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1011리터, 400㎏ 적재 가능…세단 단점 털어낸 완벽함
매끄러운 가속 성능…디젤차 특유 ‘덜컹거림’은 여전
[서울=뉴스핌] 전민준 기자=‘스포츠’라는 단어가 있기 때문일까.
쌍용자동차 ‘렉스턴 스포츠’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왠지 이 차로는 오프로드만 달려야 할 것 같았다. 울퉁불퉁 자갈길과 산길에서만 진면목을 발휘할 것 같은 느낌.
이미 그 성능은 지난 2월 쌍용차가 진행한 렉스턴 스포츠 출시 기념 시승행사장에서 체험했다. 뭔가 또 다른 장점을 원한 기자는 렉스턴 스포츠의 적재능력 그리고 일반 도로에서 주행 능력을 두 번째 시승에서 포인트로 잡았다.
평소 자전거와 골프, 등산과 같은 아웃도어 스포츠를 즐기는 기자는 까다로운 눈썰미로 적재능력과 일반 도로 주행능력을 살펴봤다.
사실 기자의 차는 르노삼성자동차의 중형세단 ‘SM6’로, 아웃도어 스포츠를 평소 즐기는 기자의 성향과 맞지 않다.
그럼에도 SM6는 동급보다 10리터 이상 넓은 적재 능력에 안정적인 승차감까지 제공해서 기자가 취미를 즐기는 데 장애요소는 없다.
단 골프백과 자전거 운반기기(캐리어)를 싣고, 여기에 ‘유모차’ 2개 싣는 건 무리다. 그래서 금요일이면 골프백과 자전거 캐리어를 집에 올려 두고, 집에 있는 유모차를 다시 주차장으로 내려와 싣고 반복하는 게 어지간히 귀찮은 게 아니다. 렉스턴 스포츠는 이런 번거로움을 가볍게 씻어줬다.
렉스턴 스포츠의 적재공간은 1011리터, 무게로는 400㎏까지 실을 수 있다. 그 말은 1번 아이언부터 9번 아이언, 드라이버, 우드, 퍼터, 웻지 등 골프용구가 담겨 있는 20㎏짜리 골프가방 20개까지 실을 수 있다는 의미다.
또, 보통 12㎏ 정도인 산악용 자전거(MTB)와 8㎏인 도로용 가볍고 날렵한 자전거(로드바이크)는 각각 33개, 50개까지 실을 수 있다. 물론 이건 무게 기준이다.
렉스턴 스포츠.<사진=쌍용자동차> |
실제 기자는 이날 시승하면서 골프가방과 자전거, 자전거 운반기기를 적재공간에 동시에 싣고 골프 연습장을 거쳐 자전거 운동을 즐기는 남산까지 이동했는데, 번거로움 없이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짐을 어떻게 싣고 조심히 운반해야 하지?”라는 걱정 따윈 필요 없었다.
주행을 위한 힘도 뛰어났다. 가속페달(액셀러레이터)를 밟자 2톤(t)이라는 무게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앞으로 치고 나가면서도 소음이나 진동은 전혀 없었다. 후륜구동 기반으로 개발해 주행할 때 안락한 승차감을 내기 때문이다. 어떤 여행길도 문제없이 갈 수 있겠다는 믿음직한 느낌마저 준다.
차량의 움직임 역시 제법 경쾌하다. 운전대(스티어링 휠) 조향에 따른 반응도 가벼운 편이고 무게감도 덜한 편이라 다루기 좋은 느낌이다. 도심에서 다소 출렁이는 느낌이 든다던 하체는 고속에서도 어느 정도의 움직임을 드러내는 것이 사실이다. 아내에게 ‘패밀리카’라는 카드로 내밀기 가장 큰 이유다.
렉스턴 스포츠를 시승하며 느낀 점은 ‘이 정도면 괜찮다’는 생각이다. 솔직히 예전에는 ‘쌍용차’라고 한다면 평가나 시승에 있어 기대감은 버렸다. 그러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4렉스턴부터 이번에 시승한 렉스턴 스포츠를 통해 생각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고급스럽고 여유 있는 대형 자동차를 원하는 사람에게 렉스턴 스포츠는 최고의 모델이다.
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