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대중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씨네톡] '리틀포레스트', 마음의 허기를 채우다

기사입력 : 2018년02월26일 15:30

최종수정 : 2018년02월26일 15:30

[뉴스핌=장주연 기자] “겨울을 견딘 양파는 봄에 심은 양파보다 몇 배나 달고 단단하다.”

시험, 연애, 취업, 뭐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 삶. 지칠 대로 지친 혜원(김태리)은 ‘잘 먹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는 재회한 고향 친구 재하(류준열), 은숙(진기주)과 함께 직접 농작물을 키우고 밥을 지어 먹으며 겨울, 봄, 여름, 가을을 보내고 다시 겨울을 맞이한다. 이 특별한 사계절을 통해 혜원은 고향에 온 진짜 이유를 깨닫고 새롭게 발을 내디딘다.

영화 ‘리틀포레스트’는 일본 이가라시 다이스케 작가의 인기 만화를 스크린에 옮긴 작품이다. 앞서 모리 준이치 감독에 의해 ‘여름과 가을’ ‘봄과 가을’ 두 편으로 나눠 영화화됐으며, 지난 2015년 국내에서도 개봉됐다. 이번 한국판의 메가폰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2007),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2010), ‘제보자’(2014) 등을 연출한 임순례 감독이 잡았다. 지친 얼굴, 똑같은 표정의 사람들을 보고 든 “힐링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시작이 됐다.

원작의 메인 줄거리는 그대로 유지했다. 젊은 여성이 고향으로 돌아와 직접 키운 작물로 요리하면서 상처를 치유한다는 게 큰 줄기다. 다만 국내로 넘어온 만큼 한국적 색이 짙어졌다. 임 감독은 각색 과정에서 우리네 정서를 곳곳에 투영, 공감대를 높였다. 음식 메뉴를 비롯해 노량진 고시생, 고양이가 아닌 개 오구의 등장, 혜원의 엄마가 떠난 시점, 근처 고모가 거주하는 설정 등이 일례다. 사소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은 임 감독의 섬세함이 돋보인다. 

차이점은 또 있다. 임 감독은 그간의 작품들에서 그래왔듯 사람, 그리고 이들의 관계에 집중했다. 잠깐 등장했다 사라지는 마을 주민들을 대신해 혜원과 재하, 은숙의 이야기를 확장, 세 사람의 상황과 마음에 귀 기울였다. 자연스레 농사 지침서(?) 혹은 건강한 요리책(원작과 일본 영화는 요리 별로 챕터를 나눠 세세하게 그려냈다) 같은 느낌이 사라졌다. 반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더욱 또렷해졌다. 

진짜 미덕은 그 메시지가 희망적이나 허황하지 않다는 데 있다.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담담하다. 혜원이 어떤 삶을 견뎠는지, 어떤 아픔을 품고 고향으로 돌아왔는지, 이를 또 어떻게 치유해 나가는지 묵묵하게 담아낸다. 그 누구의 삶도 동정하는 법이 없다. 그 누구에게도 치열하게 살라고, 빠르게 정상에 올라가라고 재촉하지 않는다. 그저 건강한 삶이란 내가 선택하는 삶, 그것을 실천하는 삶이라고 귀띔한다. 그러니 우리 잘 먹고 잘살자고 말한다.

보고 듣는 즐거움도 ‘리틀포레스트’의 빠질 수 없는 백미다. 막걸리, 수제비, 파스타, 크렘 뷔륄레, 오코노미야끼 등 혜원이 수확한 재료로 직접 만들고 먹는 다양한 음식은 관객의 시청각을 자극한다. 여기에 달라지는 계절의 변화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각 계절 고유의 풍광이 그림처럼 눈 앞에 펼쳐진다. 어떤 액션보다 화려하고 어떤 CG보다 완성도 있다. 촬영을 진행한 1년이라는 시간이 아깝지 않다. 

