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3강 바이두대신 샤오미, 'XAT' 재편 관측
조달 자금, 글로벌 사업 영토 확장에 집중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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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동현기자] 세계 스마트폰 4위 업체로서 또다시 세계인의 이목을 끌고 있는 ‘대륙의 실수’ 샤오미(小米). 샤오미가 5월 3일 홍콩증시 IPO를 신청한 가운데 금융 전문가들은 이 회사가 시총 1000억 달러(약 100조원) 규모의 ‘특급 우량주’로 등극할 것으로 예측했다. 빠르면 오는 6월말에 정식 상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주식 공개를 통한 자금 모집 규모는 100억 달러에서 최대 1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샤오미가 목표치 만큼 자금 조달에 성공하면 2014년 알리바바의 뉴욕 상장 이후 세계 최대 규모 IPO가 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샤오미의 CEO 레이쥔(雷軍)이 텐센트의 마화텅 회장을 제치고 중국 최고 부호자리에 오를 것이라는 성급한 예측도 나오고 있다. 더불어 샤오미가 기업가치 규모에서 바이두를 누르고 중국 3대 인터넷 회사로 도약,이른바 ‘XAT’ 시대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 상장 계획 번복, 해외사업 확대에 심혈
“앞으로 5년내 샤오미가 상장할 일은 없을 것이다”
샤오미 레이쥔 회장이 지난 2016년 매체와의 인터뷰 중에서 내놓은 상장에 관한 발언이다. 그는 이어서 같은 해에 4차례나 상장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표명했다. 그랬던 그가 2년도 채 안된 2017년 연말부터 입장을 번복, 투자 은행들과 상장을 위해 긴밀한 접촉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는 바로 부진의 늪에서 허덕이던 샤오미의 실적이 획기적인 반등에 성공한 시점이다. 특히 신흥시장 중 인도에서의 성과가 매출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전문가들은 샤오미 상장의 배경으로 스마트폰 시장 성장 둔화로 인한 해외시장 확대 필요성을 한 원인으로 꼽았다.
실제로 글로벌 스마트 폰 시장은 지난해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했다. 여기에다 샤오미는 중국 프리미엄 폰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에 따라 샤오미는 신속한 해외시장 확대를 통해 향후 성장 동력을 얻겠다는 것.
샤오미의 주식 모집설명서에 따르면, 샤오미는 이번 IPO를 통해 모집되는 자금의 30%를 해외 시장 개척에 쓸 예정이다. 더불어 R&D(30%) 및 제품 공급망 강화(30%)를 위해서도 상당한 자금이 투입될 계획이다.
최근 홍콩거래소가 도입한 차등의결권도 샤오미에게 호재이다. 샤오미는 차등의결권을 적용받는 첫번째 상장사가 될 전망이다.
차등의결권은 1개 주식마다 1개 의결권을 주는 것이 아니라, 특정 주식에 많은 수의 의결권을 부여해 대주주의 지배권을 강화하는 제도다.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맞선 기업의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꼽힌다.
복수의 중국 매체에 따르면, 레이쥔은 약 31.4%의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샤오미 총재이자 공동창업자인 린빈(林斌)은 약 13.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두 명의 경영진은 A형 주식을 부여 받아 주식당 10개의 의결권을 가지게 될 전망이다. 나머지 주주들은 1개의 의결권을 가진 B형 주식을 갖게 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레이쥔과 샤오미 7명의 공동창업자<사진=바이두> |
한편 이번 IPO로 레이쥔은 물론 ‘창업 공신’들도 억만장자 대열에 동참할 예정이다.
샤오미 총재인 린빈(林斌), 황장지(黃江吉),저우광핑(周光平), 리완창(黎萬強),류더(劉德), 왕촨(王川) 훙펑(洪鋒) 등 8명의 창업공신은 최소 7억달러~10억 달러에 달하는 재산을 거뭐질 전망이다.
이들은 대부분 엔지니어 출신으로 지난 2010년 레이쥔과 함께 샤오미를 창업했다. 이 '개국공신'들은 창업 8년만에 IPO로 '돈방석'에 앉게 됐다. 이들 중 스마트폰 개발을 지휘한 저우광핑(周光平)과 클라우드 사업을 총괄한 황장지(黄江吉) 두 명은 최근 회사를 떠난 것으로 전해진다.
