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 동물의 각막을 인체에 이식할 수 있는 기술이 조만간 현실화될 전망이다.

왼쪽 눈에 돼지 각막을 이식 받은 원숭이 모습 [사진=농촌진흥청]

농촌진흥청(청장 라승용)은 지난해 5월 돼지(믿음이) 각막을 이식 받은 원숭이가 27일 현재까지 면역억제제 없이 1년 이상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람에 대한 이종 간 이식 임상시험은 안정성 확보를 위해 8마리에 이식해 5마리가 최소 6개월 이상 기능을 유지해야 하며, 이 중 1마리는 12개월간 이식 받은 각막이 기능을 유지해야 한다.

특히 1년 이상 기능을 유지한 사례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었다. 앞서 이식한 2마리도 면역억제제 없이 6개월 이상(202일, 234일 생존했음) 기능을 유지했다. 이번 이식을 포함해 현재 3마리가 기준을 충족한 셈이다.

이번 연구는 건국대학교병원 윤익진 교수와 공동으로 진행했으며 각막을 제공한 돼지 '믿음이'는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이종 이식용 돼지다. 수술 방법은 부분층 각막 이식으로 실제 사람에게 시행하는 방법과 같다. 수술 후에는 2개월간 안약만 넣었다.

윤익진 건국대 교수는 "세 번째 도전 만에 면역억제제 없이 원숭이가 1년 이상 기능을 유지한 것은 사람에게 임상시험을 고려해도 될 만큼 가치 있는 결과"라고 강조했다.

같은 병원의 신기철 안과 교수도 "사람 간 이식에 사용하는 정도의 안약만으로 기능이 유지될 때 가치가 있다고 보는데 이번 성과는 기대 이상"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양창범 원장은 "국민의 의료 복지를 높이기 위해 그간 이종 이식 연구를 꾸준히 준비해 왔다"며 "동물 생명공학 기술을 접목한 바이오 장기와 인체질환 모델 동물 등 고부가가치 가축 개발에 적극 힘쓰겠다"고 밝혔다.

신기철 건국대 교수(오른쪽)가 각막 이종 이식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사진=농촌진흥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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