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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망 받던' 브릭스, '빌어먹을 황당한 투자 개념' 추락

기사입력 : 2018년06월26일 16:07

최종수정 : 2018년06월26일 16:07

올해 브릭스 4개국 수익률 모두 마이너스
미중 무역전쟁, 미국 경제제재, 통화 급락 등 악재 겹겹

[서울=뉴스핌] 김지완 기자 = "브릭스(BRICs)? 빌어먹을 황당한 투자 개념(bloody ridiculous investment concept)"

2000년대 초반 골드만삭스그룹은 보고서를 통해 성장이 기대되는 신흥국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을 묶어 브릭스(BRICs)라고 명명했다. 하지만 20년도 안돼 브릭스는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 비웃음을 사는 존재로 전락했다.

26일 경제협력기구(OECD)에 따르면, 중국의 GDP 성장률은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14.2%에 달했으나 올해는 6.7%로 곤두박질쳤다. 같은 기간 러시아와 브라질 성장률도 각각 7.0%에서 1.8%, 4.0%에서 2.0%로 추락했다. 인도만 7.4%로 2000년대 고성장 기조를 유지중이다.

성장률 하락에 투자수익률도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2006년과 2007년 중국주식형펀드 평균수익률은 각각 71.90%, 58.17%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인도주식형펀드는 27.77%, 64.10% 수익률을 올렸고, 브라질 보베스파(BOVESPA) 지수는 32.83%, 43.76% 상승했다. 러시아 RTSI 지수는 2005~2007년간, 각각 83.29%, 70.75%, 19.19%로 경이적인 수익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이들은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중이다. 브라질 -14.56%, 러시아 -3.65%, 인도 -7.42%, 중국 -0.63%. 특히 최근 3개월간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통화가치 급락과 무역분쟁 등의 악재가 겹치며 브라질 -23.19%, 러시아 -9.70%, 중국 -6.80%, 인도 0.84% 부진을 겪었다. 

중국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그로키' 상태다. 

'중국대륙본토' 펀드를 이끌고 있는 신준형 IBK자산운용 AI운용본부 매니저는 "3월 들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500억불 규모의 관세 부과와 중국 기업의 대미 투자 및 인수합병을 제한하기로 결정하면서 전면적인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가 부각돼 급락했다"면서 "무역협상에 따른 마찰은 지속적으로 시장의 상승을 제한하는 형태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최근의 약세로 중국 증시의 가격 매력도는 높아졌으나 유동성 긴축과 대외여건을 담안해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조언했다.

러시아도 트럼프 행정부의 제재로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4월 러시아의 전세계 악의적 개입(우크라이나, 시리아 아사드 지원, 서방 민주주의 개입)과 관련해 러시아 정부와 연관된 기업, 은행 등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안남기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러시아 금융시장은 지난 2016년 이후 경제회복과 맞물려 투자자들의 '선호 시장'으로 평가돼 왔으나 △제재 관련 불확실성 △제재대상 개별기업 리스크 등으로 시장 모멘텀 약화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이승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정치적 갈등 확산 구간이라는 점에서 △국제유가 반등 △서방 제재 불확실성 해소 △제재 조치 등에 따른 펀더멘털 우려가 해소되기 전까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브라질은 최악의 국면이다. 신환종 NH투자증권 FICC리서치센터장은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돼 안전자산 수요를 자극해 자본유출 압력이 지속돼 헤알화가 하락폭을 확대했다"면서 "또 무역분쟁 격화 시 원자재 가격 변동성 심화로 헤알화 약세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또 구속중인 룰라 전 대통령의 출마 여부, 후보들의 유세 본격화 및 포퓰리즘 공약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잠재돼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우려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지난 22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32%의 지지를 받았다.

또 트럭운전사 파업 영향으로 브라질 경제지표는 크게 악화됐다. 5월 브라질 PMI, 자동차 생산 및 판매, 고용 등이 모두 예상치를 하회한 흐름을 이어갔다. 브라질 언론은 이번 파업으로 20개 업종에 750억 헤알(약 21조7000억원) 이상의 피해를 낸 것으로 추산했다.

인도 역시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송진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매니저는 "인도증시는 자본이득세 도입, 국책은행의 사기대출  등으로 시장참여자들의 사기가 저하됐다"면서 "유가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리스크와 무역균형 악화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대표적인 원유수입국인 인도는 유가 상승에 몸살을 앓고 있다. 원유 가격은 지난 4월 이후 12% 오르는 동안 달러대비 루피화 가치는3% 떨어졌다. 인플레이션·자본유출 우려 속 통화가치가 하락하자 인도중앙은행은 지난 7일 기준금리를 4년5개월만에 0.25%p 인상했다. 

인도 역시 미국과 무역전쟁에서 자유로운 처지가 아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3월 인도정부가 자국 기업 대상으로 지급하는 수출보조금이 세계무역기구(WTO) 정책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인도를 WTO에 제소했다.  

swiss2pac@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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