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유수진 기자 = 현대오일뱅크가 용제추출(SDA‧Solvent De-Asphalting) 공정을 완공했다. 다음달 고도화설비 증설이 마무리되면 국내 정유사 중 최초로 고도화율이 40%대를 돌파하게 된다.

SDA 공정 전경. [사진=현대오일뱅크]

현대오일뱅크는 SDA 공정을 완공했다고 12일 밝혔다. 오일뱅크는 지난해부터 정유분야 효율성 제고를 위해 80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실시, 그중 2400억원을 SDA에 투자해 왔다. 이 기간 SDA 건설 작업에는 연 인원 27만명이 투입됐다. 

SDA는 정유설비에서 생산되는 잔사유에서 아스팔텐 성분을 걸러내는 공정으로, 잔사유에 프로판과 부탄, 펜탄 등 용매를 혼합해 아스팔텐 성분을 없앤 후 DAO(De-Asphalted Oil)를 추출하게 된다.

이에 따라 오일뱅크는 DAO를 고도화 설비 원료로 투입해 휘발유, 경유, 항공유 등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늘릴 계획이다.

특히 이달부터는 연인원 20만명을 투입해 정유설비와 고도화설비 증설 마무리작업도 진행한다. 다음 달 중순까지 증설작업이 완료되면 일일 정제능력은 56만배럴(현대케미칼 일산 13만 배럴 포함)에서 65만배럴로, 고도화설비 용량은 하루 16만5000배럴에서 21만1000배럴까지 늘어나게 된다.

고도화설비 용량과 단순정제능력 간 비율을 나타내는 고도화율은 40.6%까지 높아진다. 국내 정유사 중 40%대 고도화율을 달성하는 것은 현대오일뱅크가 처음이다.

앞서 국제해사기구는 2020년부터 선박 연료유 황 함유량을 현재 3.5%에서 0.5%로 낮춘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기준 세계 고유황 중질유 선박연료 수요는 하루 356만 배럴이다. 이에 일부 전문가들은 고유황 선박연료 수요가 빠르게 감소하면 국내 정유사에게 잠재적 위협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규제는 오일뱅크에 호재가 될 전망이다. 현재 오일뱅크의 고유황 중질유 생산비중은 지금도 2%에 불과하다. SDA 및 고도화설비 증설 작업이 완료되면 수요가 감소하는 고유황 중질유 대신 수요가 증가하는 경질유 생산을 더 늘릴 수 있게 된다.

중동산 원유보다 고유황 중질유 성분이 많아 저렴한 가격에 거래되는 초중질 원유도 더 투입할 수 있다. IMO규제가 강화되면 중동산 원유와 초중질 원유의 가격차는 더 벌어져 초중질원유의 경제성이 더 높아질 전망이다.

오일뱅크는 이로 인한 정제마진 개선효과가 연간 14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SDA공정에서 생산되는 DAO는 고도화설비 뿐 아니라 윤활기유, 석유화학의 원료로 사용할 수 있다"며 "기존 공장 증설작업이 완료되는 9월부터 본격적인 상업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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