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것은 바로 잡는다'는 신념의 10년차 재선 의원
"노력하면 잘 살 수 있는 사회 위해 보수 개혁 앞장"
[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사이다 같은 발언을 쏟아내며 '청문회 스타'라는 별명을 얻었던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 하지만 당 내에서 홍준표 대표나 김성태 원내대표는 그를 '장포'라고 부른다. 위기의 보수진영에서 총대를 메고 전면에 나서 싸우는 그의 전투력 때문이다. 실제 그는 최근 한국당에서 가장 목소리를 크게 내는 인물이다.
그런 그를 뉴스핌이 직접 만나 인터뷰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 2018.05.08 kilroy023@newspim.com |
◆논평 직접 써…"제가 총대 메야 다른 사람들도 용기를 내죠"
그의 하루 일과는 7개의 신문을 펼쳐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각기 다른 논조의 논설과 칼럼을 살펴보고 중요한 사안은 직접 챙긴다. 하루에 많게는 6개의 논평이 그의 이름으로 나온다.
장 대변인은 "요즘 지역구 선거를 챙기느라 바쁘긴 하지만 그래도 논평은 직접 쓴다. 수석대변인이니까 사안마다 전부 파악을 하고 있어야 하고 포괄적인 논평을 해야 해 비행기, 기차, 차량 이동 중에 논평 써서 넘기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사이다 화법처럼 그의 논평 역시 촌철살인이다. 그는 "수석대변인이라는 제 직책에 대한 책임"이라면서 "국민들 정서와 다를 수는 있지만 미래를 내다보고 한국당에서 꼭 내야 할 논평들은 제가 총대를 메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대변인이나 부대변인 들이 용기가 안 날 것 같다. 제가 뒤에 서 있고 다른 대변인들 보고 앞에 나가서 싸우라고 하는 건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장 대변인은 "장포라는 별명은 훈장"이라고 했다. 그는 "정치보복특별위원회 대변인 하면서 정치 보복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 걸 보고 대표님과 원내대표님이 그렇게 부르더라. 지금까지는 저희 당이 당 대표, 원내대표, 대변인의 메시지가 갈라져 나오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통일된 하나의 목소리로 가려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수는 완전히 신뢰 잃어…시간 걸려도 꾸준히 국민 설득해야"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 2018.05.08 kilroy023@newspim.com |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국정농단 사태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보수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 게다가 한국당의 자극적인 발언들이 집중적으로 보도되고 회자되면서 연일 막말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도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는 "탄핵은 권력이 국민들의 힘에 의해 끌려 내려오는 거다. 보수가 완전히 추락하고 궤멸된 상황이자, 보수 정권이 탄생된 이후 가장 위기의 순간이었다"면서 "거기에다가 탄핵 찬반에 따라 보수가 분열됐으니 국민들이 보수 진영에 대한 희망을 접어버린 가장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 마디로 보수가 완전히 신뢰를 잃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때때로 보수 진영에서 얘기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왜곡돼 나가는 경우도 많다.
그는 "남북 문제만 보더라도 우리는 '지금까지 김정은 3대 세습 정권이 핵과 관련해 8번의 거짓말을 해왔으니 이번이 9번째 거짓말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 번에 경제 제재 빗장을 풀고 마치 평화가 온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고 경고를 보낸 거였다"면서 "건전하면서도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북한을 대해야 한다는 건데, 한 두 마디의 과격한 발언을 통해 마치 우리가 모든 것을 발목 잡는 집단처럼 비춰지는 데 대한 아쉬움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물론 이렇게 된 데에는 발신자 책임도 있다. 제일 우선적으로는 저희가 좀 더 인내심을 가지고 정확한 메시지를 전달하려 노력해야 하는데 그걸 못했다는 데 문제가 있다"면서도 "우리가 모든 신뢰를 잃었기 때문에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우리의 진정성을 알릴 수 있는 좋은 메시지들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실천해야 한다. 대한민국에 보수진영이 꼭 있어야 한다는 인식, 그리고 대한민국의 보수를 이끌어갈 수 있는 것은 한국당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기회를 얻을 때까지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란만장한 10년차 정치인 인생…"보수 개혁해 공정한 사회 만들 것"
어느덧 그는 10년 차 재선 정치인이 됐다. 사람들은 10년 동안의 그의 정치 인생을 '롤러코스터'에 빗댄다.
장 대변인은 "38살에 이명박 전 대통령 뵙고 정치에 입문해 정권을 잡았다. 이후 촛불집회, 용산사태, 디도스 등 엄청난 일을 겪었고 19대 총선에 불출마한 뒤 4년간 야인 생활을 하다가 20대때 공천을 못받으면서 무소속으로 당선이 됐다. 이후 국정농단이 터지고 탄핵을 하다가 바른정당에서 다시 왔다"면서 "10년 동안 압축적으로 많은 일을 겪었다. 저처럼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칭찬과 비판을 받았던 사람은 없을 거다. 하지만 그 시간이 저를 단단하게 만들었고 성숙하게 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 2018.05.08 kilroy023@newspim.com |
그래도 10년의 세월 동안 변하지 않은 것이 하나 있다. '잘못된 건 바로잡는다'는 그의 정치 신념이다.
그는 "정의롭지 못하고 공정하지 못한 일이 있다면 목소리를 내는 것이 국회의원의 도리라고 생각한다"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을 하고, 콘크리트 지지층 믿고 제왕적 권력을 남용하고 전횡한 데 대해 지적했듯, 문재인 정권도 1년밖에 안 됐는데 콘크리트 지지율을 믿고 제왕적 권력으로 정치하고 있는 것을 지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에게 정치인으로서의 목표와 꿈을 물었다. 국회 부의장이었던 아버지(故 장성만 의원)의 뒤를 이어 오랫동안 정치인을 꿈꿔온 그이기에 명확한 목표가 있을 거라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답변은 의외였다.
장 대변인은 "당장 뭐가 되겠다는 목표보다는 보수를 개혁해 조금 더 공정한 사회를 만들고 싶은 꿈이 있다"면서 "우선 지금의 썩어 문드러진 보수를 개혁해야 한다. 부패하고 오만하고 교만하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남용해 국민으로부터 버림받는, 잘못된 보수를 개혁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 하나는 보수가 기득권을 버리고 중산층과 서민들이 공정한 출발선에서 자신이 노력한 만큼 벌고 성공할 수 있는 기회의 나라로 만드는, 이를 통해 사회적 격차를 줄여 나가는 보다 진보적인 아젠다를 가져와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해도 해도 안되니 우리 젊은 세대들이 별로 성공하고 싶은 마음이 없는데, 그들에게 어떻게 꿈을 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그렇다고 지금 정권처럼 있는 사람에게서 무조건 뜯어서 나눠주는 건 오히려 열심히 경쟁하려는 경쟁심을 없애버려 하향평준화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자유시장경제의 가치를 신봉하면서 경쟁을 통해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공정하게 보장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정치를 시작했고, 저를 보수에 몸담게 했다. 앞으로 그런 나라를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소신을 말하는 그의 눈은 확신에 가득차 있었다.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