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옥 밤샘 압수수색‥회계자료 등 확보
해외체류 이학수 전 부회장도 피의자 소환 방침
직무관련성·대가성·불법행위 여부 등 조사 전망
[뉴스핌=이보람 기자] 이명박 정부 시절 삼성전자의 다스(DAS) 지원 정황을 포착한 검찰이 삼성전자 본사를 밤샘 압수수색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특히 검찰은 해외 체류중인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을 조만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직무관련성과 대가성 여부를 따져 볼 방침이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김학선 기자 yooksa@ |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신봉수 부장검사)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전날 오후부터 오늘 이른 새벽까지 12시간 넘게 수원·서초·우면 등 삼성전자 사옥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를 통해 이 전 대통령 재임 기간 업무·회계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삼성전자가 이명박 전 대통령 재임 당시 다스의 미국 법무법인에 소송비용 등 거액을 대납한 정황을 포착했다. 다스는 이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있는 자동차 부품업체다.
다스는 김경준씨가 전 대표로 있던 BBK투자자문에 투자한 140억원을 돌려받기 위해 2000년대 초반부터 김 전 대표를 상대로 소송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다스는 미국 대형 법무법인 '에이킨 검프(Akin Gump)'를 2009년 선임했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법무법인 선임 등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조사를 벌이면서 삼성전자의 대납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검찰은 압수수색 자료를 토대로 당시 실무진들을 차례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돈을 지급하게 된 경위 등을 보다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서다.
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측근인 이학수 전 부회장이 사건에 관여한 것으로 판단하고 전날 자택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검찰은 조만간 해외 체류중인 이 부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하겠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관련자들 소환조사 등을 통해 삼성전자의 소송비용 대납 과정에 직무관련성이나 대가성, 불법행위 여부 등을 알아볼 계획이다.
특히 검찰은 압수수색 영장에 '뇌물공여' 혐의를 적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이 삼성의 로펌비용 대납을 '뇌물'로 의심하고 있다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검찰의 이번 수사가 다스 실소유주 논란에 답을 내려줄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