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지은 기자] “한 가지 색깔에 국한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이정도 연차가 쌓였으니 ‘이런 음악을 해야 돼’라는 생각을 안 하려고요. 왜냐하면 전 아직 아이돌이니까요.”
2008년 2PM으로 데뷔해 이제 10년이 지났다. 5년 6개월 만에 솔로 미니앨범 ‘헤어질 때’로 돌아온 우영(29)은 무대 위에서 아크로바틱을 하며 강렬한 퍼포먼스를 했던 그룹 시절과 조금은 다르다. 앨범 전곡을 자작곡으로 채울 만큼, 아티스트로서 성장했다.
“일본에서 활동을 오래 했어요. 2PM 콘서트도 있었고, 개인 솔로 활동도 일본에서 했어요. 그래서 한국에서 앨범 발매 시기가 조금 늦어졌어요. 음악을 직접 창작해보니 많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결과적으로 봤을 대 제가 하고 싶은 것만 하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리고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것을 해야 진짜 음악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번 앨범에서는 무대 위에서 멋있는 퍼포먼스보다, 가사와 멜로디에 집중을 했어요. 공부를 많이 하게 된 앨범이에요.”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뚝’은 일차원적으로 우영의 눈물이 담겨 있다. 단순히 보자면 눈물을 그치자는 것이고, 깊숙하게 들여다보면 다른 사랑이 생긴 여자에게 의미 없는 거짓 눈물은 그만 하라는 내용의 곡이다.
“이 노래는 일차원적인 제 눈물이에요. 눈물을 그치자는 내용이죠. 이별을 앞두고 있는 남녀를 두고 봤을 때, 여자에게 다른 사랑이 생긴 거예요. 이별을 빨리 끝내기 위해 우는 사람에게 ‘진짜 아픈 건 나다. 떠나도 되니까 그만 울어’라는 뜻이에요. 이 곡이 입체적으로 나올 수 있었던 건 모두 (박)진영이 형 덕분이에요. 처음에 가사를 보여드렸을 때 2절 가사 빼고 다 바꾸라고 하시더라고요. 하하. 그래서 지금의 곡이 탄생한 거고요.”
예상외로, 타이틀곡은 이전 앨범 타이틀곡인 ‘섹시 레이디(Sexy Lady)’와 같은 댄스곡은 아니다. 이 부분에 대해 우영은 “일단은 노래에 집중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팬 분들도 제가 춤추는 걸 기대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저도 물론 춤추는 걸 좋아해요. 하지만 일단은 노래에 집중하고 싶었어요. 앨범에서는 제가 하고 싶은 얘기를 하고, 팬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무대 위에서는 마음껏 춤추고 노래하려고요.”
이번 앨범에는 총 7곡이 수록됐다. 우영은 전곡을 자작곡으로 채운 만큼, 그동안 하고 싶었던 얘기를 모두 담아냈다. 그러다보니 다양한 장르의 곡이 다채롭게 섞여 있다.
“진짜 하고 싶은 것을 다 담았어요. 앨범을 들어 보시면 깜짝 놀라실 거예요(웃음). 타이틀명이 ‘헤어질 때’인데, 제가 그동안 어떤 상황과 혹은 누군가와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했어요. 그 부분에 대한 잔여물, 산물이라고 해야 될까요. 그냥 제가 뱉어낸 외침인 것 같네요. 노래마다 장르가 다 달라요. 특히 5번 트랙 ‘얘들아’는 제 욕심이 담긴 노래에요. 약간 싸이 형이 생각날 수도 있고요, 들으시면 기가 막힐 거예요. 하하.”
우영은 어린 나이에 아이돌로 데뷔했다. 데뷔 전에는 무대에 서고 싶은 마음이 컸고, 데뷔를 하다 보니 연예인이라는 일에 사춘기가 왔다고. 공백기동안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포기하고 싶었던 적이 있지만, 우영을 붙잡은 것은 10년 동안 함께 한 2PM이다.
“어느 순간 연예인이라는 일에 사춘기가 오더라고요. 솔직히 얘기 드리자면, 사실 다 그만두려고 했어요. 그런데 그만두지 못한 이유는 바로 2PM 멤버들 때문이었어요. 이 사람들을 두고 갈 수가 없더라고요. 배신할 수가 없었죠. 2PM은 저에게 너무 큰 사람들이고, 같이 해나가고 싶어요. 전 2PM에 끝까지 남아 있을 거예요(웃음).”
사춘기를 겪고 난 뒤여서 일까,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모두 담아내서일까. 이번 앨범에서는 지난 앨범에서 느낄 수 없었던 여유가 느껴진다.
“최근에 작업실에서 살다시피 지냈어요. 문득 이렇게 하고 있는 게 맞는 건가 싶더라고요. 하루는 밤을 새고 집에 가는데 ‘부산에서 20년을 살았던 내가, 서울로 올라와 2PM으로 엄청난 부와 인기를 얻고 화려한 삶을 살았는데, 내 음악을 하기까지 10년이 걸렸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허무할 수도 있는데 엄청 뿌듯하더라고요(웃음). 제 노래를 하기까지 10년이 걸렸지만, 그 정도의 시간이 필요했다는 걸 느껴요. 이제 시작인 것 같고요. 또 음원성적인 부분도 기대해볼 수는 있지만 기대는 안하려고 해요. 노래에 대한 반응과 음원 성적에만 집중하는 것도 좋지 않다는 걸 알았어요.”
확실히 두 번째 미니앨범을 통해 성숙해졌다. 힘들면 쉬어갈 수도 있는 법을 배웠고, 모든 것은 자연스럽게 흐른다는 것도 알게 됐다. 우영은 지난 10년을 되돌아보며, 그리고 앞으로의 활동에 대해 듣고 싶은 평가가 있다고 털어놨다.
“그냥 성적을 떠나서 좋은 연예인으로 남고 싶어요. 또 그냥 ‘아이돌’로 남고 싶고요. 이번 앨범도 너무 성적에 연연하지 않으려고요. 연예인으로서, 아이돌로서 최대한 열심히 하고 싶어요. 많은 대중 분들에게도 제가 그저 ‘아이돌 2PM’ ‘아이돌 우영’이 됐으면 좋겠어요.”
[뉴스핌 Newspim] 이지은 기자 (alice09@newspim.com)·사진=JYP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