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수정 기자] '로드씨어터 대학로2'를 통해 색다른 대학로를 거닐고, 보고, 듣고, 즐기고, 느껴보자.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관객참여형 공연 '로드씨어터 대학로2' 오픈 리허설과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총연출 이곤, 작가 조정일, 연출 라성연이 참석했다.
'로드씨어터 대학로2'는 '이머시브 연극(Immersive Theater)' 개념을 활용한 신개념 관객참여형 공연으로, 대학로 전역이 공연 무대다. 관객들은 헤드폰을 끼고 내레이션을 들으며 대학로를 걸으며 곳곳에서 펼쳐지는 공연을 감상하는 작품이다.
이곤 연출은 "작년에는 대학로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대학로 속 연극인들, 배우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게 됐다. 그런데 대학로가 꼭 배우들의 공간만은 아니지 않나. 일반인으로 확장시켜서 그들의 이야기를 가지고 공연을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헤드폰 속 내레이션은 배우 이희준과 박진주가 맡았다. 이들의 목소리를 따라 대학로를 거닐다보면, 그저 지나가는 사람들인지 배우인지 모를 사람들, 일상인지 연기인지 모를 상황들을 목격하게 된다.
이에 이 연출은 "오디션을 통해서 배우들을 선발했다. 아무래도 연극과 관련있는 사람들이 많이 지원했지만, 그래도 현재 회사를 다니고, SH공사를 다니거나, 연극을 처음하는 분도 있다. 배우들이 자신의 이야기, 대학로에 얽힌 추억 등에 대해 직접 글을 썼고 연출과 작가가 그걸 재구성했다. 배우들이 하는 이야기는 전부 다 자신들의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헤드폰 속에서 박진주는 '빨간머리 소녀'로 등장, 세상에 무관심했던 남자(이희준)의 삶을 변화시킨다. 특히 '빨강'은 대학로의 대표적인 건물 샘터, 아르코예술극장 등이 빨간 벽돌로 이뤄진 것을 비롯해 다양한 이미지로 형상화 돼 관객들에게 의미를 전달한다.
조정일 작가는 "이야기 속 남자가 빨간머리 소녀를 만나고, 관객들은 남자를 통해 빨간머리 소녀를 간접적으로 만나게 된다. 빨간머리 소녀는 삶게 무감각해진 사람들을 생생한 삶으로 이끌어주는 존재"라며 "대사 중에 '대학로에 오면 언제나 빨간 날 같다'는 말이 있다. 대학로에 오면 언제나 기분이 좋다는 거다. 대학로라는 공간 자체가 주는 느낌을 박진주 씨가 직접 작성했다. 대학로라는 공간 자체가 빨간 날의 기운을 가진 공간, 그런 느낌을 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공연을 통해 대학로의 대표적인 공간 마로니에 공원은 물론, 서울대병원 내 경모궁터, 한적한 주택가 등을 거닐며 무심코 스쳐지났던 공간들을 다시금 바라보게 된다.
조 작가는 "누가 봐도 대학로 하면 떠올릴 수 있는 공간은 물론, 색다른 공간도 보여주고 싶었다. 평소에 대학로도 사람들이 살아가는 공간인데, 마을 모습도 보여주기 위해 낙산 아래 주택가도 포함했다. 무엇보다 한시간 안에 코스를 완성해야 해서 거기에 맞춰 거리를 구상했다"고 밝혔다.
공연은 한 번에 25명씩 4개팀이 운영된다. 대학로를 거닐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헤드폰이다. 내레이션이 있고, 없을 때의 느끼는 감정이 무척 크다. 이에 기술적인 우려에 대해 라성연 연출은 "작년보다 보완했다. 트랙 수를 줄였고 서버를 늘렸다. 작년보다는 더 안정감 있게 트랙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마지막으로 이 연출은 관객참여형 공연이 많아진 것에 대해 "다른 장르보다 공연이라는 형태가 가장 관객을 잘 이끌 수 있는 것 같다. 이머시브는 범위가 너무 커서 앞으로 다양한 형태의 이머시브 공연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로드씨어터 대학로2'는 20일부터 오는 29일까지 금요일 오후 5시, 토요일 오후 1시와 5시, 일요일 오후 3시에 공연된다. 관객들은 당일 소지하고 있는 스마트폰으로 '로드씨어터 대학로' 사이트를 접속한 후 헤드폰을 끼면 공연에 참여할 수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수정 기자(hsj121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