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미술전시

속보

더보기

[인터뷰] 평창올림픽 휴전벽 디자이너 이제석 "조직위 측이 작품 훼손"

기사입력 : 2018년02월05일 15:20

최종수정 : 2018년02월06일 08:55

[뉴스핌=이현경 기자] 올림픽 기간 전후 7일간 화해와 평화의 약속을 맺는 ‘휴전벽’이 5일 평창과 강릉선수촌에 세워졌다. 이번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는 여느 올림픽보다 ‘평화’의 의미가 더욱 강조됐다. 대한민국과 북한의 공동입장에다 국제적 이슈가 겹치면서 ‘평화’올림픽에 대한 염원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휴전벽은 이제석광고연구소 이제석(36) 대표가 맡았다. 평화반전 캠페인으로 전봇대에 설치한 ‘뿌린 대로 거두리라’(What goes around, Comes around)를 안다면, 그를 모를 리 없다. 최근에는 대구 선사유적공원 안내판 조형물로 또 한번 화제를 나은 바 있다. 경찰청과 허위신고예방캠페인, 산림청과 ‘세상을 녹색으로’ 캠페인 등 공익광고와 캠페인을 주로 해온 이제석이다. 이제석 표 참신한 아이디어는 시민들의 눈을 단번에 사로잡는 힘이 있고, 단호하고 분명한 메시지는 강한 울림을 넘어 충격을 준다.

이제석 대표는 사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휴전벽 디자인을 하기 전부터 평화와 관련한 조형물을 만들고 싶었다. 남북문제에 관한 캠페인과 북한인권센터와 작업을 이어온 그는 ‘평화’를 바라보는 시선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평소 인권, 평화, 환경, 공공 기관 설치미술 작업을 많이 했습니다. 성격이 이쪽으로 가장 잘 맞다보니, 관련한 작업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북한 인권센터와 인연이 돼서 북한인권실태를 고발한 작품, 북한의 잘못을 지적한 캠페인도 펼친 적 있고요. 그리고, 적에게 총을 겨눈 군인의 총이 결국 자신의 머리로 향하는 ‘뿌린 대로 거두리라’ 역시 ‘평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 ‘통일을 준비하는 자세’에 관한 캠페인도 기획 중입니다. 저는 남북문제에 대한 복잡한 이야기를 단순하게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그 와중에 올림픽을 맞아 이번 휴전벽 작업도 하게 됐고요.”

5일 평창 선수촌에서 공개된 휴전벽(위), 이제석 대표가 보내준 휴전의 벽 원본 사진 2장(가운데, 아래). 5일 공개된 휴전벽에는 'Building Bridges'로 되어있고, 벽면에 다양한 색의 스프레이로 그려진 것도 보인다. 하지만, 이제석 대표의 원본 사진에는 벽에 아무 것도 표시된 마크가 없다. 작품의 제목은 'Barriers to Bridge'나 'Build Bridges Now Walls'를 원했다. <사진=뉴시스, 이제석 제공>

그가 기획한 평창올림픽 휴전벽은 지금껏 올림픽에서 설치한 휴전벽과 차원이 다르다. 화려하고 형형색색으로 치장된 작품이 아닌, 벽과 다리의 개념이 펼쳐진 예술작품이다. 이제석은 ‘벽이 아닌 다리를 만들어라(Build Bridge Not Wall)’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평화의 메시지에서 영감을 얻었다. 이제석 대표는 “결국, 벽과 다리는 한 끗 차이”라며 “벽을 눕히면 다리가 된다”며 휴전벽의 주제를 말했다.

“옆으로 누이면 다리, 세우면 벽이 됩니다. 벽은 수직의 형태로 관계를 가로막는 장치지만, 수평으로 하면 양쪽을 이어주는 다리가 되죠. 그러니까 소통과 단절은 한 끗 차이란 말입니다. 비단, 소통의 중요성이 남북 관계에서만 허용되는 건 아닙니다. 세상을 사는 데서 갈등, 분노, 차별과 폭력을 조장하는 건 벽입니다. 우리를 가로 막는 벽, 이 벽이 열리고 다리로 연결할 때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질 거라 생각합니다. 또한, 이번 평창올림픽이 다리역할을 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대망의 2월5일, 평창선수촌에 ‘2018 평창동계올림픽 휴전벽’이 세워졌다. 최초로 휴전벽이 전세계에 공개되는 자리다. 그런데, 이제석은 자신의 원작을 소개할 수 없었다. 그는 “작가와의 단 한마디의 상의도 없이 평창 조직위 측에서 마음대로 작품에 스프레이 페인트로 환칠해 버렸다”며 속상한 마음을 토로했다.

“오늘 개막식 때 공개된 조형물을 보자마자 억장이 무너지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원래 계획은 작품 공개 후에 원하는 선수들이나 주요 관계자의 의사에 따라 벽에 원하는 메시지를 쓰는 것은 허용되었습니다만 작품을 공식적으로 공개 이후에 하기로 협의했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작가에 대한 모욕이기도 하지만 국제적인 공신력을 가진 조직이 취해야할 바람직한 진행상황이 아니라고 보이지 않습니다. 창작물 위에 작가와의 협의 없이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측에서 마음대로 스프레이칠을 하는 바람에 본래의 뜻이 전혀 전달되지 않았고, 저는 이 작품이 제가 원하는 바대로 완성되지 않았기에 저는 이 작품이 훼손되었다고 판단되어 집니다. 작품에 담은 심혈과 정성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는 일전에 벽면에 쓰일 문구도 하루 전날 바꿔버렸다고 밝혔다. 이희범 조직위원장은 5일 축사에서 평창올림픽 휴전벽을 ‘평화의 다리 만들기(Buiding Bridges)’로 소개했다. 하지만, 이제석 대표가 원한 제목은 ‘Barriers to Bridges’와 ‘Build Bridges Not Walls’였다.

