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 격화‧선진국 금리인상에 해외이머징주식 수익률 반납
文 2년차 코스닥 시장 ‘선방’...중소형주 펀드는 개별 종목 장세
국내외 모두 차세대 ‘먹거리’ 바이오펀드 수익률 상위권 위치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올해 상반기 해외 주식형펀드 시장은 우울했다. 트럼프발 무역분쟁이 격화되고 미국이 양적완화 시대의 종언을 알리며 글로벌 변동성이 확대됐다. 미래가 기대되는 글로벌 IT‧바이오펀드는 어느 정도 기대에 부응했지만, 중국, 베트남, 인도, 브라질 등 이머징 국가의 주가가 속절없이 무너지며 지난해 40~50% 수준의 수익률은 옛 추억이 됐다.
국내 주식형펀드도 신흥국 국가에 몰아친 찬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코스피 지수과 대형주에 투자한 펀드들이 고전을 면치 못한 가운데 문재인 정부 2년차 바람을 탄 코스닥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와 중소형주 펀드가 선방한 편이다.
[사진=바이두] |
◆ 해외주식형펀드, 미중 무역분쟁 격화‧선진국 금리인상에 이머징 수익률 ‘반납’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전체 해외주식형펀드의 최근 6개월 수익률은 3.47%에 그쳤다. 최근 2년 수익률(38.62%)를 반년 새 대부분 까먹었다. 특히 최근 1~3개월 수익률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무엇보다 해외주식형펀드 시장을 이끌던 중국이 무너졌다. 최근 2년 50%라는 기록적인 수익률을 보여줬던 중국주식형펀드는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 조짐에 변동성이 커지며 상반기 수익률이 4.21%에 그쳤다.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상해종합지수 3000선도 무너지며 최근 3개월 수익률은 -4%에 가깝다.
설정액 2000억원이 넘는 국내 대표 중국주식형펀드들도 이를 피하지 못했다. 최근 6개월 기준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1(종류A) 13.19%, KTB중국1등주자(종류A) 10.79%, KB통중국고배당자(A클래스) 9.71%, 신한BNPP중국의꿈자2(H)(종류A) 9.06%다. 앞서 쌓아둔 40~50% 수익률을 거의 반납했다. 최근 수익률은 대부분 마이너스다.
김대영 KB자산운용 글로벌운용본부 이사는 “미중 무역 분쟁이 투자심리를 약화시킨 게 가장 큰 이유”라며 “다른 이유로는 경제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최근 발표된 소매판매, 산업생산, 고정자산 투자 등 지표를 보면 예상치보다 약간 둔화됐다”고 분석했다.
베트남과 인도도 마찬가지다. 최근 2년 38%을 기록했던 베트남펀드 수익률은 상반기 0.97%로 하락했고, 특히 3개월새 -13.31%로 주저앉아 패닉 상태다. 베트남펀드의 대명사인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자(C)의 상반기 수익률은 -0.52%로 ‘37%’라는 숫자는 사라졌다. 인도 역시 최근 2년 24%의 고공행진을 이어가다 올 상반기 -5.25%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투심이 흔들리면서 자금 유출도 빨라지고 있다. 전체 중국펀드에 상반기 전체로 보면 1447억원이 순유입됐지만 지난달부터 자금이 빠져나가기 시작해 이달에만 벌써 1380억원이 넘는 자금이 이탈했다. 베트남펀드에도 올 상반기 8821억원이 순유입됐지만, 이는 1~4월까지 상황일 뿐, 지난달과 이달에 각각 1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되는데 그쳤다.
그나마 차세대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는 글로벌 바이오 및 IT 기업에 투자한 액티브펀드들이 체면을 지켰다. 최근 6개월 기준 미래에셋글로벌헬스케어자1(종류A) 17.74%, 미래에셋G2이노베이터자(종류F) 13.70%, DB글로벌핀테크자(H)(C/A) 13.66% 등이 지난해 해외주식형펀드 수익률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 국내주식형펀드, 文 2년차 코스닥 시장 ‘선방’...중소형주는 개별 종목 장세
국내 투자자들도 올해 상반기 쓴맛을 봤다. 지난 19일 기준 최근 6개월 국내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은 -3.08%다. 작년 박스피(코스피+박스권)을 뚫어내자 증권가 전문가들은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쏟아냈지만, 남북정상회담이라는 호재에도 글로벌 변동성을 이기지 못하며 다시 2300~2400선에서 박스권에 갇혔다.
상반기 코스피는 -4.26%, 코스피200은 -6.51%의 하락세였지만, 반면 문재인 정부 집권 2년차를 맞아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코스닥은 그나마 선방한 편. 변동성 장세에 1~3개월새 마이너스로 돌아섰지만 상반기 전체로 보면 9.05% 올랐다.
이에 코스닥 지수를 추종하는 ETF(상장지수펀드)들과 인덱스펀드들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 최근 6개월 기준 삼성코스닥1501.5배레버리지[주식-파생]S 9.78%, 미래에셋코스닥150레버리지1.5 1(주식-파생재간접)종류C 9.53%다.
중소형주펀드들은 주도주를 잃고 개별 종목 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코스피, 코스닥 시장을 그대로 반영했다. 대표 펀드인 KB중소형주포커스자(AClass) 10.89%, 동양중소형고배당자1(ClassC)는 9.17%의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삼성중소형FOCUS자1(A) -2.81%, 신영마라톤중소형주자(A형) -3.47%, 한화코리아레전드중소형주자(종류A) -3.05%로 손실을 본 펀드도 적지 않다.
글로벌 시장에서 선방한 바이오‧헬스케어펀드는 국내에서도 성과를 보였다. 미래에셋한국헬스케어자1(종류F) 20.05%, DB바이오헬스케어1(ClassA) 8.98%의 수익을 거뒀다. 이밖에 남북미 정상회담을 기폭제로 최고 수혜주로 떠오른 건설 관련 ETF도 상위권에 자리했다.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