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까지 300억 투입…유전자 은행 구축
주요 농작물 16종, 가축 3종 등 23종 대상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 정부가 300억원을 투입해 농축산자원 23종의 유전체를 해독하고 유전자 은행을 구축할 방침이다.
농촌진흥청(청장 라승용)은 농업 경쟁력 향상과 농생명공학 실용화연구 활용도가 큰 국내 농작물과 가축, 곤충 등 23종의 유전체 해독사업을 2021년까지 완료할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농촌진흥청을 비롯 대학, 민간기업 등 25개 기관과 320여 명의 연구원이 참여하는 이번 사업에는 총 3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자료: 농촌진흥청) |
유전체 해독은 생명체가 가진 유전자의 종류, 개수, 구조, 기능 등을 밝히는 연구다. 이렇게 얻은 정보는 새로운 품종의 종자 개발이나 식의약, 화장품 등 산업소재 개발에 기초 정보로 제공된다.
유전체를 해독하면 우수 또는 불량 형질의 유전자를 구분할 수 있어 원하는 형질만 뽑아 새로운 품종을 육성할 수 있다. 특히 토종 품종의 유전체를 다른 나라에서 먼저 해독할 경우 새로운 품종을 개발할 때 사용료를 지불해야 하는 등 자원 주권 확보 차원에서도 꼭 필요한 연구다.
올해부터 새롭게 시작되는 해독 대상 농생명 자원은 농작물 16종, 가축 3종, 곤충·선충 4종 등 총 23종이다. 농작물 중에는 국내 새로운 품종 개발을 촉진해 농가 소득 향상을 지원할 수 있도록 브로콜리, 양배추, 박초이, 돌산갓, 수박, 파프리카, 오이, 딸기, 박과대목, 복숭아 등 원예작물 10종을 우선 선정했다.
또한 고부가‧건강 기능성 물질이 풍부한 재배들깨, 참깨, 오미자, 차나무, 복령, 율무 등 특용작물 6종, 유용한 생리활성 물질을 함유한 곤충자원으로 흰점박이꽃무지, 누에(삼면잠) 등 2종,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씨스트선충 2종이 포함됐다.
가축 중에서는 축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토종 가축 자원인 흑돼지(난축맛돈), 관상용 긴꼬리닭과, 이종장기 이식 실용화를 위해 바이오장기 연구에 활용되는 미니돼지 등 3종이 선정됐다.
유전자 은행 개념도 (자료: 농촌진흥청) |
이번 해독사업은 농촌진흥청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7개 정부 부·청이 유전체 해독 및 공동 활용을 위해 추진하는 사업(포스트게놈다부처유전체사업)으로 2014년 처음 시작했으며, 올해부터 2021년까지는 2단계 사업이 추진된다.
이를 통해 생산한 유전체 정보는 농업분야의 유전자 은행인 ‘농업생명공학정보센터(NABIC)’에 등록되고 일반 연구자, 종자기업, 산업체 등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개한다.
농촌진흥청은 지난해까지 1단계 사업을 통해 메밀, 고구마, 국화, 도라지, 왕지네, 진돗개 등 17종의 농생명 자원 유전체를 해독했다. 유전체 정보는 농업생명공학정보센터에서 통합 관리해 현재 315종 316만2000건(29.7TB)의 정보를 공개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대학, 산업체 등 21개 수요처에 6473건(20TB)의 정보를 제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유전체 관련 국제학술논문(SCI) 68편이 발표됐고, 산업재산권 30건을 확보해 앞으로의 유전체해독 성과가 기대된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안병옥 유전체과장은 "유전체는 베일에 싸여 있던 생명체의 설계도로서 생명산업의 기반이 되는 중요한 원천이 지식재산권"이라며 "앞으로 유전체 해독에서 비롯된 빅데이터가 종자산업 등 농산업 현장에서 널리 활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