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자폐증 연관 신경세포 이동 장애증상 메커니즘 밝혀
신경세포 이동 결함, 일차 섬모 세포소기관 생성으로 설명
KAIST 의과학대학원 이정호 교수·박상민 연구원 논문 발표
[서울=뉴스핌] 김영섭 기자 = 국내 연구진이 후천적인 뇌 돌연변이로 인한 뇌전증(간질)과 자폐증 환자에게 나타나는 신경 세포 이동 장애 증상의 발생 원리를 규명함으로써, 후천적 뇌 돌연변이로 인한 뇌 발달 장애 환자의 치료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5일 KAIST에 따르면 이 대학 의과학대학원 이정호 교수팀은 난치성 뇌전증·자폐증과 밀접하게 연관된 대뇌 피질 발달장애 환자의 뇌 조직에서 엠토르(mTOR) 유전자의 후천적인 뇌 돌연변이가 발생함을 확인, 동물·세포 모델을 이용해 대뇌 피질 발달 이상의 원리를 연구했다.
연구 결과 엠토르 돌연변이를 가진 신경 세포에서 세포 소기관인 일차 섬모(Primary cilia)의 생성 기능이 망가져 있음을 확인, 이런 과정이 환자에게서 발견되는 신경 세포 이동 장애의 원리인 것으로 밝혀졌다.
박상민 KAIST 연구원 [사진=KAIST] |
1저자인 박상민 연구원은 “후천적 뇌 돌연 변이로 인한 뇌 발달 장애 환자에게서 관찰되는 대표적 증상인 신경 세포 이동 결함이 그 동안 주목받지 않았던 일차 섬모라는 세포소기관의 생성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엠토르 유전자가 ‘OFD1’이라는 단백질을 적절하게 제거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하지만 엠토르에 돌연변이가 발생함으로써 ‘OFD1’ 단백질이 과하게 축적됐고 이로 인해 신경 세포 이동의 장애 현상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돌연변이를 가진 신경 세포에서 과하게 축적돼 일차 섬모 생성을 방해하는 역할인 'OFD1' 단백질의 발현을 억제시킴으로써 일차 섬모의 생성을 회복시켰다. 이를 통해 신경 세포의 이동을 정상 수준으로 되돌렸다.
후천적 뇌 돌연 변이를 가진 대뇌 피질 발달 장애 환자의 뇌 조직및 동물 모델에서 망가져있는 일차섬모 생성 [자료=KAIST] |
앞서 연구진은 후천적인 뇌 돌연변이가 뇌전증과 자폐증을 유발할 수 있고, 이 돌연변이로 인해 신경 세포 이동 장애 증상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이전 연구에서 증명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신경 세포의 이동 장애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리에 대해서는 완벽하게 밝혀내지 못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후천적 뇌 돌연변이로 인한 뇌 발달 장애 환자의 새로운 치료제 개발을 위한 후속 연구를 진행 중이다. 대뇌 피질 발달 장애(Malformation of cortical development)는 소아 난치성 뇌전증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이번 연구결과(논문명 ‘Brain somatic mutations in MTOR disrupt neuronal ciliogenesis, leading to focal cortical lamination’)는 신경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뉴런(Neuron)에 6월21일 실렸다.
한편 이번 연구는 서경배 과학재단, 보건복지부 세계선도 의생명과학자 육성 사업, 질병중심 중개 중점 연구 사업을 통해 수행됐다.
일차섬모 생성을 회복시킨 대뇌 피질 발달 장애 동물 모델에서 신경 세포의 이동이 정상 수준으로 돌아옴 [자료=KAIST] |
kimy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