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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예술센터 2018 시즌프로그램 공개…키워드는 #동시대성 #성찰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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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황수정 기자] 남산예술센터에서 올해 시즌 프로그램 8편과 공모프로그램을 공개했다.

17일 오후 서울 남산예술센터에서 진행된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주철환) 남산예술센터 2018년도 시즌 프로그램 발표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올해도 변함없이 한국사회를 둘러싼 다양한 사회적 이슈와 현상을 담은 동시대성 작품들로, 오늘 3월부터 '제8회 현대일본희곡 낭독공연', '서치라이트', '처의 감각' '손 없는 색시' '에어콘 없는 방'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이야기의 方式, 춤의 方式-공옥진의 병신춤 편' '어쩌나, 어쩌다, 어쩌나' '두 번째 시간' '나와 세일러문의 지하철 여행(가제)'을 선보인다.

주철환 이사는 "서울문화재단이 하는 일이 서울 시민의 문화 향유, 문화 충족을 위한 매개자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우연 남산예술센터 극장장은 "2009년 이후 101개 정도의 작품을 제작했다. 특히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가장 드라마틱했다. 극장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역사의 변곡점을 겪어왔다. 그래서 남산예술센터 무대에 섰던 창작자들의 목소리도 컸다. 그 목소리에 동행하고자 하는 노력을 해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프로그램이 사회적 문제에 대한 작가들의 발언이 거셌다면, 올해는 '성찰, 되짚기'가 키워드다. 동시대 작가들이 내면의 성찰, 시대의 변화를 겪어왔던 사람들의 내면으로 고개를 돌리기 시작했다. 아직 해결하지 못한 숙제들의 원인을 찾는, 작가들의 방식으로 내면의 진상조사를 하고 있는 것 같다"며 "남산예술센터의 목표는 현대식 아고라 극장이다. 현대 사회의 문제에 대해 안테나처럼 촉수를 가지고 있는 작가들에게 활발한 논쟁의 장소를 제공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주요 연극상을 휩쓴 고연옥 작가와 김정 연출이 손을 잡은 '처의 감각'(4월 5~15일)이 시즌 첫 프로그램으로 막을 올린다. 2016년 각색 버전인 '곰의 아내'(연출 고선웅)로 무대에 오른 후, 지난해 낭독공연으로 선보인 바 있다. 이번에는 원작 그대로 살려 다시 무대에 오른다.

고연옥 작가는 "제작 제안을 들어을 때 기쁘다기보다 무서웠다. 하지만 더 늦기 전에 위태롭고 불안한 길을 가보자고 마음 먹었다. 삼국유사 웅녀 신화를 공부하던 중에 시작해, 열심히 살고 있지만 점점 사라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출발했다. 강자만이 살아남는 세상에서 약자의 감각을 복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연극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이 대본이다. 극작이 쉽지 않은 분야기도 하지만, 한국 연극 제작 시스템이 연출가 중심이다. 대본이 공연을 위한 도구로, 수정, 변형, 각색되는게 너무 당연시 여겨지는 것 때문이 아닌가 싶다. 작가의 세계가 부정됐을 때 작가의 존재도 사라진다고 생각했다. '처의 감각'이 원작대로 공연되는 것을 계기로 시스템에 대해 다시 한 번 제고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연출을 맡은 김정은 "이 대본이 연극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가 느꼈다. 인간의 근원적 힘에 대한 회복을 이야기함과 동시에 빈 무대를 가득 채울 무한한 연극적인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기존 남산예술센터의 제작 작품과 다른 작품 '손 없는 색시'(작 경민선, 연출 조현산, 4월 26~5월 7일)가 인형극으로 연출된다. 조현산 연출은 "인형극이라는 형식은 문학으로 따지면 시와 비슷한 부분이 있다. 인형은 배우처럼 자연스러운 표정이나 움직임을 만들어낼 수 없지만 오히려 그 결여가 주는 모습이 더 완벽하게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한다고 생각한다. 민담을 바탕으로 해서 상징이 많은 작품이다. 많은 상징을 표현하기엔 인형극이 제격이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초연에 이어 재공연 형태로 참여하는 '에어콘 없는 방'(작 고영범, 연출 이성열, 5월 17일~6월 3일)은 고국을 찾은 70대 노인이 호텔방에서 겪는 하룻밤 동안의 일을 그린 것으로, 식민, 분단, 전쟁, 냉전의 역사를 다면적으로 그린다. 이성열 연출은 "우리의 현대사가 한 평범한 사람이 살아가기에도 얼마나 곤란하고 힘든 역사인가를 무리없이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위대한 영웅이 아니라 성실하게 열심히 자기 꿈과 행복을 위해 노력했던 젊은이의 삶이 어떻게 굴절되고 초라한 늙은이가 될 수 밖에 없는지 슬픈 자화상처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2015년 제20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인 장강명 작가의 동명소설을 각색한 작품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각색 정진세, 연출 강량원, 9월 4~14일)도 무대 위에 오른다. 강량원 연출은 "원작에서 소년이 동급생을 살해한 후 15년간 복역한다.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기 위해 피해자의 엄마가 자신을 살해할 것을 알면서도 나오려고 한다. 이때 이 남자가 어떻게 살해당할 것을 알게 되는가가 핵심이다.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났다기보다, 이 사람이 살해를 한 자신의 행위를 어떻게 아름답게 끝낼 것인가 상상한 거라고 생각한다. 이게 꿈이거나 소설이거나 혹은 어떤 인생의 완결이거나, 모든 생각을 다 할 수 있는 열린 결말이라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10월에는 키네틱 센서를 이용한 공옥진의 병신춤을 다룬 '이야기의 方式, 춤의 方式-공옥진의 병신춤 편'(공동창작/연출 윤한솔, 10월 4~14일)이 공연된다. 윤한솔 연출은 "전통을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한 청사진을 만들어보고 싶었던 작품이다. 전통이란 장르 안에 분병히 간과하고 있었던, 공감할 수 있는 지점들을 포착해냈다고 생각한다"며 "전통 춤 자료를 찾다가 공옥진 선생의 춤을 알게 되고 세계관을 알게 됐다. 키네틱 센서를 활용해 춤을 배워보고 연습해보려 한다"고 전했다.

