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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리턴' 봉태규 "인생 최종 목표는 좋은 남편이죠"

기사입력 : 2018년03월24일 15:00

최종수정 : 2018년03월27일 09:33

[뉴스핌=장주연 기자] 대중이 아는 그는 코믹 연기에 일가견이 있는 배우, 혹은 지질한 캐릭터에 특화된 배우였다. 그래서 그가 김학범을 만났다고 했을 때 반응은 정확히 둘로 나뉘었다. 의아하거나 무관심하거나. 당사자가 모를 리 없었다. 하지만 자신 있었다. 무려 10년 동안 꿈꿔왔던 순간이었다. 작정하고 뛰어들었고,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그간 본 적 없던 표정, 말투, 몸짓. 하지만 모든 것이 낯익었다. 마치 처음부터 김학범이었던 것처럼.

배우 봉태규(37)가 SBS 수목드라마 ‘리턴’을 성공리에 마무리했다. 지난 22일 종영한 ‘리턴’은 ‘상류층 희대의 살인 사건’으로 시작되는 범죄 스릴러물. 극중 봉태규는 유력 용의자 중 한 명인 김학범을 열연, 생애 첫 악역을 멋지게 소화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긴 호흡의 드라마가 11년 만이에요. 게다가 캐릭터가 죽어서인지 마지막 촬영 끝나고 마음이 헛헛했죠. 어제도 새벽에 집에 와서 혼자 분장 지우고 씻고 잘 준비를 하는데 뭔가 울컥하는 거예요. 혼자 울었죠(웃음). 무슨 기분인지 모르겠어요. 배우 하면서 이런 경우는 또 처음이라 특별하기도 하고 무안하기도 했죠. 아무튼 많은 분이 좋아해 주셔서 감사해요. ‘봉태규가 이런 캐릭터도 할 수 있구나’라는 반응에 스스로 만족도도 크고요.”

봉태규가 연기한 학범에 대한 설명을 곁들이면 이렇다. 사립유치원부터 대학에 이르기까지 27개 재단을 소유한 사학 재벌가 아들. 직업은 교수지만, 전형적인 날라리다. 속없이 헤헤거리다가도 돌연 폭력적으로 돌변하는 두 얼굴을 지녔다. 맥락 없는 폭력성에 저지른 크고 작은 범죄도 셀 수 없이 많다.

“악역을 하고 싶었는데 기존 이미지가 있으니 기회가 없었죠. 그래서 출연 전에 걱정도 많았고요. 연기하면서는 기존의 재벌, 악역들과 겹치지 않으려고 노력했죠. 그래서 학범이의 폭력성에 집중했어요. 학범이의 폭력성은 사이코패스적인 게 아니죠. 물론 물리적 폭력도 가하지만, 보면 상대에게 존댓말을 안써요. 동등하게 생각하지 않는 거죠. 개인적으로 저는 제일 큰 폭력은 누군가를 하대하는 거라고 봐요. 그래서 그걸 잘 그려내고자 했죠. 또 더 입체적인 표현을 위해서 평소와 달리 감정 흐름을 계산하지도 않았어요.”

봉태규가 학범을 만들어내면서 단순 연기에만 신경을 기울인 건 아니다. 그는 학범의 헤어스타일, 의상, 소품 등 외적인 표현에도 공을 기울였다. 드라마가 종영한 지금도 매 신 의상 콘셉트를 설명할 수 있을 만큼.

“원래 패션에 관심도 많고 제 스타일리스트 팀도 유능했죠. 세계적으로 유명한 패션은 러시아 디자이너들이에요. 그 쇼를 보면 헤어스타일이 군인 같아요. 그걸 가져온 거죠. 안경은 학범이 이상한 부분에서 꼰대 같고 보수적인데 그걸 액세사리로 보여주고자 했어요. 학범 또래가 하기에는 세련되지 않은 것들로 포인트를 준 거죠. 의상은 기존 재벌처럼 수트를 입지 않아도 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또 자유분방하게 입어야 드라마 속 다른 악인들과 구분될 수 있으니까 고민을 많이 해서 한 벌 한 벌 선택했죠.”

