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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경협 대박산업 1순위는 시멘트, 보일러, 제지

기사입력 : 2018년06월14일 16:45

최종수정 : 2018년06월14일 16:59

[서울=뉴스핌] 민경하 기자= "남북경협이 현실화할 경우 우선적으로 뜨게 될 국내 산업은 뭘까요?"

"그야 당연히 시멘트, 보일러, 제지이죠.'

지난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 7층 개성공단기업협회 사무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을 TV로 지켜보면 기업 CEO들 사이에 오간 대화다.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을 비롯해 오랜 비즈니스 노하우를 가진 이들이 남북경협의 '대박 사업'으로 시멘트, 보일러, 제지의 3가지를 우선적으로 꼽는 것에 이견이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이들 아이템이 북한이 가장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남북 경협으로 가장 큰 수혜를 볼 업종에 시멘트 업종을 꼽는다. 한 참석자는 "우리도 한국전쟁 이후 복구에 필요한 시멘트 사업이 가장 먼저 부상했다"며 "본격적인 경협이 시작될 경우, 북한의 철도·항만 등 사회간접자본(SOC) 공사에 따른 대규모 건설 수요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침체된 건설경기와 늘어난 규제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국내 시멘트 업계에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쌍용양회 동해공장 모습 <사진=민경하기자 204mkh@>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북한의 연간 시멘트 생산량은 800만톤 안팎으로 국내 생산량의 10분의 1 수준인 데다가 품질도 낮은 편으로 알고 있다"며 "중국 시멘트 보다 국내 시멘트가 가격이나 품질에서도 경쟁력이 있어 많은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 북한 상황을 파악하고 있어 확답은 어렵지만, 예상 수요가 많아 내륙·해안 상관없이 시멘트 업계 전반에 호재로 작용할 것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건설 관련 업종인 레미콘 업계는 레미콘 특성상 1시간30분 안에 현장에 도착해야 해 건설수요가 증가해도 단기간에 영향을 받지는 못할 전망이다. 대신 레미콘 업계는 북한에 있는 넉넉한 바닷모래를 기대하고 있다.

레미콘 업계가 다루는 콘크리트는 시멘트와 모래·자갈 등의 골재를 결합해 만들기 때문에 모래수급이 중요하다. 그러나 최근 국내 골재 시장은 지난 2016년 남해 배타적 경제수역(EEZ)에서 채취가 중단된 데 이어 지난해 인천 앞바다에서 채취가 중단돼 모래공급난을 겪고 있다. 업계에서는 고품질의 북한 바닷모래가 골재난을 일부분 해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자료=통일부>

 

보일러는 겨울이 길어 차가운 날씨에 애를 먹는 '북한 인민'의 필수품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보일러 업계는 아직 경협에서 보일러 산업의 진입 시점을 논하기는 어렵지만, 경협 확대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기초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보일러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어떤 보일러를 쓰는 것만 파악하는 게 복합적인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며 "중국처럼 중앙난방방식을 사용하는지, 연탄이나 기름을 사용할 경우 공급문제는 이뤄지는지 등 다양한 요소들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북한의 보일러 수준을 우리나라의 1980년대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국내 보일러 제품이 연탄·기름·가스 등 모든 제품에서 중국 제품보다 우위에 있어 대비는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제지업도 남북경협의 수혜 산업으로 꼽히고 있다. 

북한은 지나친 벌목으로 제지에 필요한 펄프가 전무한 상태로 제지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것이다. 제지업이 남북경협에 직접 참여하는 기업의 후방산업이라는 점도 부각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남북경협에 참여하는 업체들을 살펴보면 의류, 가방, 전기전자 등 골판지수요가 기대되는 업종으로 구성돼 있다"며 "특히 제품 포장재로 쓰이는 골판지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된다. 

 이 밖에도 북한에서 대규모 조림사업 가능성이 있는 조림업계도 주목받고 있다. 대부분의 남북경협은 유엔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해제돼야 진행 가능하기 때문에 해당사항이 없는 조림산업이 우선 추진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낙연 국무총리도 지난달 3일 대북제재에 해당하지 않는 조림사업을 우선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4mk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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