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60% 해외매각 찬성표 던져... 2일 노사 교섭합의 조인식
청와대 "정치개입 없다"는 원칙에, 조합원들 찬성으로 기울어
[뉴스핌=한기진 기자] 금호타이어 노조가 중국 더블스타 매각에 ‘찬성’했다.
노조는 1일 오전 10시부터 광주, 곡성, 평택 등 3개 공장에서 ‘해외자본유치’ 찬반 투표를 실시했다. 재적인원 2987명 가운데 91%(2741명)이 참석한 가운데 찬성표 60%(1660명), 반대표 38%(1052명)으로, 투표참가 조합원 가운데 찬성인원이 과반수를 넘겨 “해외자본유치 찬성”이 결정됐다.
노사 양측은 노조의 찬반투표가 가결됨에 따라 오는 2일 오전 광주공장에서 금호타이어 경영정상화 및 단체교섭 조인식을 가질 예정이다.
조합원의 결정이 해외매각 찬성으로 나타나면서 노조 집행부는 사측이 제시한 경영정상화 자구안에 동의하고, 사측은 노조가 동의한 자구안을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제출하는 절차만 남는다.
30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청 3층 비지니스룸에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금호타이어 조삼수 노동조합 대표지회장이 중국 더블스타 매각 등에 관한 내용에 합의 하고 논의장을 나서고 있다.<사진=뉴시스> |
산은은 이미 노조 동의안이 오면 30일 만기된 1조3000억원의 채무를 자동으로 연장키로 했다. 또한 추가 자금을 투입해 다음달 2일과 5일 각각 270억원, 400억원 규모로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를 막을 예정이다.
이후 중국의 더블스타와의 투자 관련 본계약을 체결한다.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해 6463억원을 제3자 유상증자 형태로 자금을 투입하기로 산은과 약속했다. 더블스타는 계약금으로 323억원을 우선 지급할 예정이다. 채권단은 이와 별도로 금호타이어에 신규 자금 2000억원을 시설자금 용도로 투입한다. 이에 따라 1년 넘게 진행되던 금호타이어 매각 문제는 종지부를 찍게 됐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그동안 더블스타 등 해외매각은 절대 불가하다며 총파업으로 저항했다. 타이어뱅크 등 국내기업이 인수 후보자까지 있다며 해외매각을 ‘먹튀’라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법정관리 마감시한까지도 총파업을 벌였으나, 정부와 산은 등의 ‘강온대책’에 결국 무릎을 꿇고 경영정상화 방안에 합의하고 마무리 절차로 조합원의 해외매각 동의를 구하는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지난달 30일 최종구 금융위원장, 문성현 노사정위원장,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윤장현 광주시장은 금호타이어 노조를 4시간에 설득한 끝에 더블스타로부터의 자본유치 및 경영정상화 방안에 상호 합의했다.
같은 날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금호타이어 문제는 정치를 끌어들이지 않겠다”는 원칙을 밝힌 게 큰 힘이 됐다. 노조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민심을 우려해 금호타이어 법정관리는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강경한 자세로 버텼으나, 결국 투쟁동력을 상실했다.
노조가 합의한 경영정상화 방안은 노조는 향후 2년간 상여금의 약 4분의 1을 반납하고 2017∼2019년임금도 동결한다. 노조원은 상여 800% 중 2018년분 250%를 반납하고 2019년 이후 200%를 반납한다. 상여 반납분은 2020년 이후 영업이익률(본사 기준)에 따라 단계적으로 환원하며 환원이 완료된 이후 영업이익률에 근거해 별도로 격려금을 통해 반납분을 보상해 주기로 했다.
또 일부 복리후생 항목의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 광주·곡성공장의 경우 인력 운용을 통해 현재보다 생산성을 4.5% 높이기로 했으며, 연간 40일 휴무하되 20일은 무급으로, 20일은 통상임금의 50%만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2016년 기준 기본급 1%만 인상하며, 지금껏 임금협상이 이뤄지지 않은 2017년을 포함해 2019년까지는 임금을 동결하기로 했다. 그동안 미뤄졌던 국내 공장 투자와 관련해서는 2019년 하반기부터 광주·곡성공장에 대한 단계적 설비투자를 시작하기로 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