“벽면에 쓰일 문구 역시도 시공 하루 전날 바꿔버리는 일도 이전에 겪었으나 참고 있었습니다. 아울러 한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로써 이번 조형물 작업에 참여하였는데 작가의 협의도 없이 작품을 마음대로 개작해버리거나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일반 미술계에 계시는 분들 혹은 대중들의 판단도 역시 궁금합니다.”

콘크리트 벽이 구부려져서 다리가 되는 형상이 표현된 이제석의 휴전벽. 그는 “평화를 위해 인류가 벽이 아닌 더 많은 다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지구촌은 강대국들이 앞다투어 자국 보호주의를 주장하고 그로 인해 국가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또한, 대한민국은 지구상에서 유일한 분단이면서 휴전국가이며 북한과 핵문제로 갈등상황에 있기 때문에 본 작품이 주는 메시지와 그 의미가 크다며 작품을 향한 ‘특급’ 애정을 표했다.

“일각에서는 이 작품이 다소 투박하다거나 촌스럽다고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본질을 꿰뚫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작품이 저에게는 아주 소중합니다. 소탈하고, 세상의 여러 문제와 소통하는 것을 좋아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평화’ 메시지가 담긴 이 작품을 기회가 되면 다른 의미 있는 장소에 기증해 전시하고 싶습니다. 교황청 혹은 DMZ평화공원에 전시해 관람객이 볼 때마다 평화의 메시지를 새길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사진 김영민 작가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온열질환 사망자 전년 대비 2배 증가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찜통더위가 이어지면서 올여름 온열질환자 수가 작년 대비 급증했다.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최근 2명이 추가돼 현재까지 7명으로 집계됐다. 7일 질병관리청의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 신고 현황에 따르면 지난 6일 59명이 온열질환으로 응급실에 내원했다. 이중 2명은 온열질환으로 인해 사망했다. 질병청이 지난 5월 15일부터 전국 의료기관 517곳 응급실을 대상으로 온열질환 감시체계를 가동한 이래 전날까지 누적 온열질환자는 모두 875명이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서울 전역에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30일 오후 서울 성동구 마장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무더위에 힘겨워하고 있다. 2025.06.30 yooksa@newspim.com 지난해 같은 기간(5월 20일~7월 6일)과 비교하면 온열질환자는 469명에서 859명으로 83.2% 증가했다. 올해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모두 7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3명)과 비교해 2배 이상 늘어났다. 현재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의 76.5%는 남성이었으며 여성은 23.5%였다. 연령별로는 60대가 19.5%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50대, 40대, 30대, 80세 이상, 70대, 20대 순이었다. 65세 이상 고령층이 전체 온열질환자의 33.3%를 차지했다. 직업별로는 단순 노무 종사자(21.0%), 무직(12.0%), 농림어업 숙련 종사자(10.4%)가 많았다. 발생 시간을 보면 오후 4~5시(12.2%), 오후 3~4시(11.5%), 오후 1~2시(9.5%), 오전 10~11시 (9.0%) 등으로 나타났다. 실외 발생이 81.4%였으며 작업장 25.6%, 논밭 16.6%, 길가 14.1% 등이었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통상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제때 조치하지 않으면 의식 저하가 나타나면서 자칫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다. 흔히 일사병으로 불리는 열탈진과 열사병이 대표적이다. 평소 온열질환을 예방하려면 한낮에는 가급적 외출과 야외활동을 삼가고, 갈증을 느끼지 않더라도 물을 자주 마시면서 체내 수분을 적절히 공급해 주는 게 좋다. mkyo@newspim.com 2025-07-07 20:26
사진
삼성전자, 2Q 영업익 56% 뒷걸음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삼성전자가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상 하락한 2분기 잠정 영업 실적을 내놨다. 삼성전자가 8일 올해 2분기 잠정 실적을 공시하고 매출 74조원, 영업이익은 4조6000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전 분기 보다 매출은 6.5%, 영업이익은 31% 줄었다. 작년 동기 대비 매출은 비슷했지만, 영업이익은 56% 가까이 내려앉았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사진=뉴스핌DB] 이번 잠정치는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추정한 수치다. 결산을 마치기 전 투자자들의 편의를 위해 먼저 공개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2009년 7월 국내 기업 처음으로 분기 실적 예상치를 내놨다. 2010년 IFRS를 먼저 적용해 글로벌 기준에 맞춘 정보 제공을 이어가며 투자자들이 보다 정확히 실적을 가늠하고 기업 가치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에도 주주와 소통을 꾀한다.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사전에 받은 질문을 중심으로 관심 높은 사안에 답할 계획이다. syu@newspim.com 2025-07-08 07:52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