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와 이란도 발등에 불 떨어진 격.. 미국, 이라크 통합 노력에 타격
[뉴스핌= 이홍규 기자] 이라크 쿠르드자치정부(KRG)의 마수드 바르자니 자치정부 수반이 25일 실시된 분리·독립 찬반투표에서 압도적인 찬성표를 획득, 승리했다고 선언했다.
이라크 정부는 즉각 이번 투표가 위헌이라며 반발했고, 그 동안 이라크 통합 노력을 기울여왔던 미국 정부는 깊은 유감을 표명해 귀추가 주목된다.
26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KRG의 바르자니 수반은 "이번 투표에 찬성은 독립에 긍정적이고 학살에 반대한다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새로운 단계에 돌입했다"고 승리를 선언했다. 또 이라크 중앙 정부에 "대화의 문을 닫지 않도록 요구한다"면서 KRG의 독립국가 수립을 위한 협상을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25일 실시한 KRG의 독립 여부를 묻는 주민 투표에서 투표 참여자 344만명 중 91.83%이 찬성을, 8.17%가 반대표를 던졌다. 투표율은 70%를 넘었다. 다만 KRG의 선거관리위원회는 아직 투표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다. 현재 개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미국을 비롯, 터키와 이란 등 주변국은 KRG의 독립 투표를 반대했다. 자국 내 쿠르드족이 분리 독립에 나설 가능성을 포함,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와의 전선이 흐트러지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또 이라크 중앙정부는 영토의 약 3분의 1과 원유 매장량의 30~40%를 차지하는 최대 유전 지대 키르쿠크가 쿠르드족에게 넘어갈 가능성에 대해 염려하고 있다. 이에 중앙정부는 독립 투표가 '헌법 위반'이라며 자치 지역의 원유 판매 수익은 중앙정부로 귀속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KRG의 독립 투표 시행으로 이라크를 통합하려 했던 미국이 타격을 입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미국은 지난 수 년간 이라크 통합을 위해 수십억달러를 쏟아 부었다. 또 수천명의 군인들이 이라크로 보내졌다.
헤더 노어트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은 일방적인 주민투표 강행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면서 "이러한 움직임은 이라크 내 쿠르드족 지역의 불안정과 어려움을 증대시킬 것이다"고 말했다.
<사진=AP통신/뉴시스> |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