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팬 패싱' 우려 불식 차원..한일 위안부 협상 이행도 압박
강경화 장관 "투트랙 기조에서 여러 의제 다룰 것 기대"
김동엽 "과거사 문제는 상수, 방한 계기로 한일 관계 개선 가능"
[뉴스핌=채송무 기자]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다음 주 1박2일 일정으로 방한할 계획이어서 최악의 상태인 한일 관계에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일 관계는 최근 일본군 위안부 합의 관련 양국간 이견으로 빙하기를 맞았다. 박근혜 정부에서 합의된 일본군 위안부 합의에 대해 문재인 정부가 사실상 사문화한 가운데 일본은 아베 신조 총리대신이 "지난 합의에서 1mm도 움직일 수 없다"는 등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일본 문부과학성이 지난달 30일 고등학교에서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한 교육을 의무화하도록 고교학습지도요령을 개정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양국 관계는 더욱 악화됐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 <사진=AP/뉴시스> |
이후 본격화되고 있는 한반도 외교전에서 일본은 배제됐다. 일본 내에서는 향후 있을 북한 비핵화 외교전에서 일본이 직접적 영향이 있는 북한의 중단거리 미사일 문제와 일본인 납치자 문제가 배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2년 4개월 만의 日 외무상 방한, 위안부 합의 기존 입장은 유지
고노 외상의 다음 주 방한은 이같은 '재팬 패싱'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댜. 일본 외무상의 방한은 지난 2015년 12월 기시다 후미오 당시 외무상이 한일 위안부 합의 발표차 방문한 이후 2년 4개월 만이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고노 외상은 내주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아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면담할 예정이다.
고노 외상은 향후 비핵화 과정에서 한미일의 협력 강화를 강조하고, 오는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일본인 납북 피해자 문제를 거론해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간 쟁점인 일본군 위안부 합의와 관련해서는 우리 정부에 성실한 이행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군 위안부 합의 문제에 대한 양국간 입장 차이가 여전해 고노 외상의 방한을 기반으로 악화된 한일 관계가 정상화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크지 않다. 우리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합의 문제에 대해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지난 4일 국내 언론 대상 브리핑에서 "과거사 문제는 그대로 관리를 해나가면서 한일 간에는 협업을 해야할 중대한 문제들이 많이 있다"며 "고노 외상과 저는 여러 계기에 의견을 모은 바가 있다. 이번에 그런 투트랙 기조에서 여러 의제를 다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한일 위안부 협정 후속 조치와 관련해 "정부는 기존에 밝힌 대로 합의를 파기한다거나 재협상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일본 측이 자발적으로 조치를 취한다면 분명 환영할 것"이라고 했다.
◆ 고노 외상 방문 계기 한일관계 개선 전망도
일본으로서도 한일 관계의 악화를 마냥 방치할 수 없다는 점에서 고노 외상의 방문을 계기로 한일 관계가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한일 위안부 문제와 기타 쟁점들은 결부해서는 안된다. 별도로 가야 한일 관계도 유연해지고 문제도 풀린다"며 "과거사 문제 등은 변수가 아니라 상수로 이는 그대로 놓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고노 외상의 방문을 계기로 일본도 투트랙 전략을 수용할 가능성에 대해 "그럴 수 있다"며 "지금 조급한 것은 일본이고 이를 우리가 전략적으로 활용하면 가능하다. 고노 외상의 방한도 그런 차원에서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채송무 기자(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