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아시아나 "사실무근, 금시초문"
금호산업이 33.47% 보유해 적대적M&A도 힘들어
[서울=뉴스핌] 백진엽 기자 = 17일 업계와 증시에 SK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다는 소식이 돌고 있다. 한 매체는 SK가 인수를 검토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증시에서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18% 이상 오르는 등 급등세다.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인 금호산업 주가 역시 12% 이상 오르고 있다. 반면 SK 주가는 약보합세다.
일단 양측은 모두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이다. SK그룹측은 인수 내용을 묻는 질문에 "사실이 아니다"고 짧게 답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 역시 "금시초문"이라며 "우리가 판다고 한 적도 없는데 이런 이야기가 나와서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진제공=아시아나항공] |
업계에서는 이런 소문이 도는 이유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어려움, 최근 아시아나항공의 어수선한 상황, 그리고 SK가 지난 4월 항공업계 인사를 영입한 것 등을 꼽는다. 하지만 이런 사안들을 모두 감안하더라도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는 금호산업으로 33.47%를 보유하고 있다. 적대적 M&A도 힘든 구조다. 다시 말해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을 포기,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팔기 전에는 손에 넣기 힘들다는 뜻이다.
SK가 지난 4월 전 제주항공 대표이사인 최규남 부사장을 영입한 것도 이번 소문에 이용되고 있다. 항공사 대표를 역임한 것은 항공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이고, 이번에 아시아나항공에 눈독을 들인다는 논리다.
하지만 SK측은 "억지로 끼워 맞추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일단 최 부사장은 항공 전문가라기보다는 M&A 전문가다. 물론 제주항공 대표를 5년 넘게 했지만, 그보다 더 오랜 시간동안 시티은행과 사모펀드 등에서 M&A 업무를 봐 왔다.
SK는 최 부사장을 영입할 때 글로벌 시각과 M&A 노하우 등을 살려 해외투자 사업 발굴 등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부사장 영입과 함께 신설돼 현재 최 부사장이 맡고 있는 글로벌사업개발부는 이런 업무를 하는 조직이다.
결국 해당 기업들, 업계 등의 판단에 따르면 이번 인수설은 해프닝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는 과거 금호타이어, GM대우 등 매물이 나올 때마다 인수 가능자로 대두됐다"며 "그룹의 색깔이 M&A에 적극적이고, 자금력도 충분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게다가 매물로 나온 기업들의 이해 당사자들이 SK로의 피인수를 원해 소문을 퍼뜨리는 경우도 있는데, 이번에도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고 추측했다.
jinebit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