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이석중의 세상엿보기] 한국에서 대기업하는 죄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대기업들의 금고는 정권의 딴 주머니인가?

 [서울=뉴스핌] 이석중 에디터 = 박근혜 정부에서 이뤄진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대한 출연을 뇌물로 규정하고 처벌한 게 불과 얼마 전이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에서는 기업 돈을 걷는 일은 없을 줄 알았는데, 다시 벌어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산업혁신기금을 더 내라고 하고,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을 걷겠다고 나섰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역 영세상공인들과 상생펀드를 만들라며 갓 개장한 대형 쇼핑몰의 문을 닫으라고 한다.

대기업이라서다. “북한의 핵문제가 해결되면 천문학적인 남북경협자금이 필요할 텐데 남북협력기금을 얼마나 내라고 할지 벌써부터 걱정”이라는 재계 관계자의 말은 과연 기우일까?

 

한국에서 대기업은 주홍글씨인가?

 정권 차원에서 공익 목적 임을 내세워 대기업들로부터 돈을 걷은 것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처음이다. 아웅산 테러 발생 직후 일해재단 설립을 위해 모금한 것이다.

그후 역대 정권들은 대기업들에게 손 벌리는 걸 당연시했다.

김대중 정부에서는 대북비료 보내기 사업, 아시아·태평양평화재단 설립 등을 대기업 돈으로 충당했다.

노무현 정부 때는 공익재단을 설립해야 한다며 모금했다. 금융지주회사들에게는 공익재단 설립을, 삼성 현대차 SK 등 재벌그룹에게는 사회공헌재단 설립을 강제했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금융위원회가 주도해 대기업과 은행들이 개별적으로 미소금융재단을 설립토록 했다. 신용등급이 낮아 제도권 금융이 어려운 서민들을 대상으로 저리로 대출 지원한다는 취지로 대기업과 은행들로부터 돈을 걷었다. 대.중소기업협력재단에 삼성을 포함한 주요 대기업들이 출연토록 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미르와 K스포츠 재단을 통해 대기업으로부터 774억원의 기금을 걷었고, 탄핵과 사법 처리의 중요한 사유 중 하나가 됐다.

정권의 모든 모금은 자발적 형태를 띠었지만, 대기업 입장에서는 살아있는 권력의 눈 밖에 나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내야 하는 고육지책이었다.

 

그때는 틀렸고, 지금은 맞다?

 농식품부는 농민복지증진을 위해 설립한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의 모금이 지지부진하자 대기업에게 손을 벌릴 심산이다.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은 지난 2015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 당시 농민들의 반발이 거세자 농수산물 생산·유통 사업 등을 지원하기 위해 설정한 기금으로 지난해 3월 출범했다. 매년 1000억원 씩 10년간 총 1조원이 목표다.

지난해 한국전력 등 에너지공기업들이 50억원 내외씩 냈고, 민간 대기업 중에는 현대자동차 만이 2억원을 냈다. 올해말까지 2000억원 모금이 목표지만, 고작 16% 정도가 걷혔다.

모금이 지지부진하자 농식품부는 5대 또는 10대 그룹과의 간담회를 추진하고 있다. 정부가 직접 기부금을 모집할 수 없어 농어업협력재단 등을 내세우기로 했다. 재단은 그룹 규모에 따라 출연금을 할당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산업부도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위한 기부금을 내라는 의사를 협력재단을 통해 대기업 관계자들에게 전달했다.

기업들이 2013년부터 오는 7월까지 진행되는 ‘산업혁신운동’ 1단계 사업에 총 2277억원을 냈는데, 8월부터 시작하는 2단계 사업에 출연액을 20% 늘리라고 요청한 것. 물론 자발적인 모금이라고 한다.

롯데쇼핑몰 군산점의 경우는 대한민국에서 대기업을 하기가 얼마나 어려운 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또 다른 경우다.

중기부는 지난달 27일 개점한 롯데쇼핑몰 군산점이 지역 소상공인 단체들과 상생 합의를 하지 않은 채 개점했다는 이유로 “영업을 일시 중단하라”는 조치를 내리겠다고 한다.

영업 일시정지 이행명령이 내려지면 7~10일 이내에 합의해야 하고, 합의 없이 영업을 계속하면 5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후 사업조정 권고 및 이행명령까지 거부하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1억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도 있다.

대형 점포 출점에 대한 ‘유통산업발전법’과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의 ‘이중규제’ 때문에 빚어진 결과다.

롯데쇼핑은 유통산업발전법의 규정에 따라 지난 2016년 12월 군산지역 소상공인협회를 주축으로 구성된 ‘군산 롯데몰 입점저지 대책위원회’와 상생방안에 합의하고 상생기금으로 전북신용보증재단에 20억원을 출연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지역의 3개 조합이 이번에는 상생법을 근거로 중기부에 사업조정을 신청했다. 개점을 3년 연기하거나 260억원의 상생기금을 추가로 내놓으라는 요구다. 여러 차례 협의를 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해 정부가 나선 셈이다.

 

기금 출연하면 공공연하게 특혜(?) 주겠다는 정부

 기금 모금을 위해 내놓은 농식품부의 당근도 문제다. 기금출연기업에 대해 동반성장지수 가점을 부여하는 방안을 중기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한다. 동반성장지수 ‘최우수’ 또는 ‘우수’ 등급 기업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직권조사를 1~2년 면제하고 조달사업 참여 시 가점을 준다는 것이다.

