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 국민연금 노동이사제 찬성…첨예한 표대결 전망
[뉴스핌=강필성 기자] KB금융지주의 주주총회에서 노동이사제를 두고 표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KB금융 노동조합이 추천한 사외이사와 KB금융 측에서 후보로 올린 사외이사를 두고 양 측의 격돌이 불가피한 것.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KB금융 여의도본점에서 진행되는 임시주주총회에서는 사내이사 및 기타비상무이사, 사외이사 선임 등의 의안에 대한 표대결이 진행될 예정이다.
여기에는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및 허인 KB국민은행장 내정자의 기타비상무이사 선임이 포함됐다. 다만 주요 쟁점은 KB금융 노조가 주주제안으로 올린 안건들이다. KB금융 노조는 하승수 변호사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고, 이사회 내 모든 위원회에 회장의 참여를 배제하는 정관변경을 제안한 바 있다.
지배주주가 없는 KB금융에서 이들 안건이 어떻게 처리될지를 예상하기는 쉽지 않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최근 보고서에서 KB금융 노조가 주주 제안으로 올린 모든 주총 의안에 대해 반대할 것을 권고했지만 KB금융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노조 추천 사외이사에 대해 노조 손을 들어주며 첨예한 표대결을 예고했기 때문.
국민연금은 KB금융 단일 최대주주로 9.7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2대주주인 JP모건 체이스(6.65%)를 포함 68%가 외국인 주주로 구성돼 있어 우세를 점치기는 쉽지 않다. KB금융의 우리사주는 총 0.47%로 노조 측이 이중 절반 이상에게 위임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KB금융의 주총은 다른 시중은행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노조 측에서 추천하는 노동이사제가 받아드려질 경우 내년 3월 예정된 다른 시중은행의 주총에도 이 안건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제 노동이사제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한편, 임시 주총에서 정관 개정은 의결권 주식 수의 3분의1 이상이 참석, 참석 주주 3분의2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가결된다. 사외이사 선임은 의결권 주식수의 4분의1 이상이 참석, 참석주주 2분의1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한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