배우들은 자연스럽다. 혜원 역을 맡은 김태리는 언제나처럼 건강하고 싱그럽다. 그 에너지가 고스란히 관객에게 전달된다. 그것 자체로 힐링이다. 여기에 류준열의 자연스러운 연기와 진기주의 명랑한 매력이 잘 어우러졌다. 혜원의 엄마로 분한 문소리는 편안하면서도 강단있는 열연으로 극의 중심을 잡는다. 오는 28일 개봉. 전체 관람가.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사진=메가박스(주)플러스엠>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중앙지법, 尹 구속적부심 18일 오전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내란 특검(특별검사)'의 재구속 적법성 여부가 오는 18일 나온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형사9-2부(재판장 류창성)오는 18일 오전 10시15분 윤 전 대통령 측이 청구한 구속적부심을 진행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사진=뉴스핌DB] 윤 전 대통령 측 법률대리인단은 이날 오전 중앙지법에 구속적부심사를 청구했다. 윤 대통령 측은 "적부심의 일반적 법리인 구속이 실체적, 절차적으로 위법·부당하다는 점을 다툴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검은 지난 6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후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9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다음 날 새벽 '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법원은 구속적부심사 청구가 접수된 후 48시간 이내에 피의자를 심문하고, 증거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 hyun9@newspim.com 2025-07-16 14:41
사진
'강선우 임명' 딜레마 빠진 대통령실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 여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보좌진 갑질' 의혹과 해명 번복, 임금 체불 논란 등이 이어지며 여론이 악화한 가운데, 대통령실은 인사 원칙과 여성 내각 구성이라는 정치적 목표 사이에서 셈법이 복잡해진 분위기다. 강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지난 15일 마무리됐지만, 논란은 오히려 커졌다. 국회 보좌진들 사이에선 익명 폭로가 이어지고, 여성단체들까지 "사퇴해야 한다"는 성명을 잇달아 내고 있다. 여권 내부에서도 부담을 토로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그럼에도 대통령실은 결정을 미루고 있다. 남은 청문회 과정을 모두 지켜본 후 종합 판단하겠다는 게 현재까지 대통령실 입장이다. 내부적으로 '임명 강행'과 '철회' 사이에서 득실 계산이 한창이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세계정치학회(IPSA) 서울총회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5.07.14 photo@newspim.com ◆ 여성 인재 중용 기조...정치적 부담 상존 임명을 강행할 경우,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여성 인재 중용 기조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이 대통령은 내각 여성 비율을 30% 목표로 한다고 공언했으며, 여성가족부를 존치한 배경에도 그 같은 상징성이 깔려 있다. 실제로 강 후보자 외에도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 등 여성 후보자들이 줄줄이 청문회에 오르면서, 한 명의 낙마가 전체 균형을 흔드는 도미노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정치적 부담도 고려 대상이다. 강 후보자는 현직 국회의원이다. 만약 청문회를 거쳐 낙마할 경우, 이는 청문회 제도가 도입된 2000년 이후 사실상 처음 있는 '현역 의원 낙마' 사례가 된다. 이는 청문회 제도와 야당의 검증력을 키워주는 반면, 여당에겐 타격이 될 수 있다. 임명을 강행할 경우의 리스크도 작지 않다. 무엇보다 시민사회와 보좌진들 사이에 형성된 비판 여론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도덕성과 인사 기준 자체에 흠이 날 수 있다. 강 후보자는 앞서 '사적 지시는 없었다'는 취지로 부인했으나, 이후 공개된 텔레그램 메시지로 거짓 해명 논란이 일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07.14 mironj19@newspim.com ◆ '버티기 인사' 반복시 내각 전체 불신 확산 우려 또한 임명 강행은 향후 이진숙 후보자 청문회에도 불똥을 튀게 할 수 있다. 여론이 악화된 상황에서 '버티기 인사'를 반복하면, 결국 전체 내각에 대한 불신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게 일부의 우려다. 대통령실은 16일 이후 여론 흐름 등을 토대로 강 후보자에 대한 거취를 결정할 방침이다. 일각에선 이진숙 후보자 청문회까지 모두 지켜본 뒤, 장관 인선을 '패키지'로 정리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정권 초반 인사를 둘러싼 시험대에서 이 대통령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강 후보자의 임명은 단순한 인사 문제를 넘어, 여성 인재 정책과 인사 기준, 여당 내 권력구도와도 맞물린 상징적 분기점이 되고 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보좌진 모임인 민주당보좌진협의회(민보협) 역대 회장단은 이날 성명을 통해 강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국회의원에게 보좌진은 단순한 직원이 아니라 의정활동 전반을 보좌하는 파트너이자 국민과 국회를 잇는 다리"라며 "그런 보좌진의 인격을 무시한 강 후보자의 갑질 행위는 여성가족부 장관은 물론 국회의원으로서의 기본적 자세조차 결여된 것이라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parksj@newspim.com 2025-07-16 14:36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