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3년 만에 메인 자리 꿰차, 신형 V40 프로젝트까지 참여
[뉴스핌=전선형 기자] “자동차는 영혼이 있는 사물과 같습니다. 차를 타고 있으면, 혼자 있다는 느낌보다 항상 친구와 간다는 느낌이죠. 디자인을 할 때도 이를 반영해 사람과 교감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합니다. 감성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바로 디자이너로서의 과제인 거죠”
이정현 더 뉴 볼보 XC60의 외관 디자이너. <사진=볼보차코리아> |
스웨덴 자동차회사 볼보자동차의 한국인 디자이너 이정현 씨는 입사 3년 만에 메인 디자이너 자리를 꿰찼다. 스웨덴 감성에 한국적인 감성을 더해 디자인한 신형 더 뉴 볼보 XC60 초안 디자인이 단번에 채택되면서, 한국인으로서 최초로 볼보자동차의 메인 외장 디자이너를 맡게 됐다.
이 디자이너는 건국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뒤 스웨덴 우메오대에서 디자인을 공부했다. 공대생이지만 자동차 디자이너서의 꿈을 놓지 않고 스웨덴으로 유학길을 결심했다. 이후 2010년 볼보차에 입사했고, 창의적인 디자인 감성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2013년부터 진행된 더 뉴 XC60 메인 디자이너로 활약하게 된다.
더 뉴 XC60은 볼보차가 8년 만에 선보이는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XC60의 2세대 모델이다. XC60은 볼보차 판매량의 30%를 차지하는 메인 차량이다.
이 디자이너는 “더 뉴 XC60은 섹시하면서 우아한 SUV를 지향했다”라며 “특히 겉면을 만지고 싶은 액체같은 재질로 도출하려고 했다. 그런 질감 표현이 XC60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XC60 디자인을 할 때 무의식 중에 제가 살았던 한국에서의 30년의 삶, 스웨덴에서의 10년의 삶이 복합적으로 표현됐던 것 같다”라며 “한국적 여백의 미를 스웨덴 감성인 스칸다나비안의 미와 조화룰 이루게 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더 뉴 XC60.<사진=볼보차코리아> |
자신의 경쟁력으로는 ‘디자인을 전공한 사람들과의 차별화된 배경지식에 있다’고 꼽았다. 그는 “저는 전문적으로 디자인을 배운 사람은 아니다”라며 “그래서 최대한 일반 고객의 눈으로 차량을 보려하고, 어떠한 것이라도 디자인적 지식을 흡수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완성차업체들의 디자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다른 회사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본다”라며 “다만, 우리나라 디자인도 빠르게 발전 되고 있고 해외 자동차회사에서도 우리나라 차를 보는 시각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디자이너는 향후 출시될 왜건(세단의 지붕을 뒤쪽까지 늘린 차) V40 디자인 프로젝트에도 참여한다. V40은 지난 2012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첫 공개된 이후 전 세계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모델이다.
이 디자이너는 “V40은 메인디자이너는 아니지만 적극적으로 서포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시작한 지 약 3개월 정도 된 상태며, 차량 출시는 4년 정도 후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전선형 기자 (inthera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