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북미 `비핵화` 논의 관건은 "공동인식-신뢰구축-검증방안"

기사입력 : 2018년03월12일 15:12

최종수정 : 2018년03월12일 15:58

"美-北 비핵화 시각 근본적으로 달라"
"상호 신뢰 보장 장치 마련 해야"
"확실한 비핵화 검증 방안 필요 "

[뉴스핌= 이홍규 기자] 북한의 비핵화 해법 논의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지난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담은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대화 제안을 전격 수용하면서다. 빠르게 성사된 북미 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간 비핵화 '빅딜'도 직설적이고 승부사적인 양 정상의 기질로 볼 때 '속전속결'로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하지만 지난 수 십년간 북미 간 협상이 실패의 역사를 반복해왔던 만큼 이번 비핵화 협상도 결실을 보지 못하고 무위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곳곳에서 제기된다. 장기적인 '로드맵' 아래 양측의 비핵화에 대한 무너진 '신뢰'를 확보하는 장치, 비핵화 '검증'에 구체적 실행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는 조언이다. 이를 위한 첫걸음은 비핵화에 대한 서로 다른 해석을 하나로 통일하는 것이다.

1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블룸버그통신, 뉴욕타임스(NYT)등 주요 외신은 지난 2015년 이란 핵 합의를 언급하며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장기전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란 핵 합의가 14년간의 예비회담과 20개월에 걸친 이란과 6개국과의 치열한 협상 끝에 나온 결과물인 반면 북미 대화는 이제 막 물꼬를 트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난 25년간 합의와 파기를 반복했던 북미 협상의 역사에 비춰볼 때 이번 협상은 이란보다 더 큰 난항이 예상된다는 진단이다.

(좌)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브루킹스>

◆ 美-北 비핵화 시각 근본적으로 달라

무엇보다도 비핵화에 대한 통일된 인식 없이는 그 협상은 시작부터 삐걱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한미군사훈련을 이해한다"면서 '허심탄회'한 비핵화 대화를 제안한 듯 보이지만 북미 간 비핵화에 인식에는 커다란 근본적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비핵화 대화의 '첫 단추'를 잘 꿰기 위해선 북한의 비핵화 발언에 담긴 함의를 이해하고 미국이 원하는 비핵화 의미를 북측이 받아들이도록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 폐기, 이른바 'CVID'를 '비핵화'로 정의하고 있는 반면 북한은 비핵화를 미국과의 군축 협상으로 보고 있다는 관측이 많다. "체제 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필요가 없다"고 한국의 방북 특사단에 밝힌 김정은의 발언을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사실상 지난 수 십년간 "한반도 전체의 비핵화" 주장을 되풀이해온 북한의 기존 입장과 동일하다는 해석이다. 한미 동맹과 주한 미군, 한국과 일본에 대한 핵우산의 '제거'를 의미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동아시아정책연구센터의 에반스 리비어 비상임 선임 펠로우는 브루킹스 기고문에 북한의 비핵화는 미국의 비핵화와 닮지 않았다면서 최근 몇 주간 김정은의 심경에 큰 변화가 없었다면 북한의 비핵화는 트럼프 행정부가 수용할 수 없는 것이라고 분석해 북미 대화가 시작 단계부터 잘못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어 그는 행정부 고위 관료들은 미국은 핵 보유국으로 북한의 영구적인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선언한 김정은이 입장을 바꿨는지 스스로 자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신뢰 보장 장치 마련 해야  

미국이 원하는 비핵화를 북한이 받아들이도록 하기 위해선 양측 사이에 갈라진 신뢰의 틈을 메우는 작업이 우선 필요하다. 북한이 핵 무기를 내려 놓기 위해선 미국이 위협을 가하지 않겠다는 걸 확신시켜야 한다. 그러나 최근 이라크와 리비아의 독재자를 축출한 미국의 전력을 보면 북한은 쉽게 설득당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보증이나, 미 의회의 결의안 혹은 중국의 평화 협정 보증 방법이 거론된다.

