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고은 기자] 환경부와 재활용품 수거업체 사이의 간극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중국의 폐기물 수입거부 조치로 촉발된 폐비닐 수거거부 사태에 환경부가 '폐비닐을 종전과 같이 정상 수거하기로 수도권 48개사와 협의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정작 수도권 소재 재활용품 회수선별업체는 동의한 적이 없다고 맞서고 있다.
환경부 3일 "수도권 48개 회수·선별업체에 유선으로 다시 확인해 폐비닐 등을 정상적으로 수거해주도록 요청하고 동의를 받았다"면서 "41개사는 폐비닐을 종전대로 수거하고, 7개사는 분리수거지침에 따라 깨끗한 비닐을 수거할 것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환경부가 합의했다고 밝힌 한국순환자원유통센터 회원사들의 입장은 달랐다. 규모가 큰 재활용품 회수선별업체는 대부분 한국순환자원유통센터 회원으로 등록해 정부로부터 EPR(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 지원금을 받고 있다.
일부 재활용 업체들이 폐비닐과 스티로폼 등 폐기물 수거를 거부하면서 혼란을 빚은 가운데 2일 오후 서울 연남동 인근의 주택단지 앞에 폐비닐과 스티로롬이 버려져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서울시 소재의 한 재활용품 회수선별업체 관계자는 "어느 업체도 환경부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는 업체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에서 깨끗한 폐비닐을 내놓으면 가져갈거냐고 묻기는 했다"면서 "그런데 우리는 이제는 아파트로부터 처리비용을 받아야한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회수업체들이 쓰레기들을 잘 치워줘도 아파트 측에서 일년이 지나면 공개입찰을 붙여서 입찰대금이 큰 곳으로 회수업체를 바꾸곤 했다"면서 "폐플라스틱·폐지 가격이 하락한 상황에서 이제는 아파트들이 비용을 지불하고 쓰레기를 치워야한다"고 주장했다.
회수선별업체가 아파트의 처리비용 부담을 주장하는 이유는 폐지와 폐플라스틱 가격이 지난해보다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중국이 지난해 7월 환경오염을 이유로 폐기물 수입금지 조치를 밝히고 연말부터 시행에 나서면서 시장가격이 요동쳤다.
환경당국의 통계를 보면, 올해 초 폐플라스틱·폐지 등 대중(對中) 폐플라스틱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약 92% 감소했다. 국내 발생 폐플라스틱은 지난해 1~2월 중국으로 2만2097톤을 수출했지만, 올해 1~2월 1774톤에 그치고 있다.
폐지의 경우는 대중 수출이 지난해 1~2월 5만1832톤에서 올해 1~2월 3만803톤으로 40.6% 급락했다. 특히 골판지 수출량이 2만5002톤에서 1만635톤으로 절반 이상이 감소했다.
폐지 가격은 작년 평균 130원/㎏이었으나 올해 3월 현재 수도권 기준 90원/㎏으로 하락했다. 폐플라스틱 가격은 304원/kg에서 257원/kg으로 떨어졌다.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