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크롬바커 판매 세계 3위 시장"
"맥주순수령 지켜온 뚝심, 무한 맥주경쟁서 살아남을 것"
[서울=뉴스핌] 박효주 기자 = 맥주 강국 독일에서 12년째 1위를 지킨 브랜드가 있다. 올해로 제정 502년째를 맞은 맥주 순수령을 200년째 지켜온 ‘크롬바커(Krombacher)’가 그 주인공. 크롬바커는 수입맥주 열풍이 불고 있는 한국에서도 식지 않는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한국 시장은 크롬바커 세계 매출 3위 국으로 일본, 중국 등 아시아와 오세아니아에서는 맥주 판매량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에 크롬바커를 알리고 18년째 독점 판매하고 있는 최승연 케이비코리아 대표는 그 성공 비결을 ‘허세 없는 맥주’에서 찾았다.
“맥주 순수령은 맥주를 주조할 때에 홉, 정제수, 그리고 맥아만을 사용해야 한다고 명시해 놓은 독일의 법령입니다. 1516년에 맥주 순수령이 법령으로 제정 됐으니 올해로 502년 째죠. 독일의 대표 맥주 브랜드인 ‘크롬바커’는 맥주 순수령을 기념하기 위해 3년 전 맥주 순수령 500주년 기념 마을 축제를 열었고 그 후부터 매 년 봄에 축제를 열고 있습니다.”
최 대표는 지난 3년 간 매년 맥주 순수령 축제에 참가하고 있다. 그는 맥주 순수령을 올곧게 지켜가는 크롬바커의 철학이 축제 여기저기서 묻어난다고 전했다.
“크롬바커만의 축제라기 보다 마을잔치라고 생각하시면 되요. 독일어로는 라인하이츠거보트(Reinheitsgebot)라고 하죠. 전 세계에 있는 크롬바커의 고객, 그들의 가족을 초청해서 함께 식사도 하고 지역 관광을 다닙니다. 또 상표등록까지 한 크롬바커 맥주의 원료인 물을 둘러보기도 하고 생산시설도 함께 투어를 하죠. 저는 3년 째 참석하고 있는데 크롬바커 패밀리가 됐다는 소속감을 느낄 수 있었어요. 앞으로도 매 해 참여 할 계획입니다.”
크롬바커가 기업 창립일도 아니고 국경일도 아닌 맥주순수령을 기념하는 것은 크롬바커가 만드는 맥주의 철학과 깊은 연관이 있다.
크로바커는 갖가지 맛과 향으로 중무장한 세계 맥주들 사이에서 200여 년 동안 뚝심 있게 맥주순수령을 지키며 한결 같은 맛을 지켜왔기 때문이다.
최승연 케이비코리아 대표. |
최 대표에 따르면 현재 한국은 크롬바커 세계 매출 상위 3위 국가다. 크롬바커 본사가 직영으로 운영하지 않고 수입사가 영업을 하는데도 성과를 내는 것을 보고 본사에서도 신기해하는 일이다.
“샤데베르그(Schadeberg) 크롬바커 독일 본사 회장이 ‘돈 1원도 안 들여서 한국에 지사를 하나 얻었다’며 기쁨을 전한일도 있습니다. 크롬바커가 한국에서 인기를 얻는 것은 집중력의 결과죠. 보통 수입사들은 제품이 잘 팔리지 않으면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는데 우리는 잘되든 안 되는 오직 크롬바커 하나만 집중을 했습니다. 그것이 고객들에게도 통했던 것 같아요”(웃음)
최 대표 역시 어려운 시기는 있었다. 10여년 전인 2008년 이른바 ‘리먼 사태’가 터졌을 때 환율이 며칠 만에 70~80%가 하락한 일이 있었다. 당시 케이비코리아 또한 재정적인 어려움에 맞닥뜨렸다.
그 때 독일 크롬바커 본사에서 결제일을 연장해주는 등 편의를 봐줬고 본사의 도움으로 무사히 넘길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샤데베르그 회장이 종종 하는 말이 있어요. ‘그때 우리가 한국에 투자한 것이 최근 우리가 했던 투자 중 가장 좋은 투자 중 하나였다’는 말이죠. 본사에서 한국 시장을 특별하게 생각하는데 대해 자부심을 느낍니다.”
최 대표는 국내외 맥주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지만 이번에도 살아남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국내 뿐 아니라 독일에서도 수많은 맥주 브랜드가 경쟁하고 있고 판매율은 점차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순수한 뚝심을 지킨다면 이것이 종국에 브랜드 생존을 위한 무기가 될 것임을 믿고 있는 것이다.
“수많은 맥주 브랜드가 난립해 수 백 가지 맛의 맥주 맛을 만들어 판매하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크롬바커는 소리 없이 강하고 정직하며 허세를 부리지 않습니다. 무한 맥주 경쟁에서도 크롬바커의 진가를 알아보는 소비자들이 크롬바커를 최고의 맥주 브랜드로 만들어 줄 것을 자신합니다.”
hj030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