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지정 간송문화재단 소장품, '조선회화 명품전' 9월16일까지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문화재청이 '이제 개국공신교서'를 국보로, '이정 필 삼청첩'등 조선 시대 서화가의 작품과 '익산 미륵사지 서탑 출토 사리장엄구'를 비롯한 매장·환수문화재 등 총 13건을 보물로 지정했다.
국보 제324호 이제 개국공신교서 [사진=문화재청] |
'국보 제324호 이제 개국공신교서(李濟 開國功臣敎書)'는 1392년(태조 1년) 태조 이성계가 조선 개국 일등공신 이제(李濟,?~1398)에게 내린 공신교서다. 교서는 국왕이 직접 당사자에 내린 문서로, 공신도감(功臣都監, 조선시대 공신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던 관서)이 국왕의 명에 의해 신하들에게 발급한 녹권(錄券,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공신임을 증명하는 문서)보다 위상이 높다.
조선 초기 개국공신녹권으로는 국보 제232호 '이화 개국공신녹권'을 비롯해 개국원종공신녹권 7점이 보물로 지정돼 있다. '개국공신교서'로는 '이제 개국공신교서'가 처음으로 국보로 지정됐다.
국보 제324호 이제 개국공신교서에 찍힌 ‘고려국왕지인(高麗國王之印)’ [사진=문화재청] |
교서의 끝부분에는 발급일자와 '고려국왕지인'이라는 어보가 찍혀 있다. 이 어보는 공민완 19년 명나라에서 내려준 고려왕의 어보로 조선 개국 시점까지도 고려 인장을 계속 사용한 사실을 알 수 있다. 문화재청은 "현재 실물이 공개돼 전하는 유일한 공신교서라는 점에서 조선시대 제도사·법제사 연구에 있어 중요한 자료"라고 판단했다.
'보물 제1982호 김정희 필 서원교필결후(金正喜 筆 書員嶠筆訣後)'는 추사 김정희(1786~1856)가 조선 후기 서예가 이광사(1705~1777)가 쓴 '서결·전편'의 자서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해 비판한 글을 행서(약간 흘려 쓴 한자 서체)로 쓴 것이다.
보물 제1982호 김정희 필 서원교필결후, 보물 제1983호 김정희 필 난맹첩, 보물 제1984호 이정 필 삼청첩, 보물 제1987호 김득신 필 풍속도 화첩(야묘도추도)(위로부터) [사진=문화재청] |
이는 한국 서예이론 체계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서원교필결후'는 김정희 서예이론의 핵심을 담고 있는 글이자 조형성이 뛰어난 추사체의 면모가 잘 드러나 있어 조선 말기 서예사 연구에 있어 중요한 작품이다.
이번 보물 지정에 있어 주목되는 성과는 2017년부터 문화재청이 간송미술문화재단과 협력해 추진해 온 ‘간송 컬렉션’의 지정이 마무리됐다는 점이다.
그 결과 김정희(金正喜) 외 이정(李霆), 이징(李澄), 심사정(沈師正), 김득신(金得臣) 등의 작품이 처음으로 보물로 지정됐다. 아울러 사군자, 화조화, 풍속화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국가지정에서 소외됐던 조선시대 서화가들의 작품을 발굴해 가치를 재평가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새로 보물로 지정된 이들 작품은 지난 16일부터 9월16일까지 대구미술관에서 열리는 ‘간송특별전 조선회화 명품전’에서 실물로 접할 수 있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국가지정문화재(국보, 보물)로 지정된 14건의 문화재가 체계적으로 보존․활용될 수 있도록 해당 지방자치단체, 소유자(관리자) 등과 적극적으로 협조해 나갈 계획이다.
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