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구글·빅스비로 IoT 연결 범용성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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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최유리 기자]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스피커를 통해 사물인터넷(IoT) 생태계에 전방위 대응할 채비를 갖췄다. 이 분야 선두주자인 아마존, 구글과 협업하는 동시에 자체 개발 플랫폼인 빅스비를 활용한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인수한 전장업체 하만은 유럽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 'IFA 2017'에서 '링크', '얼루어', '인보크' 등 AI 스피커 3종을 선보였다.
하만 AI 스피커 링크 <사진=하만 홈페이지> |
링크는 AI 소프트웨어(SW)로 아마존 '알렉사'를 탑재했다. 올 가을 영국, 독일, 프랑스를 시작으로 시장에 출시된다.
같은 시기 미국에서 선을 보이는 인보크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코타나'를 적용했다. 이어 연말에는 얼루어가 출시될 예정이다. 구글 어시스턴트를 적용한 얼루어 가격은 249달러로 책정됐다.
하만이 내세운 경쟁력은 프리미엄 사운드 기술과 차별화된 디자인이다. JBL, 하만카돈, AKG, 마크레빈슨 등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를 이끈 노하우를 기반으로 AI 스피커에 고급화를 입혔다. 실제로 얼루어 가격은 같은 구글 어시스턴트가 적용된 AI 스피커 구글홈(130달러)보다 2배 가량 높다.
하만 AI 스피커 얼루어 <사진=하만 홈페이지> |
마이클 마우저 하만 라이프스타일 오디오부문 사장은 "소비자들은 각자가 선호하는 플랫폼에서 프리미엄 오디오와 디자인을 즐기길 원한다"면서 "커넥티드 분야에서 오디오, 음성, 사운드 관리는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이와 함께 자체 AI 플랫폼인 '빅스비'를 탑재한 스피커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최근 '갤럭시 노트8' 공개 행사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AI 스피커에 대한 큰 그림은 나왔고 1년 안에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며 "아마존, 구글과는 경쟁자라기 보다 전략적 파트너로 본다"고 제품 출시를 공식화했다.
'갤럭시 S8'으로 첫 선을 보인 빅스비는 영국,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200여 개국에서 영어와 한국어로 이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진화했다. 한국어 서비스는 현재 130만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다. 누적으로 2억5000만건 이상의 음성 명령을 수행했다.
'빅스비 보이스'를 사용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위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고도화되고 있는 빅스비를 아마존, 구글 등 기존 플랫폼에 연동해 AI 스피커의 핵심 경쟁력인 범용성을 확보한다.
소비자 입장에선 사용하는 특정 기기나 운영체제(OS)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AI 스피커를 선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AI 스피커 시장에서 후발주자에 속하는 삼성전자가 빠르게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전략이기도 하다.
디네시 팔리월 하만 최고경영자(CEO)는 "하만과 삼성은 구글, MS, 바이두, JD닷컴 등 다양한 파트너십으로 어디서나 막힘없는 연결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전 세계 AI 스피커 시장 규모가 2016년 말 3억600만달러(약 3400억원)에서 2020년 21억달러(약 2조4200억원)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연 평균 42.3% 성장해 소비자 4명 중 1명이 2개 이상의 AI 스피커를 이용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가 노리는 시장은 AI 스피커를 넘어선다. 범용성 있는 AI 스피커를 중심으로 다양한 기기를 연결해 미래 먹거리인 IoT 생태계에서 주도권 확보하겠다는 그림이다.
AI 스피커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PC, 웨어러블 기기, 가전제품과 연동하면 음성 명령으로 집 안의 기기를 제어하는 스마트홈을 구축할 수 있다. 여기에 하만 인수로 자동차, 오디오라는 하드웨어(HW)까지 영역 확대가 가능해졌다.
소비자는 집 안팎에서 음성으로 여러 기기들을 제어할 수 있다. 또 집에서 종이책을 보다가 버스 안에서 스크린으로 내용을 이어 보는 것처럼 언제 어디서나 기기를 오가며 매끄러운 경험을 즐길 수 있다.
패트릭 쇼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품전략팀장(부사장)은 "아마존 알렉사가 성공을 거두긴 했지만 지금 AI 스피커 시장은 수 천 만대 수준에 불과하다"며 "삼성전자는 어떤 카테고리에서든 혁명을 주도할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단숨에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