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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차기 이사장...김성진 vs 정지원 '2파전' (종합)

기사입력 : 2017년09월28일 15:03

최종수정 : 2017년09월28일 15:24

전례없는 '추가 공모'..2명 여전히 '비공개'

[뉴스핌=김양섭 최주은 김지완 기자] 한국거래소 차기 이사장 후보가 김성진 전 조달청장, 정지원 현 한국증권금융 사장의 2파전 양상으로 좁혀지는 분위기다.

현재 거래소 공모는 1~2차를 거쳐 총 14명이 지원했고, 이중 2명은 지원 의사를 철회한 상태다. 유력한 후보로 부상한 두 명 모두 추가 공모를 통해 지원했다. '전례가 없었던' 추가 공모에 대한 안팎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 정지원 증권금융 사장, 깜짝 지원..김성진과 2파전 예상

이번 공모에 지원한 정지원 증권금융 사장은 행정고시(27회) 출신으로 재무부와 재정경제부에서 일한 뒤 금융위원회에서 기획조정관, 금융서비스국장, 상임위원 등을 거쳤다. 2015년 12월부터 한국증권금융 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정 사장은 뉴스핌과의 전화통화에서 "어제 추가공모했고, 오늘 거래소에서 이런 저런 이유로 공개여부를 밝혀달라는 요청이 와서 이제 막 결정한 상황이다. 어떤 비전으로 지원했는지를 밝히기에는 아직 너무 많은 절차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열심히 최선을 다하겠다는 정도의 입장만 밝힐 수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그의 지원에는 복잡한 셈법이 깔려있다는 후문이다. 정 사장은 부산 대동고를 졸업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대선 캠프 측이 미는 인사가 충돌한 가운데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는 대신 차선책으로 부산 출신 인사를 고려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또 일각에선 고위 관료 출신들간 교통정리가 필요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거래소 관계자는 "정 사장 지원이후 19기인 김광수 전 FIU 원장, 20기인 이철환 전 시장감시위원장 등이 줄줄이 사퇴하며,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출신 지원자는 상당부분 교통정리됐다"면서 "문재인캠프 출신으로 김성진 전 조달청장과 경쟁하는 모양새"라고 진단했다.

예탁결제원 내부 한 관계자는 "예탁원 사장으로 정지원 사장보다 5기수 아래인 이병래 사장이 선임되면서 여의도 증권가에 어색한 분위기가 연출됐다"며 "소위 말해 같은 '급수'를 유지할 수 없는 사이임에도 같은 급수가 되면서 기재부 출신인사에 대한 교통정리가 필요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불편한 시선에 정 사장은 '괜찮다'고 표현은 하지만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던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조달청장은 행정고시 19회로 전북 김제 출신이다. 그는 전주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 14명 지원..2명은 철회, 2명 아직도 비공개

거래소는 지난 26일 공모 마감 결과 총 14명이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7명은 지원여부 공개에 동의했고 7명은 동의하지 않았다.

지원여부 공개를 통해 알려진 후보는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장, 류근성 전 애플투자증권 대표, 신용순 전 크레디트스위스은행 감사, 유흥열 전 거래소 노조위원장, 이동기 현 거래소 노조위원장,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 최홍식 전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이다.

이 중 27일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장이, 이날 이철환 전 시장감시위원장이 각각 지원의사를 철회했다.

같은 날 김재준 코스닥시장위원장과 정지원 한국증권금융 사장, 김성진 전 조달청장 이 지원여부 공개에 동의, 3명의 후보자가 더 공개됐다.

여기에 지난 4일 공모 마감 당시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박상조 전 코스닥시장 위원장을 포함하면 거래소 이사장 직에는 총 12명이 공모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모에 알려지지 않은 후보자는 2명인 셈이다.

다만 알려지지 않은 후보에 대해 거래소 한 인사는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고 귀뜸했다. 유력인사는 아닌 것으로 추정되지만 여전히 베일에 쌓여진 인물이 2명인 셈이다.

◆ 이례적 '추가 공모'..여전히 '파행' 지적

전례없는 '추가 공모'에 거래소 안팎에선 비판이 거세다. 기존 공모에서 가장 유력한 인사로는 김광수 전 원장이 꼽혀왔다. 당시 하마평이 돌았던 정은보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서태종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등은 지원하지 않았다. 김성진 전 조달청장도 당시 하마평이 돌았지만 1차 공모때는 지원을 안했다.

거론됐던 정부측 인사들이 공모에 참여하지 않은 상황에서 김 전 원장의 깜짝 등장을 두고 일각에선 '내정설'까지 흘러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이례적인 '추가 공모' 결정이 내려진 것. 거래소로서도 처음 있는 일이다. 재공모, 선임 유예 등의 파행은 있었지만 추가 공모는 처음.

이에 당초 김 전 원장은 정부가 낙점한 인사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지만 정부가 찍은 인물에 변화가 생겼을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됐다. 그동안 관례를 보면 후보 인재풀 숫자에 상관없이 사실상 정부가 내정한 인물이 이사장 자리에 선임돼 왔다.

거래소는 지난 2015년 공공기관 지정이 해제됐지만 증권사, 금융투자협회 등이 참석하는 주주총회에서 선출한 뒤 금융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때문에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이사장 선임때마다 '낙하산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후보자 공개 여부를 두고도 지적이 많다. 거래소 후추위측은 "본인 동의를 받은 후보에 대해서만 공개한다"는 원칙을 세워놓고 있다. 후보 지원에 참여한 한 인사는 "누구는 공개하고, 누구는 비공개로 하는 공모는 처음 봤다"면서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추가공모 마감때 전체의 절반인 7명이 공개했고, 이날 3명이 추가로 공개했다. 김성진 전 청장도 이날 공식적으로 지원 여부를 공개한 케이스다. 지원 여부에 대해 전날 기자가 확인 요청을 했지만 그는 문자로 "공식적으로 가부를 말씀드리지 않겠다. 저보다 더한 유력후보를 취재하는 게 유용할 것이다. 10월초 귀국하면 연락하겠다"는 답변을 남겼다.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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