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보도…北 주민, 통일·경제문제 해결 기대
北, 간부 대상 사상교육 강화…주민들 통제 강화
[서울=뉴스핌] 장동진 기자 = 북한 주민들이 지난 27일 열렸던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반신반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일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주민들이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만, 앞서 두 차례의 정상회담 이후에도 달라진 게 없었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 등 북한 매체들은 지난 28일 남북정상회담이 종료된 이후 '판문점 선언'과 '비핵화' 등의 소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북한 관영매체가 남북 정상이 지난 27일 합의한 ‘판문점 선언’을 보도했다.<사진=노동신문> |
◆ 北 매체들 "정상회담, 전적으로 김 위원장의 통큰 통일전략이 낳은 결과" 선전
소식통은 "노동신문에 남북정상회담 소식을 아주 상세하게 알렸다"며 "정상회담이 전적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대범하고 통 큰 통일전략이 낳은 결과라고 선전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주민들은 '이제야 민족의 숙원인 통일이 오는가'라며 흥분된 감정을 표출하고 있다"면서 "젊은 지도자(김정은)가 나라의 경제적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남측으로 간 것에 대해 칭송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민들이 이제 북한도 남들처럼 잘 먹고 잘 살 수 있게 될 것이라는 들뜬 감정을 숨기지 않고 있다"며 "김 위원장의 정확한 판단과 담대한 배짱으로 수십년간의 모진 고생이 끝나게 되었다고 반기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 함경북도 소식통 "김 위원장 파격 행보에 놀라는 분위기...일부 주민들은 기대 안해"
하지만 일각에선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남북정상회담 소식을 듣고 비판적인 반응을 보이는 주민들이 적지 않다"며 "이번 정상회담이 세번째인데 지난 두 차례 회담 이후에 달라진 게 뭐가 있느냐고 반문하는 주민들도 상당수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그러면서 "예전에도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과 두번의 정상회담을 하고 합의문을 발표했지만 제대로 이행된 게 하나도 없었다"며 "첫 정상회담 때 당장 통일이 될 것처럼 흥분해서 좋아했는데, 결국에는 다 물거품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 소식통은 또 "앞서 두 차례에 걸친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한은 핵무기 개발로 더 어려운 경제적 시련을 겪었다"며 "노동신문이 전하는 이번 정상회담 내용도 앞선 두 차례의 회담 내용과 다를 게 없는데 반드시 약속을 지킨다고 무엇으로 장담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주민들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앞세운 김 위원장의 파격적인 행보에 환호하고 있지만 북한이 과거처럼 핵무기에 매달리면서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과거보다 더한 경제적 곤궁을 겪지 않을까 우려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지난 27일 열린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태운 차량이 판문점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 간부·주민 사상교육 강화 지시..."사상문화적 침투 책동에 한사람 같이 투쟁할 것"
한편 북한 당국은 남북정상회담 직후 간부들과 주민들에 사상교양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지난 29일 "이번에 진행한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주민들에 대한 사상교양사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RFA에 따르면 현재 북한 당국은 각 근로단체와 인민반 조직별로 '적들의 사상문화적 침투 책동을 짓뭉개버리기 위한 투쟁에 한사람같이 떨쳐 나서자'라는 제목으로 강연회를 하고 있다.
소식통은 이어 "일부 간부들과 주민들 속에서 정상회담을 통해 경제를 비롯한 여러 측면에서 남한이나 외부의 도움을 바라는 것과 같은 허황한 생각이 나타나지 않도록 대책 마련이 집중적으로 논의 됐다"고 덧붙였다.
jangd8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