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先 감독강화 後 자율성 확대
금감원 독립성 강화는 한 발 물러서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금융사에 대한 감독 강화를 우선으로 하고 이를 기반으로 자율성을 열어주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윤 원장은 9일 금감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금융감독혁신 과제'를 발표했다. 지난 5월 금감원장으로 취임한 후 처음으로 금융감독의 방향성을 밝힌 것이다.
윤 원장은 소비자 보호를 강조하며 금융사들과 전쟁을 해야하는 부분이 있다고 언급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기자실에서 금융감독혁신 과제를 발표한 후 목을 축이고 있다. [사진=김학선 기자] |
그는 "사전적인 소비자 보호장치 틀을 만들고 사후적으로도 관리하는 과정에서 지금부터 금융회사들과의 전쟁을 해야 하는 부분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감독검사 역량의 많은 부분을 불완전 판매에 집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금융사에 대한 감독과 검사를 강화하고, 추후 자율성 확대를 검토하겠다는 방향성도 뚜렷히 밝혔다.
윤 원장은 "삼성증권 등 최근 금융권에서 여러 사건사고가 일어났는데 결과적으로 피해를 보는 것은 소비자"라며 "단기적으로는 감독이 강화되는 측면이 불가피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를 넘어 새로운 틀이 자리를 잡게 되면 자율을 토대로 한 업그레이드 된 감독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금감원은 금융사에 대한 종합검사를 부활시키고, 은행권 전반의 가산금리도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이다.
종합검사에 대해 현장에서 감독이 제대로 시행됐는지 확인하는 차원에서 당위성을 강조했다. 윤 원장은 "감독과 검사기능은 동전의 앞뒷면 같다"며 "종합검사가 경우에 따라 금융사들한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건 잘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합검사는 감독의 마무리를 제대로 하는 차원에서 상당히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가산금리에 대해서도 감독당국이 관리할 필요성이 있다고 봤다. 윤 원장은 "기준금리야 시장에서 다 아니까 혼란의 여지가 없지만 가산금리는 어느 정도까지는 들여다보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다만 개별은행들이 갖고 있는 영업 노하우나 기밀사항을 자칫 건드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런 점은 유념하겠다"고 강조했다.
취임 당시 내세웠던 금감원의 독립성 강화에서는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일단은 금감원장으로서 감독업무에 충실하고 감독체계 개편 논란은 국회나 정부에 넘기겠다는 입장이다.
윤 원장은 "감독원이 현재 주어진 법과 제도적인 틀 안에서 감독업무를 어떻게 잘 할 수 있는가에 집중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금융감독 체계개편은 금감원장이 할 수 있는 영역을 벗어나는 일이고 그 부분은 국회나 정부에서 때가 되면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기자실에서 금융감독혁신 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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