'리턴' 김학범 캐릭터는 센스있는 스타일링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워낙에 악한 캐릭터니 촬영 동안 힘든 순간도 많았을 거라 여겼다. 대개 배우들이 비상식적인 캐릭터를 연기할 때 그에 따른 후유증을 겪는 법. 누군가는 깊은 우울감에 빠지기도 하고, 누군가는 이유 없는 화가 늘어나기도 한다.

“너무 나쁜 놈이라 일상생활에는 전혀 지장이 없었어요. 간극이 커서 데미지가 없는 거죠. 그런데 어떻게 연기했냐고 하면 10년 동안 준비해서 그래요. 오래 쉬면서 갈증이 컸어요. 아까 말했듯이 특히 악역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여러 역할을 보면서 ‘나라면 저렇게 할 텐데, 나는 저렇게 해야지’를 10년 동안 생각했죠. 그러니 탁 쳤을 때 나올 수밖에 없었어요. 아들 도움도 컸죠. 아이를 키우면 참아야 하는 순간이 많거든요. 또 마침 아들이 일춘기라 그걸 참으면서 쌓인 게 연기할 때 엄청난 에너지로 나왔죠(웃음).”

이제는 웃으며 말하지만, 스스로 ‘슬럼프’라 칭할 만큼, 지난 10년의 공백기는 아팠고 그 어느 때보다 더디게 흘러갔다. 어떻게 견뎌냈느냐는 질문에 그는 타블로, 무한도전, 작가 활동, 예능 출연, 아내 덕이라 답했다. 물론 이중 가장 힘이 된 건 아내, 포토그래퍼 하시시박이다.

“결혼하고도 걱정이 많았죠. 활동을 왕성하게 할 때가 아니라 생활비부터 걱정이었어요. 아내도 일을 하지만, 가장으로 제가 해야 할 몫도 있으니까요. 근데 그게 저를 또 다른 방식으로 움직이게 하는 힘이 됐죠. 지금도 제 인생 통틀어서 가장 큰 목표는 아내에게 좋은 남편이 되는 거예요. 좋은 남편이 되면 자연스럽게 좋은 아빠는 되더라고요. ‘리턴’이 잘되고도 가장 기쁜 게 아내에게 자랑스러운 남편이 될 수 있어서였죠. 웃긴 이야기일 수 있는데 저는 아내에게 칭찬받는 게 제일 좋아요(웃음).”

배우 봉태규가 SNS에 올린 하시시박과의 커플샷 <사진=봉태규 인스타그램>

봉태규는 ‘리턴’ 촬영으로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고 했다. 아무래도 촬영에 쫓기다 보니 평소처럼 집안일과 육아를 할 시간이 줄어든 것. 최근 육아 예능프로그램인 KBS2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 출연을 결정한 것도 이 영향이 컸다.

“우선 27개월 된 아이에게 물어봤죠. TV에 나오고 싶냐고(웃음). 며칠에 걸쳐 물었는데 매번 ‘응’이래서, ‘왜?’라고 물으니 ‘좋아’라고 하더라고요. 게다가 장모님, 장인어른, 어머니도 원하셨죠. 제 일에 관여하지 않으시는 분들인데 손주를 자주 못보니까 보고 싶으셨나 봐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죠. 촬영으로 많은 부분을 챙기지 못했으니까. 아이는 빨리 자라는데 제가 촬영으로 놓친 부분이 많은 것도 안타까웠어요. 그리고 아들의 그 순간을 간직할 수 있다는 게 메리트였죠.”

눈치챘겠지만, 이날 인터뷰 내내 봉태규는 아내 바보, 아들 바보의 면모를 보였다. 특히 삶의 우선순위가 아내일 만큼 그는 애처가였다. 하지만 이걸 욕심 없는 배우로 곡해하면 곤란하다. 적당한 자신감과 좋은 에너지로 꽉 찬 지금, 배우 봉태규로도 힘차게 달려보고 싶다.