공동제작 공모를 통해 선정된 '어쩌나, 어쩌다, 어쩌나'(작/연출 최치언, 10월 25일~11월 4일)는 80년대를 배경으로 한 블랙코미디 작품. 최치언 언출은 "용기에 대한 제 나름대로의 통찰을 담았다. 시대는 항상 인간에게 질문을 던지고 딜레마에 빠뜨리면서 용기를 발휘하는 힘도 요구한다"며 "이번 작품은 거대한 시대가 던진 질문을 개개인의 인간들이 어떻게 해결해내는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2016년 남산예술센터 상시투고시스템 '초고를 부탁해'에서 처음 발굴돼 지난해 낭독공연으로 선보였던 '두 번째 시간'(작 이보람, 연출 김수희, 11월 15~25일)이 무대에 오른다. 독재정권 시절 의문사로 죽은 남편을 둔 부인의 삶을 통해 기록된 역사에서 빗겨난 평범한 사람들의 역사를 그린다. 김수희 연출은 "죽은 사람 외 남은 사람들이 반대 세력, 권력, 혹은 힘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고 어떻게 만나야 하는지, 가히 용서나 화해란 말로 잊어서 될 것인지 등 무거운 질문을 던지는 희곡"이라며 "동시대성, 사회성, 정치를 기반으로 한 공연을 굉장히 실험적이거나 재미없다고 말하지만 그렇지 않다. 많은 작품들이 펼쳐질 장이 없어서 많이 노출되지 못한다. 때문에 관객들이 많이 보질 못해서 그렇게 규정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 작품은 한국, 일본, 홍콩이 작품 개발 단계에서부터 제작과 유통을 연계해 국내외 협력 네트워크 범위를 확장하는 '나와 세일러문의 지하철 여행(가제)'(12월 5~7일)다. 한국의 연출가 이경성(크리에이티브 BaQi), 일본의 연출가 사토코 이치하라(극단Q), 홍콩의 웡 칭 얀 버디(artocrite)가 함께한다. 이경성 연출은 "대부분 영어로 소통하는데 이번에는 각자의 언어를 썼다. 소리가 먼저 도달하고 의미는 나중에 전달됨으로서 더 잘 듣고 이해하려는 과정이 있었던 것 같다"며 "세 나라가 모여서 공통점도 있었고 차이점도 발견했다. 동시대를 논하는 방식에서 단순히 내가 속한 사회만 아니라 각각의 관계를 통해 이해하고자 했을 때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남산예술세너 2018년 시즌 프로그램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남산예술센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오는 2월 1일 오후 2시 상반기 공연 패키지 티켓이 오픈된다. 대상 공연은 '처의 감각' '손 없는 색시' '에어콘 없는 방'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수정 기자(hsj1211@newspim.com)·사진 남산예술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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