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인덱스 91, 달러/원 1100원 박스권 상단
유로존 개선·유가 상승 제한·쌍둥이 적자 등 이유
[서울=뉴스핌] 민지현 기자 =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4년만에 연 3%를 넘어서고,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냈다. 이에 1년여간 하락세를 이어온 달러/원 환율도 방향을 바꿀 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전문가들은 추가적인 달러 강세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에 이어 유로존도 통화정책 정상화(금리 인상)를 검토하고 있고,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국제유가 상승도 제한적일 거라는 관측이다. 여기에 미국이 쌍둥이 적자(무역수지와 재정수지 동시 적자) 부담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자료=코스콤> |
서울 외환시장에서 25일 오후 2시 50분 현재 달러/원 환율은 직전 거래일 대비 3.5원 오른 1080.30원에 거래 중이다. 달러/원은 최근 4일 연속 오름세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달러 강세를 일시적일 것으로 봤다. 그는 "과거보다는 금리 상승에 따른 강달러 압력이 미미하며 유로존과 같은 기타 선진국을 고려했을 때 추가적인 강달러는 제한될 것"이라며 "미국만 금리를 올리는 것이 아니라 유럽중앙은행(ECB)도 6~7월에는 통화정책 정상화 얘기가 나올것이고, 최근 주춤하는 유로존 경제지표가 5월부터 회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달러 하방 압력이 좀 더 우세하다"며 "달러/원 환율이 지금 수준에서 크게 오를 것 같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달러 인덱스 91을, 달러/원 환율은 1080원을 각각 단기 박스권 상단으로 예상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 역시 "달러 강세 시도는 해볼거 같으나 탄력은 강하지 않을 것"이라며 "하방 경직성을 확인하는 것에 의의를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연구원은 다음 달에도 달러/원 환율의 상단을 1100원으로 잡았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 또한 "미 국채 금리 30년물이 3%로 가는 것을 달러 강세 요인으로 보고 있는데 추세적으로는 달러 강세를 지속할 거 같지는 않다"며 "이번주 남북 정상회담이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달러/원 환율은 1080원대부터는 부담이 될 것"이라며 "만약 남북 정상회담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가 없어 글로벌 달러 강세 흐름을 쫓아간다면 1090원대 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달러 자체의 수급이 개선된 것이 아니고 금리 상승을 쫓아 달러 강세가 나타난 상황이기 때문에 달러 강세는 일시적일 것"으로 봤다. 미 경기 개선보다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기대 인플레이션 우려가 많이 부각된 것이 금리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알루미늄 기업에 대한 제재시점을 10월로 연장해 금속 가격 상승을 눌렀으며 24일(현지시간) 마크롱과 정상회담에서 이란 핵협정에 합의하겠다고 언급해 유가 상승 또한 눌렀다.
민경원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 상승을 제한하고자 하는 미국 정부의 움직임으로 향후 인플레이션 우려가 일단락 되고 신흥국 자산에 대한 조정 과정이 완료되면 달러는 다시 약세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역수지 적자와 재정수지 적자가 동시에 발생하는 쌍둥이 적자 부담이 가중될 수 밖에 없고 쌍둥이 적자는 달러 약세 요인"이라며 "확정적 재정정책 및 감세정책을 시행하고 인프라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할 필요가 있는 트럼프 행정부에게 미 장기 국채 금리 상승으로 재정적자는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소비 경제가 개선되고 있는 현 상황은 사이클상 무역수지 적자가 커지는 시점이기도 하다.
24일(현지시각) 3%선을 넘어선 미 국채 30년물에 대해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 10년물 금리가 당장 하락세로 전환되기 보다는 3.2%대까지 추가 상승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며 "연준의 마지막 금리 인상 시기를 내년 6월로 본다면 빠르면 올해 2분기부터 시작되어 하반기까지 3%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미국 뉴욕시장에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전날 장중 3.002%를 기록하며 4년여만에 처음으로 3%를 넘어섰다. 전날 1월 중순 이후 최고치에 올랐던 미국 달러 인덱스는 전일 대비 0.19% 하락한 90.77을 기록했다.
jihyeon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