미국외교협회의 패트리카 킴 스탠튼 핵 안보 펠로우는 WP 기고문에서 "이러한 조치들을 마련하기 어려울뿐 아니라 이 방법들로 미국이 전복하려 한다고 확신하는 북한 정권을 만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일지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북한 역시 미국에 신뢰를 잃은 상황이다. 과거 북한은 여러 차례 비핵화 합의를 위반한 역사를 갖고 있다. 지난 1994년 빌 클린턴 행정부와 맺은 '제네바 합의'가 대표적 예다. 북한은 두 개의 핵 확산 방지 동력용 원자로를 포함한 원조를 대가로 플루토늄 무기 프로그램을 동결하기로 했지만 다시 핵개발에 나서고 장거리 미사일을 쏘아 올리는 등 결국 지난 2004년 제네바 합의를 파기했다.

킴 펠로우는 북한이 또 다시 '속임수'를 쓰고 향후 수개월간 핵 프로그램을 계속 확장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언급하면서 "김정은이 비핵화에 대한 진지함을 증명하기 위해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하지만 "북한 같은 은둔 국가는 말할 것도 없고 대부분의 국가가 이를 받아들이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 확실한 비핵화 검증 방안 필요 

북한의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 동의를 얻어내더라도 북한의 비핵화를 검증하는 작업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NYT는 북한의 군축 사실 입증 과제는 약 20년 전보다 훨씬 어려울 것이라며 그 때 이후 북한은 6차례의 핵실험을 단행했고, 이제 20~60개 이상의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은 대륙간미사일과 터널 곳곳에 엄폐된 이동식 미사일 등 광범위한 상태라고 전했다. 지난 수 년간 북한의 핵 활동에 어떠한 조사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 무장 완성을 눈앞에 두고 조성된 이번 대화 국면이 비핵화를 달성할 사실상 마지막 기회인 만큼 핵무기 완전 폐기와 철저한 검증 방법 마련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우선 북한의 모든 곳을 자유롭게 사찰할 수 있는 검증 과정에 대해 북측의 동의를 확실하게 받아 내야 한다는 조언이다. 약 10년 전 북한을 방문했던 IAEA의 마지막 사찰팀은 영변 핵시설 밖으로 이동할 수 없었다. 우라늄 농축 시설 증거나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를 찾을 수 있는 이동 권한이 주워지지 않으면 새 핵합의도 과거 실패를 번복할 가능성이 높다.

핵 확산 방지 문제를 담당했던 전직 정부 관료인 개리 새모어 하버드대학교 벨퍼과학국제문제연구소 소장은 "북한이 기존 비축 핵에 대해 완전한 비핵화를 하는 것뿐 아니라, 의심되는 지역에 접근하기 위한 방법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이는 북한이 결코 동의한 적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0년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미 국무장관의 평양 방문을 수행했던 웬디 셔먼 전 국무부 차관은 "김정은은 핵무기가 어디에 있는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사진
내란특검, 尹재판 증인 72명 신청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사건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서 증인 72명을 추가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3일 내란우두머리·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의 9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 [사진=뉴스핌DB] 특검 측은 앞서 1차로 38명의 증인을 신청한 데 이어 이날 재판부에 증인 72명을 추가로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오는 10일 열릴 10차 공판에서는 이날 증인신문을 마치지 못한 고 전 처장에 이어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준장), 김영권 방첩사 방첩부대장(대령)을 불러 신문할 예정이다. 정 전 처장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선관위 전산실 통제와 서버 확보를 지시받은 인물이며 김 부대장은 비상계엄 당일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지시받을 당시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 측은 조은석 특검이 검찰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은 절차가 위법해 무효라고 주장했으나, 특검은 "법과 상식에 비춰봤을 때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sykim@newspim.com 2025-07-03 20:47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