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한국지엠 일방적 법정관리 신청시 소송 불사
차등감자·지원방식 원칙 고수…'선실사 후지원'은 유동적
[서울=뉴스핌] 조세훈 기자 = 제네럴모터스(GM)가 제시한 한국GM 구조조정 데드라인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노사 합의가 극심한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GM은 20일까지 노사 합의안이 나오지 않으면 법정관리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놨다.
노사간 강대강 대립에도 산업은행은 노사합의와 경영 실사가 먼저라는 구조조정 원칙론을 흔들림 없이 재확인했다. 여기에 GM의 일방적 법정관리 신청엔 소송으로 맞대응 하겠다고 했다.
앞서 금호타이어 해외 매각에 이어 STX조선해양의 노사확약서까지 받아낸 이동걸식(式) 구조조정 원칙론이 이번 한국GM에도 통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금호타이어와 관련해 긴급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산은은 '원칙론'을 무기로 노사 양측을 압박하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동걸 산은 회장은 17일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한국지엠이 법정관리시 법적대응 하겠다"고 공언했다.
앞서 지난 12일 댄 암만 미국 GM 총괄사장은 "구조조정 합의 마감 시한은 오는 20일이며,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법정관리를 신청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회장은 GM측의 일방통행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압박한 것이다. 산은은 소송에 필요한 내용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은 차등감자와 지원방식에 대해서도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우선 GM측이 제시한 3조원의 자금에서 GM이 유상증자를 통한 투자 방식일 경우에는 지분율(17%)만큼 투자하고, 대출로 자금을 넣을 경우엔 대출로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지원할 경우에도 GM측의 차등 감자를 전제로 달았다. 산은은 GM이 한국GM 대출금을 출자전환하면 KDB산업은행(지분율 17.02%) 지분이 대폭 감소해 비토권을 유지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은 받아 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비토권을 행사하려면 최소 15% 이상의 지분율 보유해야 한다.
다만 산은은 20일 나오는 GM측의 중간 실사 보고서가 만족스럽다면 27일까지 금융지원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GM이 구조조정 원칙에 동의하면 최종 실사보고서가 나오기 전에라도 지원책이 마련될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산은은 앞서 금호타이어와, STX조선해양의 경우처럼 노조측에도 '고통 분담'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노사 협상이 '벼랑 끝'으로 향하더라도 개입하지 않겠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최근 "GM의 노사 문제는 개입할 여지가 없고 개입할 방법도 없고 개입해서도 안된다"고 했다.
산은 관계자는 "주채권은행이었던 금호타이어나 채권단 대표였던 STX조선과는 상황이 다르다"며 "산은은 한국GM의 지분 17.02%만 가지고 있어 '롤(role)' 자체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GM 노사는 이날 오후 2시 부평공장에서 제10차 임단협 교섭에 돌입했다. 산은 관계자는 "모든 경우의 수를 열어두고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다"며 "일단 20일까지의 상황을 지켜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지엠 노사가 8차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을 재개하기로 한 12일 인천 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 노조원들이 결의를 다지며 행진을 하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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