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퇴근해 귀가하고, 근처 호텔에서 숙박
태풍 이동속도 느려 피해 장기화될까 우려
[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13호 태풍 ‘산산(SHANSHAN)’이 일본 수도권에 접근하면서 도쿄(東京) 시민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태풍의 영향을 피해 평소보다 일찍 퇴근해 귀가를 서두르거나, 아예 근처 호텔에서 숙박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전일 오후 JR도쿄역에서는 일부 열차의 운행 중단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이어졌으며, 급행열차 티켓 판매창구에는 비행기 결항으로 신칸센 열차표를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몰리며 장사진을 이루기도 했다.
조기퇴근 행렬에 호텔 숙박 예약도 불이 났다. 태풍이 강해지면 귀가가 어려워질 것을 우려한 직장인들이 평소보다 두 시간 정도 빠른 오후 5시에 회사를 나오면서 각 지하철역이 일찍부터 혼잡에 시달렸다.
도쿄 시내 한 캡슐호텔에서는 7일 밤부터 예약 전화가 이어져 135개 방이 순식간에 예약 완료됐다. 호텔 예약 담당자는 “태풍의 영향으로 귀가나 다음 날 출근을 걱정해 예약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고 전했다.
13호 태풍 산산의 예상 이동 경로 [사진=일본 기상청] |
13호 태풍 산산은 9일 08시, 중심기압 975헥토파스칼(hPa), 시속 15km로 도쿄 동남쪽 약 60km 인근 해상에서 북진 중이다. 산산의 이후 태풍 경로는 도쿄에서 삿포로 방향으로 이동이 예상된다.
일본이 산산에 유독 긴장하고 있는 이유는 태풍의 이동 속도가 시속 15㎞로 매우 느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강한 비와 강풍 등 태풍에 의한 피해가 장기간에 걸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9일 오후 6시까지 예상 강우량은 도쿄 등 수도권이 속해 있는 간토(關東) 지역 300㎜, 도호쿠(東北) 지역 200㎜이다. 간토와 도호쿠 일부 지역에서는 시간당 50㎜ 이상의 매우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또 간토 지역에는 최대 풍속 35미터, 도호쿠 지역에서는 30미터의 강풍이 불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 정부는 만반의 준비를 기하며 태풍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 주민들에게 조기 피난을 당부했다.
goldendo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