기금을 내면 공정위 직권 조사를 한시적으로 면제해 주겠다는 발상이 가당치 않다.

거래행위가 잘못 됐으면 조사하는 것이 맞다. 그것이 공정위 직권조사든, 국세청의 세무조사든. 잘못된 행위가 조사하지 않는다고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언젠가 조사가 이뤄져 적발될 일이면 일정 기간 봐준다고 없어지지 않는다. 조삼모사식 행정일 뿐이다.

무엇보다 공정위나 국세청의 조사는 조사 자체가 징벌적 성격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는 점은 한참 잘못됐다.

julyn11@newspim.com

[관련키워드]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설연휴 한낮 18도 '포근'…16일 비·눈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올해 설 연휴는 대체로 온화한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연휴 중반 강원 영동·동해안을 중심으로 비·눈이 예보돼 귀성·귀경길 교통안전에 주의가 필요하다. 기상청은 12일 정례브리핑에서 설 연휴 기간인 오는 14일부터 18일까지 전국이 대체로 구름 많고 평년보다 다소 높은 기온을 보인다고 예보했다. 이 기간 아침 최저기온은 -4~7도, 낮 최고기온은 7~18도를 오르내리겠다. 북쪽에서 강한 한기가 남하하는 양상은 아니어서 큰 한파는 없을 것으로 예보됐다. 설 연휴 기간 날씨 전망. [사진=기상청] 다만 16일에는 북쪽에서 내려오는 찬 공기가 동쪽 상단으로 이동하며 강원 영동과 경북 동해안을 중심으로 비·눈이 내릴 전망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대설특보 수준의 많은 눈이 내릴 가능성도 있다. 고기압의 영향으로 기온이 낮아져 아침 최저기온 -6~6도, 낮 최고기온 3~11도의 평년 수준 기온을 보이겠다. 강수 강도와 범위는 변동성이 있다. 상층 찬 공기가 강하게 남하할 경우 영동 지역 적설이 늘어날 수 있다. 반대로 제주 남쪽 해상을 지나는 저기압이 북상하면 강수 구역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연휴 기간 주의할 기상요소는 안개와 도로 살얼음이다. 15일까지 서해안과 내륙을 중심으로 짙은 안개가 끼는 곳이 있겠다. 일부 지역은 이슬비나 빗방울이 떨어지겠고 기온이 낮은 곳에서는 어는비와 도로 살얼음이 발생할 수 있다. 기상청은 귀성·귀경길 차량 운행 시 교통안전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기상청은 13일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설 명절 특화 기상정보를 제공한다. 도로·해양·공항 기상 등 이동에 필요한 맞춤형 정보도 함께 안내할 예정이다. yek105@newspim.com 2026-02-12 12:51
사진
"SK하이닉스 경영성과급, 임금 아냐" [서울=뉴스핌] 이바름 기자 = 대법원이 SK하이닉스 퇴직자들이 제기한 퇴직금 청구 소송을 기각했다. 대법원은 경영성과급을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으로 보지 않는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마용주)는 12일 오전 10시 SK하이닉스 퇴직자 김모 씨 등 2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퇴직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매년 연도별로 당해 연도에 한정해 지급 여부와 지급기준을 정한 노사합의에 따라 경영성과급이 지급된 사정만으로는 단체협약이나 노동관행에 의한 피고의 지급의무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SK하이닉스 CI.[사진=뉴스핌DB] 대법원은 또 SK하이닉스의 취업규칙이나 월급제 급여규칙에 경영성과급에 관한 규정이 없고, 매년 노사합의를 통해 성과급을 지급했지만 경영상황에 따라 언제든 합의를 거부할 수 있었다는 점을 들어 "경영성과급을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할 의무가 지워져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근로 대가성 판단에 관해 영업이익 또는 EVA 발생 여부와 규모와 같이 근로자들이 통제하기 어려운 다른 요인들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경영성과를 지급기준으로 한 경영성과급은 근로 대가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1999년부터 매년 5~6월경 노조와 교섭을 통해 경영성과급 지급 여부와 기준, 한도, 지급률 등을 정해왔고, 2007년부터 생산성 격려금(PI)과 초과이익 분배금(PS)이라는 명칭으로 바꿔 성과급을 지급해왔다. EVA는 경제적부가가치로, PS를 산정하는 기준이다. 김 씨 등은 회사가 매년 정기적으로 경영성과급을 지급해온 점을 들어, 이를 근로의 대가인 임금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PI와 PS를 평균임금에 포함하지 않고 산정한 퇴직금은 부당하다며 2019년 소송을 제기했다. 하급심에서 김 씨 등은 패소했다. 1심 재판부는 "PI 및 PS를 포함한 경영 성과급은 근로의 제공과 직접적이거나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고 볼 수 없다"며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 항소심 역시 "PI 및 PS는 회사의 경영성과를 근로자들에게 배분하는 성격이 강해 개별 근로자의 근로제공 그 자체와 직접적 혹은 밀접하게 관련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회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근로기준법상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은 사용자에게 지급의무가 지워져 있고, 금품지급의무의 발생이 근로제공과 직접적으로 관련되거나 그것과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볼 수 있어 근로의 대가로 지급되는 것이어야 한다"며 기존 임금성 관련 법리를 재확인했다.  right@newspim.com 2026-02-12 10:57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