리카싱 회장과 레이쥔이 만나 향후 협력을 논의했다<사진=바이두> |
◆신흥시장 강세, 샤오미 해외사업 ‘순풍의 돛'
지난 3일 중화권 대표 부호 리카싱(李嘉誠)과 샤오미의 레이쥔이 만났다. 이날은 샤오미가 홍콩거래소에 상장 신청을 한 시점으로 레이쥔의 ‘일거일동’에 대한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날 중국 재계의 두 거물은 창허그룹 산하 글로벌 전역의 1만 7700여 매장에서 샤오미 제품을 판매하기로 합의했다. 두 업체간 협력으로 샤오미 해외사업은 순풍에 돛을 달 듯 순항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두 사람의 협력으로 화웨이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도 흘러나왔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샤오미는 2018년 1분기 기준 세계시장 점유율 8.4%를 기록했다. 이는 삼성,애플, 화웨이에 이은 세계 4위의 성적이다. 특히 전년동기 판매량은 87.8% 증가한 것으로 집계돼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에 따라 샤오미 전체에서 해외사업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7년 기준 28%를 기록하며 3년전 2015년(6.1%)의 4배 수준으로 껑충 뛰어 올랐다.
‘차세대 G2’인 인도 시장에서도 샤오미는 눈부신 성장세를 보이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샤오미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31%를 차지하며 1위를 기록했다. 이 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13.1%)의 세배에 가까운 수치다.
이어 삼성전자는 26%의 점유율로 2위를 차지했다. 3위와 4위인 비보(vivo)와 오포(OPPO)가 각각 5.8%, 5.6%를 기록했다.
샤오미는 2016년 4분기까지만 해도 인도 시장 점유율이 9%에 불과했지만 현지화 전략, 현지 기업과의 협력 확대 등을 바탕으로 업계 판도를 바꿨다.
실제 샤오미와 자회사 순웨이캐피탈(順為資本)은 훈가마, 크라지비 등 인도 인터넷업체를 비롯해 휴대폰 수리ㆍ제조 및 콘텐츠 기업 등에 투자를 적극 추진하며 모바일 생태계를 구축했다. 그 결과 샤오미는 단순히 스마트폰 판매에 그치지 않고, 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다. 경쟁사와의 차별화에도 성공하며 업계 영향력을 확대했다
샤오미는 인도 시장 석권을 기반으로 향후 신흥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샤오미는 인도 외에도 인도네시아, 러시아 등 신흥국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며 업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 매체 신랑에 따르면, 샤오미는 올 들어 처음으로 러시아 온라인 판매량에서 애플을 앞질러 1위를 차지했다. 샤오미는 온라인 판매부문에서 올해 3월 기준 시장 점유율 20%를 차지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문가들은 샤오미의 러시아의 시장 돌풍의 배경으로 온라인 판매의 성공을 지목했다. 올해 초 샤오미는 해외직구업체인 알리익스프레스와 손을 잡고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향상시킨 것으로 전해진다.
러시아의 샤오미 매장<사진=바이두> |
◆ 7년만에 매출 1000억위안 ‘성공신화’ 쓴 샤오미
‘중국판 스티브 잡스’로 불리는 레이쥔(雷軍)은 지난 2010년 7명의 동료와 함께 샤오미를 창업했다. 그 후 7년이 흐른 2017년 샤오미는 ‘매출 1000억위안클럽’에 가입하며 거대 IT 기업의 반열에 올랐다.
레이쥔은 실용적인 방식만 고수하면서 그만의 ‘성공 스토리’를 써내려 갔다. 창업 초창기엔 철저히 오프라인 판매 방식을 배제했다. 특히 광고도 없이 유통 비용이 적은 온라인 판매를 고집하면서 수익성을 극대화했다.
특히 ‘샤오미의 팬’으로 불리는 ‘미펀(米紛)’들이 자발적으로 샤오미의 세일즈맨을 자처하며 시장 점유율을 높여갔다. ‘샤오미 팬클럽’은 개발과정부터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참여하기 때문에 강력한 소속감을 갖고 있었다. 또 샤오미는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한 ‘가성비의 결정판’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대륙의 실수’로 불리기 시작했다. 마침내 샤오미는 지난 2014년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그 후 지난 2016년 시장점유율이 급락하면서 이른바 ‘샤오미 위기론’이 확산됐다. 하지만 얼마 후 인도 등 신흥국 시장의 실적이 상승하면서 매출이 반등세를 보였다. 더불어 샤오미는 체험형 매장인 샤오미즈자(小米之家)를 개점한 이후 스마트폰, IT 제품, 소형가전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2017년 말, 샤오미즈자 중국 매장 수는 230여개로 대폭 늘었으며, 매장 방문자 수도 3200만여명에 달한다.
업계 전문가들은 향후 샤오미의 사업 전망과 관련, △신흥국 공략 △자체 생태계 구축 △신사업 확장 등을 바탕으로 안정적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진단했다.
한편 샤오미는 올해 1분기에 중국 스마트 폰 시장에서 화웨이(華爲), 오포, 비보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또 샤오미의 2017년 매출은 1천146억 위안(19조4천억원), 영업이익은 122억 위안을 기록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현 기자(dongxu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