“오래 쉬어서인지 꾸준히 연기하고 싶어요. 어떤 배우가 되기보다 좋은 예인, 연예인이 되고 싶고 그 안에서 연기를 성실하게 잘하고 싶죠. 하고 싶은 건 학범이처럼 저를 봤을 때 떠올릴 수 없는 캐릭터를 하고 싶어요. 연기를 오래 했지만, 굳혀진 이미지 때문에 아주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진 못했죠. 또 멜로나 로맨틱 코미디도 다시 해보고 싶고요. 20대 때와 또 다른 표현 방식으로 잘 할 수 있을 거란 자신감, 확신이 있죠. 악역을 다시 해도 좋고요. 전체적으로 이렇게 좋은 에너지로 넘칠 때 그게 뭐든 빨리 쏟아내고 싶어요(웃음).”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사진=iMe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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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의 깊어가는 '당권 고민'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당권 도전을 놓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한 전 대표의 출마에 무게가 실렸으나 최근 '친한(친한동훈)'계 측근들 다수가 출마를 만류하고 있어서다. 출마 땐 승산이 있지만 당내 다수파인 구 '친윤(친윤석열)'계의 벽에 가로막혀 당 쇄신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대선 참패에도 구 주류는 건재하다. 원하는 후보를 쉽게 원내 사령탑으로 만들었고, 당 개혁안을 다수의 힘으로 저지하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한계와 쇄신파가 밀었던 김성원 의원이 친윤계의 지원을 받은 송언석 의원에게 완패했다. 30대 60으로 사실상 게임이 되지 않았다. 구 주류가 지배하는 당의 세력 분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개혁안은 이들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대선경선에서 탈락한 한동훈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4.05.03 photo@newspim.com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어렵사리 당 대표 자리에 오른다 해도 이들이 비토할 가능성이 높다. 영남 중심의 다수파인 이들이 반대하면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전당대회에서 63%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가 이들에 의해 쫓겨난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 전 대표의 출마를 강력히 주장했던 측근들조차 신중론으로 입장을 선회한 배경이다. 물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알 수 없다. 측근들 다수가 반대해도 본인이 출마를 결심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마 가능성은 여전히 반반이라고 보는 게 맞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9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한동훈 전 대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안 나온다고 하다가 나올 것"이라며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고, 결국 당 대표로 선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한 전 대표가 패배한 것에 대해 "누군가는 '한동훈 비토가 세기 때문에 최종 결선 투표에서 진 게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지만 그때 실제로 한덕수 총리에 대한 지지세라는 게 있었다"면서 "그런 분들이 아무래도 단일화나 이런 것에 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문수 후보한테 갔던 것"이라고 봤다. 이 의원은 나경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한 전 대표가 김문수 후보와 일대일로 만약에 붙는다고 봐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기류는 출마 만류 쪽이다. 원내대표 선거 완패가 결정적 계기였다. 당 개혁안 표류도 한몫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설령 대표가 돼도 현실적으로 당 쇄신은 요원하다고 본 것이다. 친한계인 정성국 의원은 18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개혁안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인다든지, 또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송언석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치열한 접전이 있었다든지 이런 식으로 당의 변화가 느껴지는 상황에서 한동훈이 등판하면 '우리가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줄 수 있다"며 "지금 당내 분위기가 아직까지 많이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한 전 대표가 만약 출마를 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히 제일 높다고 본다"면서도 "지금 굉장히 복잡해졌다. 의견들이 5대 5라고 봤는데, 요즘은 주변에서 '출마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그러다 보니 한 전 대표가 나와서 이런 당을 이끌어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라며 "저항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역시 친한계 핵심인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전당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좀 신중해야 된다는 의견"이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매번 출전할 수는 없다. 현실은 그렇다"고 했다. 그는 "친한동훈 그룹 내에서는 신중파가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동훈이라는 존재는 보수 재건의 최강병기인 동시에 최종병기, 마지막 보루"라며 "한동훈이 무너지면 보수 혁신, 보수 재건은 거의 물 건너간다. 그러니까 소중한 만큼 아껴 써야 한다"고 했다. 친한계 인사 중 강력한 출마론자였던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김 전 최고위원은 20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당의 최대 위기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출마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었지만 최근 원내대표 선거와 당 개혁안 표류 등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한 전 대표가 대표가 돼도 구 친윤계의 반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출마를 권유하는 게 맞는지 고민스럽다"고 했다. 한 전 대표의 고민이 깊어간다. 한 전 대표는 출마 쪽에 무게를 싣고 조직 확산 작업 등을 해왔으나 측근 그룹의 만류와 쇄신과는 거리가 먼 당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출마냐, 포기냐의 기로에 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된다.    leejc@newspim.com 2025-06-2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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