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2대책이후 30%대로 떨어졌던 낙찰률 70%대로 상승
낙찰가율도 100% 웃돌아..집값 조정 마무리 투자자 기웃
[뉴스핌=이동훈 기자]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대책에 움츠러들었던 강남권 아파트 경매시장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던 낙찰률이 급등한 데다 낙찰가율도 평년 수준으로 회복했다.
4일 법원경매정보에 따르면 작년 12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의 아파트 낙찰률은 전달보다 11.9%P(포인트) 상승한 75.0%를 기록했다.
서울 강남 아파트의 집값이 오르자 경매시장도 활기가 돌고 있다. 송파구 일대 모습.<사진=이동훈기자> |
강남3구 아파트 총 12개가 시장에 나와 9개가 주인을 찾았다. 지역별로는 강남구와 서초구가 모두 5건 중 4건 낙찰됐다. 낙찰률은 80.0%. 이들 지역은 전달 모두 낙찰률 62.5%를 보였다. 송파구는 2개 중 1개가 새로운 주인을 맡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강남3구 아파트의 낙찰률이 회복세를 보였다. 과열된 집값을 잡기 위해 정부가 ‘8.2 부동산 안정화 대책’을 발표하자 강남3구의 아파트 평균 낙찰률이 30.0%로 고꾸라졌다. 강남구는 6건 중 2건, 송파구는 3건 중 1건이 낙찰됐다. 서초구는 한 건이 경매에 나와 유찰됐다.
지난해 9월에도 이 지역의 평균 낙찰률이 47.0%로 평년치를 크게 밑돌았다. 특히 강남구는 경매된 7개 중 1개가 낙찰될 정도로 관망세가 짙었다. 10월과 11월 평균 낙찰률 50~60%를 보이다 새해를 앞두고 70%대를 돌파한 것이다.
감정값 대비 낙찰금액 비율인 낙찰가율도 100%를 웃돌았다. 감정값보다 낙찰금액이 높았다는 얘기다. 작년 8월 강남3구의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83.2%를 기록했다. 경매 전 10억원짜리로 감정평가된 매물이 실제론 8억3200만원에 낙찰된 셈이다. 집값이 내려가거나 하락 조짐이 보일 경우 많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작년 12월에는 평균 낙찰가율이 106.2%를 기록했다. 송파구가 118.2%로 가장 높았고 서초구 105.0%, 강남구 103.5%로 뒤를 이었다.
강남3구의 아파트 경매시장이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개발 기대감이 다시 고조됐기 때문이다. 잠시 주춤했던 재건축 단지의 가격 오름세가 다시 잰걸음을 하고 있다. 강남구 압구정동과 개포지구 저층 재건축, 반포 한강변 아파트는 최근 1~2개월새 1억원 넘게 집값이 올랐다. 재건축 사업에 속도를 냈거나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자 개발 기대감이 높아졌다.
집값 상승률은 더욱 높아지는 추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작년 12월 마지막 주 서울 아파트값은 0.2% 올랐다. 전주(10.18%)보다 0.02%p 상승률이 높아졌다. 강남구가 학군 수요와 재건축 호재로 0.57% 상승했다. 서울 25개 구 가운데 주간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송파구(0.38%)와 서초구(0.29%)도 평균 상승률을 훌쩍 뛰어넘었다.
대한공경매컨설팅 이주영 연구원은 “주요 강남 재건축 단지들이 관리처분인가를 넘어 일반분양에 속도를 내자 경매시장에서도 이들 지역에 관심을 두는 투자자가 크게 늘었다”며 “금리인상과 보유세 강화와 같은 변수가 있지만 서울지역은 수요보다 공급이 절대 부족하다는 점에서 올해도 집값 지표가 안정적인 상승곡선을 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