사주 및 계열사, 신동빈 회장의 지분 합은 6월 말 기준, 각각 롯데칠성음료 61.91%, 롯데쇼핑 60.86%, 롯데제과 53.45%, 롯데푸드 59.1% 등이다. 나머지 지분은 신격호 총괄회장, 신 전 부회장, 신영자 등 일가를 포함한 소액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다.
분할 및 합병안은 주주총회 특별결의 안건으로 전체 주주 중 절반 이상이 주총에 출석하고,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이 안건에 동의해야 한다. 단 한 곳이라도 분할 및 합병이 부결될 경우 지주회사 전환은 무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총 당일까지 지켜봐야겠으나, 절대다수의 개인투자자가 반대해야 부결이 가능할 것"이라며 "때문에 실현가능성이 높진 않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성호 롯데소액주주연대모임 대표는 "국민연금이 지주사 전환을 찬성한 이유를 자세히 들여다보겠다. 국민연금이 상징적 의미나 지분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외국 투자자들도 있다"며 "현재 반대표를 표명한 사람들은 소액주주들만 있어 (여타 다른 투자자들은) 주총 당일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그룹 4개 계열사는 오는 29일 주주총회를 열고 분할 및 합병을 논의할 계획이다. 분할 합병안이 통과되면 10월 초 롯데지주 주식회사가 출범한다.
[뉴스핌 Newspim] 전지현 기자 (cjh7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